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봉권의 문화현장 <54> 유우 짱을 주목한 이유

일본인 유튜버 유우 짱, 부산서 ‘지역 스타’ 가능성 열다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유튜브 채널 ‘와보이소부산’ 진행
- 풍부한 어휘력·진실된 표현 인기
- ‘일본어 잘하는 부산 사람 같아’
- 서울 등 거치지 않고 ‘스타’ 부상
- 지역문화 ‘작은 성공’ 잠재력 확인

인터뷰하러 가면서 이런 걱정을 했다. “만나면 ‘사이토 유우 씨’라고 불러야 할까…? 그게 정식 이름이니까….” 헛된 망상이었다. 인터뷰 장소에서 그를 만난 순간, 인사말은 이렇게 튀어나오고 말았다. “유우 짱! 안녕하세요!”(‘짱’은 일본어에서 상대를 친근하게 부를 때 쓰는 일종의 존칭이다)

대체 이 친근함의 정체는 뭐란 말인가? 유튜브 채널 ‘와보이소 부산’에서 영상으로만 보다가 실제로 만난 건 처음인데 불쑥 애칭으로 인사하게 되다니. 부산에 살면서, 유튜브로 부산 매력을 알리느라, 어제도 달리고 오늘도 달리더니, 어느새 ‘우리의 친구’ ‘부산의 작은 스타’가 된 일본인 유우(28) 짱을 만나보자.

■ “우유를 거꾸로 하면 제 이름”

   
유튜브 채널 ‘와보이소 부산’ 등에서 활동하며 친근한 모습을 보여주는 사이토 유우 씨. 박수현 선임기자 parksh@kookje.co.kr
“안녕하세요. 유우입니다.… ‘우유’를 거꾸로 하시면 제 이름이에요.”(웃음) 부산 사투리가 듬뿍 섞인 찰진 한국어로 유우 짱도 인사를 건네온다. 유우 짱은 유튜브 채널 와보이소 부산(국제신문 지난 3월 6일 자 20면)의 주요한 일원이다. 와보이소 부산은 부산에 사는 일본인 콘 마사유키 대표가 주도하고, 부산의 다양한 일본인이 모여 2015년 6월 설립한 비영리단체 부산사랑(busansaran.com)이 운영한다.

2015년 11월 첫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면서 시작한 와보이소 부산은 어느새 부산의 맛·멋, 부산 명소와 매력을 일본과 한국 그리고 외국에 사는 한국 사람에게 전하는 인기 채널이 됐다. 초창기에 “구독자 수가 1000명에 이르는 날이 온다면 기념행사를 열겠다”고 밝히곤 했던 와보이소 부산은 현재 구독자 수가 3만3500명에 이른다. 지난 3월엔 오거돈 부산시장이 부산사랑 콘 마사유키 대표에게 “부산을 널리 알려줘 고맙다”며 명예부산시민증을 수여(국제신문 지난 3월 13일 자 2면)하기도 했다.

비영리단체 부산사랑이 설립되고, 와보이소 부산이 방송을 시작하던 초창기부터 유우 짱은 콘 마사유키 대표 등과 함께 힘을 모았고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한다.

■ ‘일본어 잘하는 부산 사람’ 같아

   
부산 서면 전포카페거리를 찾은 사이토 유우 씨. 박수현 선임기자
유우 짱의 ‘힘’은 와보이소 부산에 올라 있는, 부산을 사랑하고 자랑하는 동영상과 거기에 달린 수많은 댓글을 보면 곧장 느낄 수 있다. 유우 짱과 다른 구성원들은 참 열심히, 즐겁게 부산의 맛집과 명소, 매력을 알린다.

와보이소 부산은 초기에 일본어로만 방송했다. ‘부산에 사는 일본인들이 부산 여행을 계획하는 일본 사람을 위해 부산 정보를 제공한다’는 기본 취지였다. 그런데 한국인 시청자가 늘고 한국인 구독자도 급증하면서 ‘한국어 자막을 달아달라’는 요청이 빗발쳤고 제작진은 받아들였다. 이런 과정에서 유우 짱의 맹활약은 무척 돋보였다. “고기 묵으러 갈까예?” “음? 혼마니 오이시이!” “맛있어요!” “이모! 여기 삼겹살 3인분 주세요” 등 부산 사투리, 한국어, 오사카 사투리, 일본어가 ‘진심을 담아’ 감탄사로 터져나오는 맛집 방송을 보고 있으면 유우 짱은 ‘일본어를 참 잘하는, 우리 이웃에 사는 부산 아가씨’ 같다.

발랄하고, 장난기 많고, 구김살 없는 인상인데 그 밑바탕에 특유의 성실하고 정중한 태도가 깔려 있는 점도 중요해 보인다.

■ 진실한 ‘리액션’, 착실한 설명

   
‘와보이소 부산’에 올라 있는, 유우 씨가 출연한 부산 소개 동영상 화면. 부산사랑 제공
유우 짱은 음식이나 장소, 상황에 관한 설명을 풍부한 어휘로 정확하게 표현하는 장기가 있다. 특히 맛있는 음식이 입에 들어갔을 때 감탄하는 표정(유우 짱은 “그럴 땐 제 콧구멍이 커진다”고 ‘고백’했다)은 ‘저항 불능’이다. 댓글이 옥수수 알갱이처럼 우수수 달린다. “배고픈 밤 12시에 내가 어쩌자고 이 동영상을 봤더란 말인가?” “내 고향 부산을 알려줘서 고맙다.” “곧 부산으로 여행을 떠날 계획인 후쿠오카 사람인데 이 집 꼭 가보고 싶네요….”

“와보이소 부산은 ‘인기 유튜버’가 되려고 시작한 활동이 아니거든요. 우리에게 많은 걸 베풀어준 부산과 부산분들을 위해 하는 봉사활동, 취미활동으로 시작했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원래 이런 성격의 채널이다 보니 구독자를 모으기 위해 자극적인 내용을 일부러 넣거나 뭔가를 꾸며서 방송하는 법이 없다. 그냥 밝고 착실하다. 이런 점이 편안함과 신뢰감을 낳아 와보이소 부산의 인기 비결이 되는 형국인데, 유우 짱의 활약은 그 과정에서 한몫 단단히 한다. 그는 와보이소 부산에 참여하면서 일본과 부산의 지역 공중파 방송에도 여러 차례 출연했다.

■ 일본인 관광객들, 인사 건네

그는 현재 와보이소 부산뿐 아니라, 일본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쳐주는 개인 유튜브 채널 ‘유우 튜브’도 운영한다. 유우 튜브 구독자 수는 2400명을 바라본다. 그는 부산의 한국어 학원에서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교재를 개발하는 연구원으로 일한다. 이 학원의 유튜브 영상에 등장하기도 한다.

“제 일터 근처에 부산을 찾아온 일본인 관광객이 많이 묵는 호텔이 있거든요. 꽤 많은 일본인 관광객이 저를 보고 인사를 건네주세요. ‘유우 짱! 동영상 잘 보고 있어요’ ‘좋은 정보 고마워요’ ‘어? 와보이소 부산에서 봤던 모습보다 키가 작네요’ 하면서 반가워해 주시죠.” 유튜브 방송에서 된장국을 좋아한다고 했더니 된장 선물이 너무 많이 와 냉장고가 모자랄 지경이 되고, 무심코 목이 아프다고 했더니 시청자가 딸기를 사다 주기도 한다. 일본에 관심 있는 부산 사람, 부산에 오고 싶은 일본 사람이 와보이소 부산에서 댓글을 달다 서로 친구가 되곤 한다. 모임도 생겼다고 한다.

이 정도면 거대한 방송매체 등을 거치지 않고, ‘서울’도 우회해버린 채, 부산에서, 일본 사람이, 지역 스타가 된 셈이다. 이는 지역문화계에도 참고가 될 법하다. 실은 이 점이 유우 짱을 주목한 이유 가운데 하나다.

■ “부산의 활력·매력 더 알리고파”

오사카 출신으로 “할머니께서 한국인”이라는 유우 짱은 교토외국어대를 다니던 2011년 부산외국어대에 교환학생으로 오면서 부산과 인연을 맺었다. 그 사이 오사카로 돌아가 1년 반 정도 한국어 강사로 일하기도 했다. 그런데 부산으로 ‘돌아왔다’. “오사카로 돌아가 직장생활을 했는데 생활이 무척 단조롭게 느껴졌어요. 부산에 살 때는 새로운 일이 많고, 정이 많은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났고, 매일매일 ‘살고 있다는 느낌’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유우 짱은 “부산은 참 정감이 많고, ‘살고 싶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부산에 계속 있을지 일본으로 돌아가게 될지를 떠나 ‘부산사랑’과 ‘와보이소 부산’ 활동은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봉권 문화전문기자 bgjoe@kookje.co.kr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이동순의 부산 가요 이야기 <4> 연극 작품이 된 지역노래들
  2. 2이동준 2경기 연속 골…부산, 서울에 승강 PO 설욕
  3. 3‘기록의 사나이’ 메시, 라리가 최초 ‘20-20’(골 - 도움)
  4. 4외설 주인공은 잊어라…옹녀, 위풍당당 여성으로 변신
  5. 5아랍 낯선 문화와 삶 영화로 만난다
  6. 6[브리핑] 부산시, 마리나 전문인력 양성
  7. 7[사설] 국회의장 ‘21대 국회 자치분권 개헌’ 발언 빈말 아니길
  8. 8부산대학교 인권센터, 탄생의신비관 청소년성문화센터와 업무협약 체결
  9. 9[브리핑] 시, 소상공인 업종 해결사 지원
  10. 10“전례 없지만 서울시葬 당연…고소자 신상털기 안 돼”
  1. 113일 박원순 시장 영결식 온라인으로 진행
  2. 2‘박원순 서울특별시葬 반대” 靑 국민청원, 이틀만에 50만 명 넘어서
  3. 3“전례 없지만 서울시葬 당연…고소자 신상털기 안 돼”
  4. 4여당 예결위원장부터 “균형발전은 교조주의” 지역 내팽개쳐
  5. 5여의도 달구는 조문 정국…박원순·백선엽 놓고 설전
  6. 6야당 정동만 “방사선 의과대 유치” 안병길 “해사법원 설립할 것”
  7. 7청와대 ‘한국판 뉴딜’ 범정부 전략회의 신설
  8. 8부산시의회 3기 예결위 구성, 여당 이용형 위원장 선출
  9. 9경찰청장 청문회 ‘여당 단체장 미투’ 쟁점
  10. 10박 시장 애도로 민심 역풍 우려, 부산 민주당 이례적 조용한 추모
  1. 1 부산시, 마리나 전문인력 양성
  2. 2 시, 소상공인 업종 해결사 지원
  3. 3사용후핵연료 관리대책 전국 의견수렴 착수
  4. 4한중 노선 재개, 제주공항은 열어주고 김해공항은 빠졌다
  5. 51주택자 종부세율, 최대 0.3%p 오른다…최고세율 3.0%
  6. 6부산 화주-물류 기업 손잡고 만든 협의회 전국으로 확대
  7. 7코로나 백신 기대감에 다우 1.44% 상승…넷플릭스·테슬라 사상 최고치
  8. 8실수요자 주택 구입 부담 줄인다…다주택자는 세금 부담 강화
  9. 9국제선 인천은 뜨는데…기약 없는 김해공항
  10. 10부산 입주·분양권 수 억 폭등…투기과열지구 직격탄 맞나
  1. 120일부터 해운대해수욕장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
  2. 2 중부 무더위·남부지방 장맛비로 더위 주춤…부산 20~23도·서울 22~28도
  3. 3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 44명…해외유입 23명
  4. 4오늘부터 공적 마스크 제도 폐지...‘약국·마트·편의점서 수량 제한 없이 구매’
  5. 5경남서 해외입국자 2명 코로나19 신규 확진
  6. 6남부·충청 중심으로 전국에 많은 비…중대본 1단계 비상근무
  7. 7항만 입국 외국인 선원들 2주간 임시생활시설서 격리…“위반시 엄벌”
  8. 8정총리, 마스크 공적공급 폐지에 “매점매석 엄정하게 단속”
  9. 9"담배연기 없는 미래 비젼, 흔들림 없이 실천할 것"
  10. 10경남도, 산업부 주관 신재생에너지 융복합지원 공모사업 전국 최다 선정
  1. 1‘기록의 사나이’ 메시, 라리가 최초 ‘20-20’(골 - 도움)
  2. 2독일 분데스리가 황희찬, ‘주목할 이적생’ 선정
  3. 3이동준 2경기 연속 골…부산, 서울에 승강 PO 설욕
  4. 4‘10대 괴물’ 김주형, KPGA 최연소·최단기간 우승
  5. 5동갑 임희정·박현경, 부산오픈 2R 공동 선두
  6. 6부산·경남 2년제 대학, 야구부 창단 바람 솔솔
  7. 7김세영·김효주 “LPGA 투어 복귀, 아직 계획 없어”
  8. 8“이젠 나균안”…나종덕, 롯데 개명 성공계보 이을까
  9. 9한동희 데뷔 첫 멀티포에 샘슨 호투...롯데 모처럼 '위닝 시리즈'
  10. 10‘상승세’ 부산, 10일 홈 첫 승 사냥 나선다
우리은행
이동순의 부산 가요 이야기
연극 작품이 된 지역노래들
최원준의 음식 사람
제주 검은 쇠 '흑우'(하)
김석화의 내가 읽은 책 [전체보기]
청각장애인의 ‘목소리’ 수어 엿보기
목격자 되기
박선미의 내가 읽은 책 [전체보기]
우리가 잃지 말아야 할 사람다움에 대해
그 많은 학원 다녀도 못 푸는 문제…참된 삶이란 무엇일까
새 책 [전체보기]
아파트 민주주의(남기업 지음) 外
친구에게(이해인 글·이규태 그림) 外
신간 돋보기 [전체보기]
AI·드론이 바꾼 전쟁의 모습
일러스트로 본 페미니즘 세계사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이음-공간’ - 두리김 作
‘Unsent letter’ - 손일 作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연밭 /손영자
붉은 저녁 /전연희
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전체보기]
영화 '소리꾼'의 이봉근
메가폰 잡은 정진영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전체보기]
영화 ‘#살아있다’ 100만 관객이 주는 의미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당연한 ’시간을 위해
조재휘의 시네필 [전체보기]
귀향, 또 다른 삶의 지평을 찾아서
시네마 리터러시를 향하여
조준형의 내가 읽은 책 [전체보기]
북코칭 전문가의 책 잘 읽는 이야기
숱한 차별을 버텨온 당신에게 박수를
최예송의 내가 읽은 책 [전체보기]
봄의 시작점에서
함께 살아가고 부딪치는 사람, 그리고 공동체를 향해
묘수풀이 - [전체보기]
묘수풀이 - 2020년 7월 13일
묘수풀이 - 2020년 7월 9일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0년 7월 13일(음력 5월 23일)
오늘의 운세- 2020년 7월 9일(음력 5월 19일)
이기섭 8단의 바둑칼럼 [전체보기]
제27회 부산·서울 프로기사 초청교류전 1차전
제27회 부산·서울 프로기사 초청교류전 1차전
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전체보기]
終身不救
溫故知新
  • 유콘서트
  • 2020 어린이 극지해양 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