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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된 구도·화사한 색감…국내 돌아온 운문사 ‘28수도’ 첫 공개

위상 스님 칠성도 10점 중 하나…28성군 의인화하여 채색 표현, 개인이 미국 경매 참여해 환수

  • 국제신문
  •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
  •  |  입력 : 2019-10-21 18:55:56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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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달 1일까지 유진화랑서 전시
- 장승업 ‘기명절지도’도 볼 기회

지난해 미국의 한 경매에서 1868년 화승(畵僧)인 위상(偉相)과 봉전(奉典) 스님이 제작했다는 청도 운문사 칠성도(七星圖) 1점(칠성여래도)을 대한불교 조계종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환수해 화제가 됐다.
   
오원 장승업의 ‘기명절지도’ 10폭 병풍.
칠성도란 칠성(七星)을 호법선신으로 수용하고 이를 의인화해 묘사한 불화다. 불단 중앙에 북극성을 불격화한 치성광여래 1폭을 배치하고, 좌우에 칠성여래 7점과 자미대제 및 28성군을 묘사해 나란히 배치한다. 조선 후기인 18세기에 유행한 칠성도는 한 폭이나 여러 폭으로 나눠 그려지며 사찰 내 칠성각에 봉안됐다. 1932년 조선총독부 관보에 운문사 칠성도가 등재돼 있는데 그 뒤 한국전쟁 등을 겪으면서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 기록에 따르면 칠성도는 치성광여래탱 1폭, 칠성여래탱 7폭, 자미대제탱 1폭, 28수도 1폭 등 모두 10점이다.

지난해 환수된 ‘칠성여래도’에 이어 운문사 칠성도 10점 중 하나인 ‘28수도’가 부산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고미술 특화갤러리인 유진화랑(해운대구 중동)이 지난 18일부터 열고 있는 ‘제1회 평담청완(平淡淸玩)’ 전시를 통해서다. 전시에는 일반에 처음 공개되는 ‘28수도’를 비롯해 조선 3대 화가로 꼽히는 오원 장승업의 ‘기명절지도(器皿折枝圖)’, 흥선대원군인 석파 이하응의 ‘괴석 묵란도’, 소정 변관식의 ‘진경산수’, 우봉 조희룡의 난 그림 등 조선 시대 고서화, 도자기, 목가구 등 30여 점을 선보인다.

   
화승(畵僧) 위상의 ‘28수도’ 유진화랑 제공
이중 ‘28수도’는 새롭게 발견된 환수 문화재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2010년 국내의 한 개인 소장자가 미국 경매에서 구입한 것으로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 공개된다고 유진화랑 측은 밝혔다. 28수도는 세로 136㎝, 가로 85㎝ 크기의 비단 바탕에 치성광여래 권속 중 28성군만을 의인화해 채색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안정된 구도 속에 붉은색, 초록색, 푸른색을 중심으로 차분하면서도 화사한 색감이 돋보인다. 또 유리 액자 속에 보관돼 화면의 손상이나 안료 박락 등으로 인한 변질 없이 대체로 원형이 잘 보존돼 있다. 작품 화면 하단에 마련된 화기(畵記·그림의 내력을 전하는 기록)를 통해 동치 7년(1868년) 위상 스님이 수화승으로 참여해 운문사에서 제작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화면 최상단의 병풍과 구름무늬는 위상 스님 불화의 특징으로 ‘칠성여래도’의 무늬와 같다.

영화 ‘취화선’의 주인공으로 잘 알려진 조선 후기 천재 화가 오원 장승업의 걸작 ‘기명절지도’도 눈에 띈다. 기명절지도 10폭 병풍에는 한 폭마다 중국제 청동기와 화병, 화분에 담긴 화초, 나뭇가지가 수묵으로 그려져 있다. 이 작품은 뛰어난 예술성을 겸비한 것은 물론 병풍 10폭이 온전하게 보존된 몇 안 되는 사례여서 그 가치가 매우 높다는 게 화랑 측의 설명이다.

고미술 전문가들은 요즘처럼 고미술품 가격이 떨어졌을 때가 ‘컬렉션’ 적기라고 입을 모은다. 투자 측면에서 볼 때 고미술품이 분명히 국내외적으로 저평가돼 있고, 미술사적 가치, 희소성 면에서 상승 여력이 많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유진화랑 진정호 대표는 “최근 젊은층부터 노년층까지 고미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전시를 시작으로 정기적으로 고미술 전시를 열어 합리적인 가격으로 우리 고미술을 보다 쉽게 수집할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전시는 다음 달 1일까지. 051-731-1744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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