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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놀라운 상상력·예술경계 초월…조각의 무한 변주

갤러리이배 28일까지 ‘3인전’

  •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
  •  |   입력 : 2019-07-03 18:55:56
  •  |   본지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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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미회·황선태·피터 데메츠 18점
- 드로잉·LED 빛 활용 찰나 포착
- 아크릴 상자 ·사진으로 3D 연출
- 나무 조각과 회화 교차 작품도

   
황선태 작가의 ‘빛이 드는 공간’. 갤러리이배 제공
현대미술의 무한한 매력은 장르 확대와 영역 파괴에서 오는 걸까. 최근 입소문이 난 전시에 가보면 예상을 뛰어넘는 기법과 상상력, 특이한 조합으로 눈길을 끄는 작품이 적지 않다. 조각과 회화, 사진 등 다양한 장르가 결합해 기존 예술의 경계를 파괴하는 작품들이 지닌 매력은 낯선 듯하면서도 여운이 남는다든지, 이전에 본 적 없는 신박한 시도에서 오는 재미가 있다는 것이다.

부산 수영구 민락동 갤러리이배에서 열리는 허미회, 황선태, 피터 데메츠 작가의 3인전 ‘조각의 변주’는 혁신적인 장르를 연구하는 국내외 작가의 작품 18점을 선보인다. 이들은 다양한 예술의 갈래 사이를 탐구하고 도전해오면서, 특히 조각을 바탕으로 회화·사진 등 다양한 장르의 표현 양식을 결합하는 것을 시도한다.

황선태 작가는 유리와 보드판으로 제작된 여러 층의 스크린 위에 드로잉과 LED 빛을 활용한 작품을 선보인다. 작품 ‘빛이 드는 공간’은 익숙하기에 인지하지 못했던 일상 속 찰나를 따뜻하고 특별한 순간으로 포착했다. 공간과 사물을 선만으로 간결하게 표현한 유리 화면은 스위치를 켜는 순간 은은한 빛을 발산한다. 마치 공간에 실제로 빛이 들어오는 것 같은 느낌을 자아내 편안한 거실에 있는 것처럼 휴식을 선사한다. 황 작가는 “작품에서 빛은 사물의 형상을 가시적으로 만들기보다는 사물이 가진 존재감을 간접적으로 부각하기 위해 설정된 것이며, 다른 사물을 투영하는 유리의 성질은 작업 의도를 전개하는 중요한 매개체”라고 설명했다.

   
허미회 작가의 ‘Entre-deux(두-사이)’.
허미회 작가는 사적인 소품이나 일상의 한 컷을 사진으로 찍어 투명한 아크릴 상자에 붙이거나 조합시켜 다양한 이미지를 겹쳐 반사하는 설치 작업을 한다. 안이 텅 빈 육면체 아크릴 박스의 안과 밖에 사진 필름을 붙이면 마치 3D 입체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황홀한 장면이 연출된다. 사진의 입체 효과를 극대화해 회화 같은 사진, 사진 같은 회화라는 새로운 미적 양식을 선보인다. 작가에게 아크릴 상자는 사생활과 기억을 담고 있는 내적 공간인 동시에 그 투명성으로 안과 밖의 구분이 모호한, 시각적으로 열린 공간이기도 하다. 따라서 경험과 상념을 투명한 공간에 기록하고 수집하면서 자아를 탐색하는 실험과 같다.

이탈리아 출신 작가 피터 데메츠는 나무를 갈고 깎아내는 수공과정을 거쳐 작품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우리 주변에서 정감 있게 마주치는 평범한 남녀와 아이들로 형상화된 나무 조각은 평평하고 단순한 색면을 배경으로 자리하고 있다. 작가의 놀라운 관찰력과 집중력이 발휘된 디테일은 보는 이로 하여금 경외감을 불러일으킨다. 그의 작품은 붓으로 그림을 그린 듯 회화적 풍부함을 화면에 제시함으로써 조각과 회화의 접점에 있다. 회화를 조각적으로 혹은 조각을 회화의 영역에 교차시키는 시도는 관람자로 하여금 ‘조각을 보는 사고의 확장’을 경험하게 한다. 오는 28일까지.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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