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도리지는 동생 도레미가 너무 싫다. 부모님의 귀여움을 독차지하는 데다 자기 대신 언니 리지가 꾸지람을 듣게 하는 얄미운 재주를 가져서다. 리지는 분한 마음에 공책 한가득 ‘내 동생 쓰레기’라고 쓴 뒤 잠이 든다. 그런데 다음 날 문제가 발생했다. 레미가 진짜 10ℓ짜리 쓰레기로 변한 것이다. 리지는 레미를 원래대로 돌려놓기 위해 소망 바위가 있는 산에 오르는가 하면 마법 수첩에 소원을 100번이나 적기도 한다. 이 와중에도 자매는 아웅다웅하지만 조금씩 서로의 마음을 알게 된다.
‘레기, 내 동생’은 서로 못 잡아먹어 안달 난 자매가 벌이는 유쾌한 소동을 담은 판타지 동화다. 제8회 비룡소 문학상 수상작으로 형제자매를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가져봤을 감정과 상상을 소재로 했다.
티격태격하는 형제자매가 등장하는 동화는 기존에도 많지만, 이 책은 어린이들이 가질 수 있는 부정적 감정을 솔직하고 대담하게 그려냈다는 점에서 호평받는다. 동화는 어린이들도 분명 부정적 감정을 가질 수 있고 그것을 표현할 자유를 주어야만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작가 역시 “쓰레기로 변한 동생을 보거나 그런 상상만으로 속이 후련해지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니다”며 “문학은 이런 부정적 감정을 배출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강조한다.
이 밖에 리지, 레미가 서로를 질투했던 이유를 알게 된 뒤 은근한 안도감과 동지애를 느끼는 모습도 눈길을 끈다. 첫째라서 서럽고 둘째라서 서러운 자매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독자들 역시 자신의 형제자매를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될 것이다. 요즘 아이들이 가진 고민과 마음속 응어리를 알고 싶은 부모에게도 동화를 권한다.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