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EBS 헬로루키 우승한
- ‘우주왕복선싸이드미러’ 보컬
- 랩네임 ‘원백’이기도 한 그가
- 어쿠스틱 연주와 어우러진
- 독특한 힙합음악을 선보인다
지난해 연말 EBS 헬로 루키에서 최종 우승한 데 이어 지난달 대중음악방송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출연하며 바쁘게 활동 중인 어쿠스틱 듀오 ‘우주왕복선싸이드미러(우싸미)’의 보컬 백충원의 첫 번째 솔로 정규앨범 ‘베퇴한 이그니움’이 오는 31일 공개된다. 이 앨범은 힙합앨범이다. 백충원은 ‘원백(1BACK)’이란 랩네임의 래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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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31일 힙합앨범을 공개하는 우싸미의 보컬 백충원. 백충원 제공 |
우주를 유영하는 듯 독특하고 몽환적인 우싸미의 노래 ‘무동력’으로 어쿠스틱 듀오에 대한 나의 강력한 선입견을 박살 냈듯, 백충원이 들려줄 힙합 역시 이미 내가 알고 있던 힙합과 분명히 다른 힙합을 보여줄 것이란 기대가 차오른다. 백충원이 솔로 앨범을 공개하지만 우싸미 팬들은 팀의 분열을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우싸미는 최근 ‘CJ튠업’이라는 뮤지션 인큐베이팅 사업에 선정돼 앨범과 뮤직비디오 제작, 공연, 해외 페스티벌 참여 등 다양한 지원을 받으며 올해도 활동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우싸미의 다른 멤버 김선훈 역시 라틴 밴드와 집시음악 밴드를 병행하고 있다. 일단 재밌어 보이는 건 다 한다는 것이 우싸미의 행동강령인 듯하다.
생소하게 들리는 앨범 타이틀의 뜻을 묻자, “‘베퇴한 이그니움’이란 말 아세요?”라고 백충원이 되묻는다. 앨범에 담긴 7개의 트랙 제목의 첫 자를 나열해 만든 제목이라고 한다. 뜻 없는 말장난 같은 제목이다. 백충원은 중학교 2학년 때 드럼을 배우며 음악을 시작했다. 메탈리카의 드러머 라스 울리히가 롤모델이었던 드러머 백충원은 2011년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무릎부상을 당했다. 그때 방구석에서 통기타를 퉁기며 비트를 찍고 가사를 끄적이며 만든 노래가 우싸미와 래퍼 백충원의 노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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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충원의 솔로앨범 커버. |
‘베퇴한 이그니움’의 앨범 재킷 이미지는 스네어드럼과 드럼 스틱으로 꾸며져 있다. 처음 음악을 시작했을 때 마음을 되살려 이미지를 결정했다고 한다. 백충원은 어떤 래퍼인가 묻자, “다른 래퍼들처럼 멋들어진 스웨그(swag·허세)는 없지만 어딘지 조금 꼬인 방구석 래퍼”라고 대답한다. 살아오면서 겪어온 불합리한 것들과 비관적이고 어두운 얘기를 많이 쏟아내기도 했다고 한다.
우싸미의 보컬 백충원이 안경 쓴 순둥이 이미지였다면, 래퍼 백충원은 다크사이드한 매력을 보여준다. 힙합이란 장르가 새로운 트렌드를 쫓아가는 경향이 있지만 백충원의 힙합은 어쿠스틱 밴드 연주가 주를 이룬다. 첫 번째 타이틀곡인 ‘퇴직금’ 역시 여러 해 다니던 회사에서 무릎부상으로 퇴사를 할 때 퇴직금이 반으로 깎이고 그마저도 못 받게 된 억울한 화자의 심경을 담았다. 우싸미의 노래들과 마찬가지로 역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간간이 거친 욕설과 비속어가 터지기도 한다. 때론 잔인한 현실과 상관없이 하염없이 맑고 깨끗해져 가는 요즘 노래들과 달리 사라져 가는 소중한 우리 욕(?)이 반갑게 느껴진다. 지금도 누군가에겐 위악적인 허세가 아닌 참고 견디기 위한 진통제처럼 욕설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 다른 타이틀 곡은 앨범의 끝 곡 ‘음성메세지’다. 2014년 어느 늦은 밤, 지인들에게 보내는 술 취한 음성 메시지 같은 곡이다. 오월 마지막 날 공개될 방구석 래퍼의 음성메시지에 귀를 기울여보자. 어쩌면 그것이 우리 얘기일지도 모른다.
‘이 rap은 신호탄인거야, 내 꺼의 이건 나의 오늘밤짜리 음성메시지
so, goodnight goodnight‘.
작가·다큐멘터리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