- LED 작품 ‘쓰레기는 되지 말자’
- 주민 철거 요구에 소등 수모도
- ‘미술 공공적 가치’ 논의 촉발
2019 바다미술제가 30일간의 일정 동안 관람객 21만여 명을 기록하며 지난 27일 폐막했다. 예술을 통해 시민과 소통하는 부산의 대표적인 자연환경 전시임을 재확인하면서 미술의 공공적 가치에 대한 논의도 촉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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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기 작가의 ‘쓰레기는 되지 말자’.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 제공 |
‘상심의 바다’를 주제로 지난달 28일부터 다대포해수욕장에서 열린 2019 바다미술제는 12개국 작가 35명(팀)이 출품한 21점의 설치 작품이 전시됐다. 전시와 연계한 국제 학술 콘퍼런스와 현장 토크 형태의 학술 세미나도 4회에 걸쳐 진행됐다.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는 아름다운 바다를 배경으로 예술적 상상력이 발휘된 작품들이 SNS 등을 통해 주목을 받으면서 행사 기간 21만9718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고 28일 밝혔다. 예년보다 설치 작품 수는 줄었지만, 각 작품이 보여주는 내용과 의미를 중점적으로 부각하고 대중과의 소통에 역점을 두는 등 관람객이 환경과 삶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감하도록 전시를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십 개의 인간 군상으로 이뤄진 이승수 작가의 ‘어디로 가야 하는가’는 인간에 의해 파괴된 환경 문제를 지적하는 작품으로 많은 관람객이 작품 앞에서 사진을 찍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2015년을 시작으로 다대포해수욕장에서만 세 번째 개최된 이번 바다미술제는 어느 때보다도 장소가 가진 자연 고유의 특징을 잘 활용한 전시를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대포의 해변, 석양, 조수간만의 차 등 시시각각 변하는 바다의 자연적 요소와 작품이 결합해 만드는 장관은 환경과 생태에 대해 고민하고자 한 전시 기획 의도를 고스란히 전달하며 관람객이 자연에 대해 다시 한번 사유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특히 행사 개최 전후로 3차례의 태풍을 거치며 일부 작품이 훼손되기도 했지만, 오히려 작품의 일부가 돼 전시주제와 작품이 가진 의미를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일례로 해변 한가운데 설치된 송성진 작가의 ‘1평’은 태풍 ‘미탁’의 영향으로 작품이 파손되고 재설치 이후에도 조수간만의 차로 위치와 형태가 변형됐지만, 이는 도리어 위태로운 난민의 삶과 참혹한 현실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데 일조했다는 평을 받았다.
한편 한 출품작은 ‘주민 비하’ 논란에 휩싸이고 일시적으로 작품이 소등되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다대 쓰레기 소각장 외부에 LED 조명으로 제작한 이광기 작가의 텍스트 작업 ‘쓰레기는 되지 말자’에 대해 일부 주민이 “(우리를) 잠재적 쓰레기 취급하는 것 같다”며 철거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항의가 거세지자 조직위 측은 지난 16일 해당 작품을 소등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후 조직위 전시팀이 SNS에 “조직위는 사력을 다해 작품의 개념과 존재를 보호해야 한다. 작가의 양해를 구했다고 한들 합의적 검열이 있을 수 있는가”라며 조직위의 대처에 대한 비판의 글을 올려 현재까지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정홍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