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화된 방식으로 자신만의 예술 활동을 펼치는 신생 극단이 늘고 있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젊은 연극인들과 기성 극단이 분리되는 흐름으로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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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단 아로새긴의 공연 장면. 아로새긴 제공 |
실제 부산 연극계에서 ‘젊은 피가 수혈되지 않는다’는 우려가 오래전부터 제기되고 있다. 세대 분리 현상이 지속될 경우 부산 연극계는 침체 위기에 빠지기 쉽다. 새로운 인재들이 오지 않는 기성 극단은 발전을 기약하기 어렵고, 배울 곳이 없는 젊은 연극인들의 성장은 더딜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 배경에는 시스템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과거의 극단은 대표 연출자 배우 등이 공동체 생활을 하며 공동 운영을 하는 구조였다. 1960~70년대를 풍미했던 동인제 극단, 1980년대 생겨난 직업 극단 등이 그렇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한 극단에 소속되기보다 프리랜서 형태로 활동하는 자유 단원 시스템이 보편적인 극단 운영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문제는 부산 연극계의 경우 두 가지 방식이 혼합된 채로 존재한다는 점이다. 대표나 연출가는 공동 운영 방식에 따라 극단을 지키고 있지만 단원들은 복수의 극단에서 활동할 수 있다. 그래서 서로의 호흡이 잘 맞지 않으면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작품 활동이 어렵다. 여전히 엄격한 극단 내 위계질서 역시 과거의 극단 운영 방식에서 기인했다고 볼 수 있으며 이는 젊은 세대들이 기성 극단을 찾지 않는 중요한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연극 교육 인프라 확대는 세대 분리 현상을 가속화했다. 과거에는 연기를 배울 수 있는 곳이 극단밖에 없었지만 현재는 대학이나 사설 아카데미 등이 그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 실제로 부산에만 여섯 군데 연극 전공 관련 학과가 있다. 이미 시간과 비용을 투자한 이들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극단을 선택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오히려 기회가 많은 서울 무대나 엔터테인먼트 산업 쪽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
이 밖에 지원금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행태, 행사 위주의 극단 운영, 달라진 관객의 취향을 반영하지 못한 작품 등이 기성 극단이 고립되는 이유로 꼽힌다. 이에 관해 한 지역 연극인은 “한쪽은 내려놓고 변화할 줄 아는 자세가, 한쪽은 인내심을 갖고 배우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