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환상이자 인간 연구장치”…VR의 미래를 보다

가상 현실의 탄생 - 재런 러니어 지음/노승영 옮김/열린책들/2만2000원

  • 김희국 기자 kukie@kookje.co.kr
  •  |   입력 : 2018-12-21 19:26:45
  •  |   본지 1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1980년대 가상현실 창안한 저자

- 상용화 과정·52개 정의 보여줘

- 오락·의료·국방까지 무한 확장

- 우정·가족·사랑의 창조 강조


가상 현실(VR·Virtual Reality)이 현실에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흔히 VR을 떠올리면 커다란 헤드셋을 머리에 뒤집어쓰고 오락을 즐기는 모습을 상상하기 쉽다. 하지만 VR은 훨씬 더 광범위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참전 군인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치료하는 데 VR이 활용되며 특히 수술 연습용으로 VR은 널리 보급돼 있다.

   
‘가상 현실의 탄생’을 쓴 재런 러니어의 1980년대 후반 모습. 오른쪽 사진은 헤드셋을 쓰고 VR(가상 현실)을 연구하는 장면. 열린책들 제공
신간 ‘가상 현실의 탄생’이 나왔다. 이 책을 유심히 봐야 할 필요가 있다. 저자 재런 러니어 때문이다. 책에 실린 저자의 이력을 보면 컴퓨터 과학자이자 철학자, 시각 예술가, 작곡가, 영화감독 그리고 저술가로 소개돼 있다. 가장 중요한 경력은 1984년 VR 스타트업인 VPL 리서치사를 창업해 VR을 상용화했다는 것이다. 머리에 쓰는 디스플레이를 이용해 네트워크로 연결된 여러 사람이 가상 세계를 탐험하는 첫 프로그램과 그런 시스템 안에서 이용자를 대표하는 최초의 아바타를 개발했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저자를 ‘VR의 아버지’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책의 원서 제목은 ‘Dawn of the New Everything’(새로운 모든 것의 새벽)이다. 저자는 어린 시절부터 VPL 리서치사를 떠난 1990년대 중반까지의 시기를 이 책에서 다룬다. 즉 VR이 어떤 과정으로 만들어졌으며 상용화됐는지 보여준다.

책을 보면 가장 눈에 띄는 것은 VR에 관한 저자의 정의다. VR이 지닌 의미를 52개의 정의로 보여준다. 가령 ‘다른 장소, 다른 몸,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에 대한 다른 논리의 환각을 만들어 내는 오락용 제품’이란 단순 명료한 정의를 내리는가 하면 ‘다른 사람의 처지에 서게 해주는 매체이자 공감을 늘리는 길’ 또는 ‘VR=-AI(VR은 음의 AI)’처럼 수학 공식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이토록 아름다우며 동시에 이토록 소름 끼치는 매체는 일찌감치 없었다”고 VR을 찬양한다. 단순하게 오락기 정도로 VR을 생각한다면 완전 오산이다. 심지어 저자는 VR이 컴퓨터와 기계가 만들어 낸 철저한 환상인 동시에 인지와 지각의 측면에서 인간이란 무엇인지를 가장 심층적으로 연구하는 장치라고 강조하기도 한다.

생각할수록 VR이 어려워진다. 책도 마찬가지다. 저자의 삶은 VR처럼 비현실적이다. 어린 시절 미국 뉴멕시코주의 사막에서 텐트를 치고 생활한 것도 모자라 돔 형태의 집을 직접 설계해 살았다. 학비가 없어 염소젖으로 만든 치즈를 팔아 대학을 다녔으며 히피처럼 떠돌다 실리콘밸리까지 가게 됐다. 한마디로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가 모호한 이력이다.

   
이 책을 소개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한 확장이 가능한 VR의 미래를 예측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엉뚱한 저자는 VR의 미래를 언급하면서 정작 중요한 것은 현실의 우리가 만들어 내는 기적, 우정, 가족이라고 강조한다. VR의 시대에 우리가 만들어 내야 할 것은 사랑의 창조라는 것이다. 이 정도로 엉뚱했으니 남들보다 앞서 VR을 상상하고 상용화한 것이 아닐까. 김희국 기자 kukie@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경남 9곳, 1인당 월 15만 원 농어촌 기본소득 쟁탈전
  2. 2‘국민아버지’ 배우 최불암 떠나보내며
  3. 3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 뒷북 안전조치
  4. 4‘김해공항 최장노선’ 두바이 직항 내년 열린다
  5. 5[사설] 가덕도신공항 착공 늦춘 정부, 공사비 증액 확약하라
  6. 6창원문화복합타운 매각 불발
  7. 7“지방주도 성장 33조 투자…공공기관 이전 내년 착수”
  8. 8정파·지역도 초월…‘국제신문 회생’ 국회 팔 걷었다
  9. 9모집 공고만 15차례…부산 보건소도 ‘의느님’ 모시기 진땀
  10. 10부산 매출 1위 ‘본사 이전’ HMM…전국 매출 1000대 기업 부산 31곳
  1. 1“지방주도 성장 33조 투자…공공기관 이전 내년 착수”
  2. 2정파·지역도 초월…‘국제신문 회생’ 국회 팔 걷었다
  3. 3국힘 “가덕 건설 의지 없는 정부…공사비 증액 확약해야”
  4. 4민주, 5일 조희대 국조요구서 보고…국힘 “탄핵 역풍 맞을까 질질 끌어”
  5. 5정치권 “능인선원 경영능력 불합격…국제신문 회생 동의를”
  6. 6이해충돌 빗장 풀려는 시의회…“사익추구” vs “전문성 강화”
  7. 7북한 해커들, 바이낸스서 탈취한 자금 '2차 세탁' 중
  8. 8[속보] 北김여정, 바이낸스 사태에 "美 정치적 도발…예의주시"
  9. 9국힘 새 당무감사위원장 양준모 교수
  10. 10李대통령 부부 등 순방단 명단 개인정보 유출 경찰 내사 착수
  1. 1부산 매출 1위 ‘본사 이전’ HMM…전국 매출 1000대 기업 부산 31곳
  2. 2‘창업도시 600억’ 품어라…부산, 해양·금융 앞세워 총력
  3. 3주식 팔면 다음날 돈 받는다…증권시장 결제주기 하루 단축
  4. 4호반, 한진칼 최대주주 기업결합 신고
  5. 5K-팝 열풍 타고 부산관광 키운다…한류산업 진흥 조례 추진
  6. 6“올해 북극항로 이용 150척…역대 최다 전망”
  7. 7“9증9포 독보적 특허 ‘명품 홍삼’…글로벌 1위 도전”
  8. 8[뭐라노] ‘김해공항 최장노선’…두바이 직항 내년 열린다
  9. 911월 제철 삼치·가리비 맛보세요
  10. 10[한 손 뉴스] 부산·통영 ‘환경교육도시’로…특화 환경교육 행·재정 지원(종합)
  1. 1경남 9곳, 1인당 월 15만 원 농어촌 기본소득 쟁탈전
  2. 2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 뒷북 안전조치
  3. 3‘김해공항 최장노선’ 두바이 직항 내년 열린다
  4. 4창원문화복합타운 매각 불발
  5. 5모집 공고만 15차례…부산 보건소도 ‘의느님’ 모시기 진땀
  6. 6[뭐라노]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뒷북 안전펜스
  7. 7[속보]李 정부 초대 공소청 수장 후보자 3인 압축 전망
  8. 8국제사우회 “지광 손 뗄 때까지 함께 싸울 것”
  9. 9인니 선원 모텔 감금 혐의 경호원들 송치(종합)
  10. 10김해, 동아시아 람사르지역센터 유치
  1. 1김지율, 고교 최동원상 수상…부산고 하현승 아쉽게 고배
  2. 2BNK 개막전 첫 승…두터워진 선수층 빛났다
  3. 3박항서 향해 “김치맨”…태국 관중들 인종차별
  4. 4체력 비축한 마법사, 타선 폭발한 사자…누가 웃을까
  5. 5[뭐라노] 롯데가 스마트 야구를?
  6. 6단거리 최강馬 위너클리어 짜릿한 역전승…국제신문배 우승
  7. 7“실책·기복 없어야 강팀…거인 맞춤 훈련 강화할 것”
  8. 8“좋은 젊은 피 많아…잠재력 극대화”
  9. 9삼성, KIA 6-1 꺾고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
  10. 10BNK, 여자농구 개막전 ‘디펜딩챔프’ KB 완파
우리은행
얼굴에 담긴 이야기
자연에는 길흉이 없다
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여수 ‘돌산 갓김치’와 갓김치 음식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비밀이 사라진 섬, 농담으로 건네는 회한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커넥티드’…9.5 대 1 뚫은 신인 작가 10팀 한자리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아이마다 다르게 자라는 이유 外
실크로드 연구자이자 간첩 ‘깐수’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배미정-나무에 기대어
송현화-Magic Airs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곰 두 마리 /황인숙
시간이 지나고 보니 /설상수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누적 250만 넘은 ‘치이카와’ 4주째 1위…브래드 피트 ‘하트 오브 비스트’ 2위
‘치이카와’ 3주째 정상…관객 200만 돌파 올해 열 번째 영화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1월 3일 (음 9월 24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1월 2일 (음 9월 23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조선 중기 문신 김인후가 소쇄원 단풍을 읊은 시
이여가 가을 보름달을 바라보며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