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내 이름은 키티 |
올해 BIFF에서 상영되는 영화는 85개국에서 온 303편이다. 지난해보다 20편 줄었다. 초청작 수를 늘리는 것보다 수작을 엄선하는 데 집중한 결과다. 새로운 프로그래머도 대거 영입했다. BIFF 측은 “신구 그리고 국내외의 조화가 이뤄졌다”며 자신감을 내비친다. 지역별 영화 경향과 함께 프로그래머들이 자신 있게 추천하는 작품들을 만나보자.
■ 박선영-서남·중앙아시아
- 젠더·종교·정치 등 사회문제 세련되게 접근한 작품들
사회적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영화적 완성도까지 갖춘 영화가 대거 포진돼 있다. 세계적인 뮤지션 라흐만이 담당한 음악 영화 ‘99개의 노래’(비쉐쉬 크리쉬너무티 감독), 젠더 문제를 세련된 형식으로 풀어낸 ‘내 이름은 키티’(알란크리타 쉬리바스타바 감독) 등이 눈길을 끈다. 엄격한 종교 사회에서 자신만의 즐거움을 찾는 파키스탄 영화 ‘인생의 곡예’(사마드 술탄 쿠사트 감독),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여성을 다룬 사우디아라비아의 ‘완벽한 후보자’(하이파 알 만수르 감독) 등도 대중성과 완성도를 함께 갖췄다. 중앙아시아에서는 카자흐스탄 영화들이 관객을 맞이한다. 특히 ‘말도둑들. 시간의 길’(예를란 누르무함베토프·리사 타케바 감독)은 유려한 촬영 기법과 밀도 있는 스토리텔링 그리고 우수한 연기 때문에 만장일치로 개막작에 선정됐다.
 |
| 악마 같은 우리 형 |
■ 박성호-동남아(메콩지역)
- 무섭게 성장하는 ‘메콩강 영화’… 한국영화 리메이크작도
베트남 태국 미얀마 등 메콩강 인접 국가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영화 시장 중 하나인데 올해는 관객 친화적 영화들이 약진했다. 태국 유소년 축구팀 동굴 조난 사건을 다룬 ‘동굴’(톰 윌러 감독), 유명 걸그룹 BNK48 멤버가 주연이자 10대의 우정과 고민을 다룬 ‘우리가 있는 곳’(콩데 제투렁라스미 감독) 등이 있다. 국내 대형 배급사가 많이 진출한 덕에 2016년 국내 개봉작 ‘형’을 리메이크한 베트남의 ‘악마 같은 우리 형’(부 응옥 푸옹 감독)도 탄생했다. 대중성과 오락성을 겸비했기 때문에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단편 영화 퀄리티가 많이 좋아졌다. 디지털화되면서 제작 단가가 저렴해졌기 때문이다. 각 나라 고유의 분위기를 잘 갈무리한 단편 영화를 통해 아시아 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을 듯싶다.
 |
| 반교: 디텐션 |
■ 채보현-중화권 장편
- 자국 현실 주시 중국 감독들 … 게임 실사화 대만작품 눈길
새로운 시각으로 사회를 주시하는 신인 감독들의 활약상이 대단하다. 중국은 실업과 도시의 몰락을 담은 ‘봄봄’(리지 감독), 가족의 의미를 섬세하게 그린 ‘푸춘산의 삶’(구 시아오깡 감독) 등 완성도 높은 데뷔작들이 눈에 띈다. 대만 영화로는 국내서도 유명한 2D 게임을 실사화한 ‘반교: 디텐션’(존 쉬 감독), 주관대로 살려는 여성을 여성 감독의 시선으로 그린 ‘갈망’(시에 페이루 감독) 등이 주목받는다. 이미 잘 알려진 욘판 감독은 1967년 격동의 홍콩을 배경으로 모녀와 딸의 영어 선생, 세 사람의 삼각관계를 그린 애니메이션 ‘7번가 이야기’로 부산을 찾는다. 유명 영화제에서 여러 번 소개된 티베트의 ‘풍선’(페마 체덴 감독)도 국내 관객과 만날 수 있게 됐다. 다만 검열 문제와 한한령 여파로 중국 감독과 배우들의 참석이 줄어드는 것이 다소 아쉽다.
 |
| 화이트 화이트 데이 |
■ 남동철-북·동유럽, 부산 클래식
- 알고 보면 영화 강국 아이슬란드·전통 영화 강국 덴마크
아이슬란드 영화의 성장세를 상징하는 ‘화이트 화이트 데이’(힐누루 팔마손 감독)가 BIFF를 찾는다. 올해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라이징 스타상을 받았다. 전통의 영화 강국 덴마크도 강렬한 이미지가 돋보이는 ‘싸이코시아’(마리 그라토 감독) 등을 선보인다. 동유럽 영화 가운데 폴란드 영화 2편을 선정했다.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작 ‘미스터 존스’(아그네츠카 홀란드 감독)와 베니스영화제 베니스데이즈에 초청된 ‘성체축일’(얀 코마사 감독)이다. 이 밖에 노르웨이 핀란드 러시아 등 여러 국가 영화를 골고루 선정했다. 지난해 10편이던 부산 클래식은 올해 5편으로 줄었다. 한국영화 회고전, 한국영화 100주년 기념 특별전 등을 통해 많은 고전이 소개되기 때문이다. 이 중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에릭 쿠 감독이 데뷔작 ‘면로’로 10년 만에 부산을 다시 방문해 눈길을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