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스트 탈 비행기 결항 대비

- KTX 1편 중 5량 전세 운행

- 그랜드호텔 파업도 큰 변수

- 개막 리셉션 장소 유동적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개막을 하루 앞둔 2일 태풍을 만나 BIFF 역사상 가장 긴박한 하루를 보냈다. 올해를 ‘재도약의 해’로 선언한 BIFF는 태풍을 넘어 순항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BIFF와 부산시, 중구는 2일 오후 6시 중구 남포동 BIFF광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전야제 행사를 전격 취소했다. 제18호 태풍 ‘미탁’이 북상하면서 이날 오후 4시를 기준으로 부산지역에 태풍 예비 특보가 발효됐기 때문이다. 

BIFF는 올해 남포동에서 진행하는 영화 상영과 행사가 지난해보다 대폭 늘어난 만큼 전야제에 심혈을 기울였다. 하지만 태풍 이동 경로를 주시하며 비상 대책 회의를 여러 차례 개최한 끝에 안전 문제 등을 이유로 결국 취소 결정을 내렸다. BIFF 측은 “전야제를 실내로 옮겨 치르는 방안을 고려했지만 BIFF 발상지를 조명하는 행사를 실내에서 열 경우 상징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취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 대신 BIFF는 이날 밤 9시 영화의전당 광장 부근에서 영화제 성공을 기원하는 고사를 지냈다.

부산 시내 곳곳에 설치한 외부 구조물 역시 안전 문제로 철거했다. BIFF는 지난 1일부터 영화의전당 등에 세운 배너 간판, 포스터 등을 회수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태풍이 지나간 뒤 다시 설치할 계획이다.

개막식은 태풍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3일 오후 6시에 그대로 진행한다. 다만 비행기 결항 가능성이 높아 개막식에 참석하는 게스트를 수송하기 위해 KTX 1편을 전세해 운용한다.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부산행 KTX 1편 중 5량에 초청 배우와 감독, 제작사 관계자 등 300여 명을 태울 예정이다.

개막식에서는 오거돈 부산시장과 이용관 BIFF 이사장이 공동 개막 선언을 하고 올해를 ‘재도약의 해’로 선포한다. 이용관 BIFF 이사장은 “해마다 태풍 때문에 많은 손실을 입었는데 올해는 태풍을 이겨내고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며 “많이 준비했으니 BIFF를 즐기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BIFF의 공식본부호텔인 해운대 그랜드호텔이 파업에 돌입하기로 해 또 다른 비상이 걸렸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해운대 그랜드호텔 노조는 3일 오전부터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랜드호텔에서 열릴 예정이던 개막식 리셉션 등의 행사는 다른 곳으로 옮겨 개최할 계획이다. 또 300여 명의 게스트를 위해 예약한 객실 260여 개도 다른 호텔로 옮기는 문제 등을 검토하고 있다.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