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BIFF 리뷰] 폐막작 ‘윤희에게’

김희애의 감성 멜로, 놓치지 않을거에요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10-13 19:20:45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24회 BIFF 폐막작인 ‘윤희에게’는 윤희와 준이라는 두 여인에 관한 이야기다. 영화는 편지 한 통에서 시작된다. 조카 준의 방을 정리하던 고모는 탁자 위에서 부치지 못한 편지를 발견한다. 수신자의 이름을 확인한 고모는 조카 몰래 그 편지를 우체통에 넣는다. 홋카이도에서 부친 편지는 바다를 건너 한국에 도착하지만, 그 편지를 받은 사람은 윤희가 아닌 그녀의 딸 새봄이었다. 호기심에 편지를 뜯어본 새봄은 이제껏 몰랐던 엄마의 비밀을 알게 된다.
‘윤희에게’ 스틸. BIFF 제공
‘윤희에게’는 임대형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다. 영화 속의 영화라는 독특한 형식과 죽음을 앞둔 중년 남자의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한 연출력으로 주목받은 데뷔작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로 BIFF 넷팩상을 수상한 바 있는 임대형 감독은 두 번째 작품으로 BIFF 폐막작에 선정되는 영광을 누리게 되었다.

‘윤희에게’는 어긋난 사랑을 다룬 로맨스 영화이자 잃어버린 자신을 되찾는 성장 영화다. 그런데 어긋난 인연이 제자리를 찾고 상처받은 자아가 회복되는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한 것은 발신자와 수신자가 어긋난 편지였다. 우연의 중첩이라는 판타지 영화를 연상케 하는 설정에서 출발하지만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섬세하고 진중하다. 이런 전개를 가능하게 만든 일등 공신은 배우들이다. 비밀을 가슴 깊이 묻어둔 채 살아가는 윤희 역의 김희애와 남몰래 엄마의 상처를 다독일 계획을 세우는 새봄 역의 김소혜의 연기는 이 영화에서 가장 돋보이는 요소다. ‘메리 크리스마스…’에서 기주봉이 연기력을 마음껏 뽐낼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냈던 임대형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도 연기자들의 역량을 십분 끌어내고 있다.

영화의 주인공은 윤희이지만, 사실상 이야기를 이끌고 가는 인물은 새봄이다. 윤희와 새봄은 정반대의 성향을 가진 인물처럼 보인다. 윤희가 우울하고 예민한 탓에 주위 사람을 외롭게 만드는 인물이라면, 새봄은 십 대 특유의 건강한 에너지를 뿜어내는 인물이다. 또한 버려진 물건 하나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섬세하고, 남몰래 엄마가 옛 연인과 재회할 수 있는 계획을 세울 정도로 담대하다. 이런 차이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새봄이 엄마를 닮았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한때 새봄처럼 밝고 담대하고 섬세했던 윤희는 왜 주위 사람을 외롭게 만드는 사람으로 변해버린 것일까? 그 해답의 단서는 윤희와 비밀을 공유했던 준의 말을 통해서 드러난다. 준은 료코라는 인물에게 “여태까지 숨기고 살아온 게 있다며 앞으로도 계속 숨기고 살아가라”고 말한다. 이를 통해 윤희와 준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벽을 만들고 그 안에 숨어들었음을 알아차릴 수 있다. 준의 집 주변에 쌓여있던 눈더미는 윤희와 준의 얼어붙은 마음을 대변하고 있다. 사람들은 그 벽 바깥에서 외로움을 호소해왔지만, 정작 벽 안에 몸을 숨긴 윤희와 준의 외로움은 아무도 헤아리지 못했다. 그들을 둘러싸고 있던 차가운 벽을 녹아내리게 만든 것은 ‘새봄’이었다. 서로를 그리워하면서도 만나지 못했던 두 사람은 새봄 덕분에 마침내 재회하고, 얼어붙은 채 살아가던 윤희는 그 만남 이후에 비로소 희미한 웃음을 보여준다. 김이석 영화평론가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면적 조율만 남았다…55보급창 이전 속도
  2. 2영화의전당 앞 도로 지하화 10여년 만에 본격화
  3. 3“소나무 뽑은 구덩이에 ‘아동’ 묻었다” 참상 담은 詩와 수필
  4. 4‘해운대 그린시티’ 체계적인 도시 정비의 길 열렸다
  5. 5부산서 판매된 로또 1등 27억, 주인 못 찾아 한 달 뒤 소멸
  6. 6엑스포 관람객 UAM 수송…4월 불꽃축제 부산 매력 알린다
  7. 7공무원이 허위공문서에 음주운전 폭행까지...부산시 9명 징계
  8. 8도시철도 무임승차 지원 논란, 노인연령·연금 조정으로 번져
  9. 9소아정신과 진료 대기 5년? 부산 영유아 전문병원 북새통
  10. 10튀르키예 시리아 강진 사상 2만명 넘어 휴교령...尹도 원조 지시
  1. 1면적 조율만 남았다…55보급창 이전 속도
  2. 2부산 북강서 동래 획정 최대 관심사로, 남구 합구는 불가피
  3. 3[뉴스 분석] 尹도 安도 총선 공천권 절실…진흙탕 전대 불렀다
  4. 4[속보] ‘김나연대’ 김기현-나경원 손 잡았다…與 전대 판 뒤집히나
  5. 5때릴 때는 언제고? 친윤계 초선의원들, 나경원 찾아 구애
  6. 6화물차 안전운임제 폐지·‘번호판 장사’ 퇴출
  7. 7화주-운송사 자율 운임계약…화물연대 “운송료 깎일 것” 반대
  8. 8학교시설 개방 확대할 수 있는 길 열린다
  9. 9오흥일 울산교육감 보궐선거 후보 사퇴
  10. 10野 ‘이상민 탄핵’ 본회의 보고…대통령실 “어떤 법 위반했나”
  1. 1‘해운대 그린시티’ 체계적인 도시 정비의 길 열렸다
  2. 2부산서 판매된 로또 1등 27억, 주인 못 찾아 한 달 뒤 소멸
  3. 3엑스포 관람객 UAM 수송…4월 불꽃축제 부산 매력 알린다
  4. 4올해 세무사 700명 이상 뽑는다…공무원 출신은 별도 선발
  5. 5금융위 고위직 지원 없더니…尹캠프 인사 내정됐었나
  6. 6우크라, 전쟁 중에도 현지실사 확정…한국에 '복병' 되나
  7. 7부산 센텀시티에 ‘양자컴퓨팅 글로벌 콤플렉스’
  8. 8“주변도 행복하게”… 부산시 도시정비사업 가이드라인 수립
  9. 9'옥중지시' 김만배, 월평균 22회 변호인 접견
  10. 10한국 외환시장 빗장 풀린다…새벽 2시까지 해외에 개방
  1. 1영화의전당 앞 도로 지하화 10여년 만에 본격화
  2. 2“소나무 뽑은 구덩이에 ‘아동’ 묻었다” 참상 담은 詩와 수필
  3. 3공무원이 허위공문서에 음주운전 폭행까지...부산시 9명 징계
  4. 4도시철도 무임승차 지원 논란, 노인연령·연금 조정으로 번져
  5. 5소아정신과 진료 대기 5년? 부산 영유아 전문병원 북새통
  6. 6지구대서 넘어진 만취자 ‘의식불명’
  7. 7부산중구 신청사, 용두산공원에 설립될까
  8. 8새벽 부산 부암고가교서 음주운전 의심 차량 충돌 전복
  9. 9신당역 화장실 스토킹 살인 전주환 1심서 징역 40년
  10. 10의대생도 지방 떠나 서울로…부산 3년간 57명 중도탈락
  1. 1롯데 ‘좌완 부족’ 고질병, 해법은 김진욱 활용?
  2. 2267골 ‘토트넘의 왕’ 해리 케인
  3. 3벤투 후임 감독 첫 상대는 콜롬비아
  4. 45연패 해도 1위…김민재의 나폴리 우승 보인다
  5. 5‘이강철호’ 최지만 OUT, 최지훈 IN
  6. 6임시완, 부산세계탁구선수권 홍보대사 위촉
  7. 7롯데 괌으로 떠났는데…박세웅이 국내에 남은 이유는
  8. 8쇼트트랙 최민정, 올 시즌 월드컵 개인전 첫 ‘금메달’
  9. 9폼 오른 황소, 리버풀 잡고 부상에 발목
  10. 10황의조 FC서울 이적…도약 위한 숨 고르기
우리은행
수장고에서 찾아낸 유물이야기
말 모양 허리띠 고리
박선정 소장의 달리 인문여행
봄을 갈망한 저항도시…카프카·쿤데라 낳은 문학도시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아기와 친구가 되고싶은 유령 外
국립중앙박물관 명품 유물들 外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맛 기억하다 /김수엽
그림 세계 /주강식
이원 기자의 드라마 人 a view [전체보기]
‘카지노’의 강윤성 감독
뮤지컬 영화 ‘영웅’ 윤제균 감독
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전체보기]
‘교섭’의 임순례 감독
‘영웅’의 나문희·김고은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전체보기]
작품 홍보 인터뷰도 못 나온다고요? 주연배우의 책임감 아쉽다
아바타2 한국서 세계 최초 개봉…아이맥스? 3D? 뭘로 즐길까
일인칭 문화시점 [전체보기]
봄날의 장단을 좋아하나요
“첼로 심준호, 일렉 기타처럼 파격 연주…부산시향과 협연 코로나 탓 미뤄졌죠”
조재휘의 시네필 [전체보기]
'나는 마을 방과후 교사입니다'…제도권 밖 돌봄 선생님, 공동체 소멸에 맞선 삶
'유랑의 달'…일본사회 ‘질서의식’ 바라보는 재일동포 감독의 시선
BIFF 리뷰 [전체보기]
‘지석’
뭐 볼까…오늘의 TV- [전체보기]
뭐 볼까…오늘의 TV- 2023년 2월 8일
뭐 볼까…오늘의 TV- 2023년 2월 7일
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전체보기]
짝짓기 리얼리티 ‘나는 SOLO’
김일두×HIPE ‘자율신경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3년 2월 8일(음력 1월 18일)
오늘의 운세- 2023년 2월 7일(음력 1월 17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 2022년 10월 13일
오늘의 BIFF - 2022년 10월 12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하서 김인후가 정월대보름날 밤에 쓴 시
잠의 효율성에 대해 재미있게 이야기한 권상신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