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가수 더크로스 김혁건이 경희대학교 대학원 응용예술학과 박사과정 학위를 13년 만에 마치면서 그의 감동스토리가 관심을 모은다.

그는 2012년 3월 26일, 더 크로스 컴백 준비 차 앨범 녹음 작업을 마치고 밤길에 오토바이로 귀가하던 도중에 교통사고를 당했다.

법유턴으로 예측출발을 하던 차량이 직진하던 오토바이를 들이받았기 때문인데, 정면충돌을 하면서 차에 얼굴을 박고 땅에 떨어지는 순간 목이 부러지면서 마비가 되었다고 한다.

이 사고로 김혁건은 사고 직후 잠시나마 숨을 쉴 수 있을 때 복식호흡으로 구급차가 오기를, 그리고 부모님께서 달려 오시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한다.

게다가 이 사고의 피의자, 보험사와의 법적 분쟁까지 이어졌는데, 당시 판결은 “피해자와 그 가족에게 보험료는 물론 병원 치료비를 모두 지급하라”였다.

그러나 해당 보험사는 끝내 보상을 계속 미뤘고, 지금도 계속 미루고 있다고 전해진다.

그리고 한 달 동안 의식을 잃으면서 사고로 1년 동안 일 주일에 세 번씩 썩은 살을 도려내는 수술을 받았고, 의식을 회복해도 머리나 어깨는 움직일 수 있지만 그 이하로는 아예 근육조차도 마비되어 움직일 수 없게 되었고 결국 경추손상에 의한 전신마비 판정을 받았다.

육체적, 정신적 재활, 그리고 음악을 다시 시작하기까지 교통사고 후유증과 우울증에 시달려 본인 스스로도 죽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을 정도로 의식을 회복하고서도 심각한 고통에 시달렸다.

그러던 차에 부모님, 특히 아버지 김광운 씨는 그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기로 했는데, 그 중 하나가 후술할 “복압 장치”를 만드는 일이었다.

어느 날 그가 노래를 부르는데 복식호흡이 아예 되지 않아서 노래를 부를 때 힘든 모습이 보여졌는데, 그걸 아버지께서 그의 배를 누르는데 그 과정에서 그가 고음을 내기 시작했다.

그것을 착안해낸 것이 바로 위에서 언급한 복압 장치의 시초.

이 복압 장치는 복식호흡 즉, 배를 눌러주면 고음이 올라가는 원리를 이용하여 만든 것인데, 처음에는 보조자가 수동으로 눌러주어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었다.

그러나 이 수동 장치를 쓰는 상황을 알았는지 서울대학교 로봇융합연구센터 방영봉 교수팀이 복압 장치를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이것을 계기로 그가 쓴 수기가 2013년에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 주관으로 열렸던 ‘2013 IT체험수기 및 아이디어 공모전’에 사연을 썼는데 정보통신보조기기 부문에서 대상을 받았다.

그러던 그가 2013년 12월 드디어 가수로서의 재기를 선언했고, 2014년 10월 첫 방송 복귀를 했는데, 그 첫 무대가 바로 놀라운 대회 스타킹이었다.

이 날 더 크로스 완전체로 모습을 보였는데, 무대에 오르면서 성악 버전으로 편곡한 Don‘t Cry와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를 열창했다. 이수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