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찍힌
- 사진 속 신원미상 시민군 추적
- 100여 명 만나 인터뷰한 작품
- 부산 출신 최낙용 대표 제작
- “김군은 수많은 시민을 상징…
- 개개인이 겪은 고통·아픔 담아”
“우리가 차에 주먹밥 올려줄 때 그 사람 아니야? 김군인가 거기 아니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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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김군’의 출발점이 된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찍힌 한 시민군 사진. |
오는 23일 개봉하는 영화 ‘김군’은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찍힌 한 장의 사진에서 출발한다. 사진 속 주인공은 철모를 쓰고 무기를 쥔 채 군용 트럭 위에 서 있는 시민군이다. 유독 강렬한 눈빛이 보는 이들의 시선을 붙잡는다.
공식 통계를 포함해 청년에 대한 기록은 전무한 상태. 그래서 정체를 두고 의견이 갈린다. 극우 논객 지만원 씨는 북한의 유력 정치인이라 주장하며, 광주에 침투한 북한 특수군 ‘제1광수’라 칭한다. 당시 임신한 몸으로 시민에게 주먹밥을 나눠줬던 주옥 씨는 아버지 가게에 밥을 먹으러 오곤 했던 청년인 것 같다고 말한다. 병이나 고물을 수집하던 넝마주이로 기억한다며 주먹밥을 건네다 눈이 마주쳤던 일화를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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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김군’의 한 장면. 영화사 풀 제공 |
‘김군’은 4년 동안 신원미상의 인물을 찾기 위해 광주 시민을 만나 인터뷰하는 다큐멘터리다. 트라우마와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을 짊어진 이들의 입에서 내밀한 고백이 나오는 순간 ‘오월의 그 날’은 생생하게 되살아나고 잊혔던 진실이 조각 퍼즐처럼 맞춰진다. 진지한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이지만 추적 형식을 띠기 때문에 관객을 끝까지 집중하게 만드는 매력도 있다.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은 5·18이 교과서에만 등장하는 박제된 과거가 아니라 여전히 진행 중인 아픈 역사임을 상기시킨다는 것이다. 1980년 이후에 출생해 5·18을 교과서나 다양한 매체로만 접했던 영화 제작팀은 자신들이 그랬던 것처럼 젊은 세대가 ‘김군’을 통해 새로운 방식으로 5·18을 마주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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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를 공동제작한 영화사 ‘봄’의 최낙용 대표. |
최근 부산에서 열린 개봉 전 상영회에 자리한 고유희(32) 프로듀서는 “중요한 역사적 사실임은 알지만 깊이 공감하지는 못했는데, 100명 이상의 당사자를 만나면서 현재 한국 사회와도 긴밀하게 연결된 사건임을 알게 됐다”며 “관객이 5·18을 새롭게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상영회에는 공동제작을 맡은 영화사 ‘봄’의 최낙용(54) 대표도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부산대 출신 영화인으로 유명 영화사 백두대간에서 부사장 등을 역임한 그는 2년 전 ‘노무현입니다’ 제작자로 부산을 찾은 뒤 오랜만에 다시 부산을 방문했다. 최 대표는 부산에서 5·18을 언급할 수도 없었던 대학 신입생 시절을 떠올리며 “선배들의 입을 통해 비밀리에 전해 들은 광주 이야기로 세상을 보는 눈을 키웠다. 개인적으로 의미 있는 소재로 영화를 만들고 부산에서 상영회까지 하게 되니 감회가 남다르다”고 미소지었다.
최 대표는 ‘김군’이 역사라는 이름 아래 한데 묶인 채 가려진 개개인의 아픔을 조명하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 그는 “김군이라는 흔한 이름이 수많은 시민을 상징하는 것처럼 개개인이 겪은 고통이나 아픔을 가늠할 수 있는 영화다”며 “많은 관심 가져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