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이란 나이가 주는 무게감이 적지 않은 것 같다. 고 김광석의 노래 ‘서른 즈음에’와 최영미 시인의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가 모두 ‘서른’을 말한다.
그런데 ‘서른’을 바라보는 시선은 무척 다르다. ‘서른’을 통과해 인생의 다른 지점을 향해 달리는 세대는 “서른? 글쎄…”라며 ‘서른’에 의미 두는 것을 주저한다. 반면 ‘서른’을 바라보는 20대에게 ‘서른’은 인생의 커다란 변곡점처럼 보인다.
왜 20대에게 ‘서른’은 중요할까. 막상 지나고 나면 쉴 새 없이 이어지는 인생의 무게 때문에 금세 잊히는 ‘숫자’ 중 하나일 뿐인데 말이다.
‘서른’을 생각하는 책이 나왔다. 부산에서 다양한 글을 쓰는 김경빈 작가의 ‘서른이 벌써 어른은 아직’이다. 이 책은 좁게는 김 작가 개인의 생각을 담은 에세이다. 한발 더 나아가 보면 2019년을 힘겹게 버텨내는 ‘N포 세대’ 20대의 모습이다. 그래서 ‘서른’을 지나온 세대가 보면 고개를 갸우뚱할 대목이 책 곳곳에 나온다.
“누군가에게 함부로 필사적이길 요구하는 행태는 불편하다. 더 나아가 누군가의 방황과 실패를 두고 필사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단정 짓는 오만불손함은 불쾌하기까지 하다.… 죽으려고 들면 당장이라도 죽고, 부단히 살기 위해 노력해야 겨우 살 수 있는 시대다. 그러니까 무슨 일을 하더라도 제 몸 살펴가며 잘 살아갈 수 있을 만큼 노력하자.”(20, 21쪽 ‘필사적으로 덤비지 말고’ 중)
김 작가는 이 책에서 두려운 ‘서른’을 앞둔 20대의 속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건 자신에게 하는 말이지만 한편으로는 같은 고민을 하는 또래들에게 하는 말이다. 덧붙여 ‘서른’을 지나온 세대가 20대를 이해하기 위해 들어야 할 말이기도 하다.
아이러니한 것은 정작 작가 자신은 이 책을 내기 위해 ‘서른’을 ‘서른에 관해 쓰기’로 보냈다는 점이다.
김희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