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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피아비의 꿈’ 캄보디아 댁 스롱 피아비, 당구 여제가 되다

  • 국제신문
  • 권영미 기자 kym8505@kookje.co.kr
  •  |  입력 : 2019-06-17 00: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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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혜성처럼 등장해 당구계를 휩쓴 여인이 있다. 한국에 시집와서 당구선수가 되었다는 그녀, 캄보디아 출신의 스롱 피아비(30)다. 평범한 주부로 살던 피아비.

(사진=KBS 1TV ‘인간극장’)
이제 방송 출연은 물론 거리에서 사인 요청까지 받는다는데, 캄보디아 댁은 어떻게 당구 여제가 되었을까?

캄보디아의 시골 마을 캄퐁참, 의사가 꿈이었던 어린 소녀는 부모님과 감자 농사를 지었다. 넉넉하지 못한 가정 형편에 국제결혼을 결심한 피아비. 2010년, 남편 김만식(58) 씨를 만나 청주의 작은 복사 가게에서 한국생활을 시작했다. 신혼 초, 낯선 타국에서 외로워하던 아내가 안쓰러웠던 만식 씨, ‘취미라도 만들어주자’ 당구장에 데려갔고 아내의 놀라운 재능을 발견했다. 큐 잡는 폼부터 예사롭지 않았던 피아비, 빠르게 경기 방식을 익히더니 어려운 당구 기술까지 척척 해냈단다. 큐만 잡으면 눈빛이 달라지는 아내, 그 재능을 알아본 만식 씨는 “당신은 당구만 잘 쳐!” 하며 외조에 돌입했다. 선생님을 소개받고 본격적으로 당구를 시작한 피아비. 처음에는 강행군으로 수저도 들지 못했었다. 힘들어 울면서도 큐만은 놓지 않았다는 피아비는 선수등록 1년 반 만에 국내여자 랭킹 1위에, 지난해에는 세계 여자 랭킹 3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사진=KBS 1TV ‘인간극장’)
남편 만식 씨는 혼자 복사 가게를 운영하며 당구선수인 아내를 뒷바라지하고 있다. 한국말이 서툰 아내를 위해 당구 교본을 만들어주고 초창기에는 매 경기마다 따라다니며 매니저 노릇을 했었다. 아내가 챔피언의 자리에 오른 후에도 만식 씨는 입만 열면 당구 이야기. 아내의 실력이 쑥쑥 늘어가는 것이 만식 씨 인생의 가장 큰 낙이란다.

피아비는 사부님도 혀를 내두르는 지독한 연습벌레. 하루 열두 시간은 기본, 어려운 기술을 익혀야 할 땐 스무 시간을 당구대 앞에서 보내기도 했다. 그래도 가끔은 꽃구경도 하고 친구들과 놀고 싶기도 한데... 흔들릴 때마다 마음을 붙드는 것은 피아비의 화장대 앞에 붙여놓은 캄보디아 아이들 사진이다. 그 아래 적어둔 “나는 이들을 위해 살 것이다.” 라는 문구, 피아비가 당구를 시작하면서부터 품어온 오랜 다짐이다. 어린 시절의 피아비가 그랬듯 가난 때문에 꿈꿀 기회조차 가지지 못하는 캄보디아 아이들. 피아비는 그들을 위해 살기로 했다. 당구로 열심히 번 상금을 차곡차곡 저축하는 피아비. 그녀의 꿈은 캄보디아에 학교를 짓는 것이다.

스리쿠션 월드컵 대회를 위해 베트남으로 날아간 피아비. 경기가 끝난 뒤에는 가족들이 있는 캄보디아를 방문했다. 동네 학교를 찾아가 아이들에게 준비해온 구충제와 학용품을 나눠주고 아버지와 함께 계약해둔 학교 부지도 보러 갔다. 아직 아무것도 없는 풀밭이지만 피아비의 얼굴에는 뿌듯함이 가득하다. 언젠가 제2, 제3의 피아비가 될 아이들에게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싶다.

운명처럼 당구를 만나 새롭게 태어난 그녀, 피아비의 꿈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권영미 기자 kym8505@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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