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새롭게 해석한 ‘백자’…그 아름다움에 관하여

세계 곳곳의 백자 찾아가 찍은 구본창 사진작가 개인전

  •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
  •  |   입력 : 2018-12-16 18:49:54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내년 2월 17일까지 국제갤러리

사진작가 구본창(65·사진)의 대표작인 ‘백자 시리즈’는 우연히 본 사진 한 장에서 시작하게 됐다. 외교관 부인으로 추정되는 한 외국인이 한국에서 가져간 것 같은 커다란 달항아리 옆에 앉아 있는 장면이었다.
   
구본창 작가의 작품 ‘OM 17’(오른쪽 사진)과 ‘OM 19’. 박물관 진열장에 갇혀있던 백자를 꺼내 재해석했다. 국제갤러리 제공
“그 사진을 보는 순간 그 백자가 먼 이국땅에서 구원받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구본창) 사진의 정체는 그로부터 15년이란 세월이 흐른 2004년 오사카 동양도자미술관에서 한 큐레이터를 통해 알게 된다. 사진 속 여인은 ‘루시 리’라는 오스트리아인 도예가였으며, 그녀 옆에 있던 달항아리는 영국 대영박물관에 소장돼 있다는 것이다. 이후 구 작가는 세계의 주요한 백자 컬렉션을 찾아다니며 오랫동안 백자 촬영에 열중했다. 2006년에는 대영박물관에서 루시 리의 달항아리도 사진에 담았다. 지금까지 4개국 16개 박물관에서 마치 한 사람, 한 사람 인물 사진을 촬영하듯 백자의 혼을 카메라로 담아냈다.

   
부산 수영구 망미동 국제갤러리 부산점은 내년 2월 17일까지 구 작가의 개인전 ‘Koo Bohnchang’을 연다. 2006년 첫 전시 이후 대표작으로 부상한 ‘백자’ 연작 9점을 비롯해 새롭게 선보이는 ‘청화백자’ 연작 6점, 대형 ‘제기’ 등 총 3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먼저 관람객을 압도하는 건 전시장 입구에 설치된 대형 ‘제기(祭器)'. 가로 190㎝, 세로 152㎝의 이 작품은 대상의 크기와 형태를 구조적으로 극대화해 제기가 지닌 건축학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윤혜정 국제갤러리 실장은 “구 작가는 백자를 시각적으로 재현하거나 서술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백자의 형태를 빌어 존재 자체를 드러내며 새롭게 해석하는 방식을 제시한다. 백자라는 일종의 유물에 상상이 개입할 여지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구 작가를 대표하는 건 박물관 진열장에 갇혀있던 유물을 꺼내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독창성. 사실적·기계적이라는 사진 매체의 고정관념을 뛰어넘어 백자가 자아내는 초현실적 경험의 결과물을 보여준다. 연분홍 한지를 배경으로 한 백자의 표면과 색채, 여백은 박물관 조명 아래에서 보던 것과는 또 다른 감각으로 다가온다.

그는 “박물관 유리 상자에서 백자를 꺼내 찍을 기회는 단 한 번뿐인 만큼 심혈을 기울인다. 주로 박물관 창고에서 촬영하는데 미리 두꺼운 한지를 배경으로 준비하고 유물에 그림자가 나타나지 않도록 간접조명으로 자연스러운 빛을 연출해 몽환적인 부유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박물관 전시 도록에서 보는 윤기 나는 유물보다도 오히려 강력한 존재감이 드러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백자 연작이 순백자가 가진 여백, 비정형성, 불완전함의 아름다움 등을 조명한다면, 2014년에 작업한 이후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된 청화백자 연작은 당대의 기호, 욕망, 가치 등의 화두를 서정적으로 풀어내며 존재를 강조한다. 구 작가는 2014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본 ‘푸른 빛에 물들다’ 전을 계기로 조선 청화백자를 처음 접했다. 화려하고 정교한 중국과 일본의 청화백자와는 달리 조선의 청화백자는 당시 귀한 안료를 아껴야 했던 현실 때문인지 무늬가 연하고 여백의 미감이 돋보인다. 그는 “백자 연작과 마찬가지로 청화백자 연작도 대상 자체의 존재감을 주관적인 시선으로 담았다. 전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백자와 청화백자를 촬영하고, 국내외에 조선 도자기에 대한 인식을 다시 부각한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문 前 대통령 거제 생가 복원키로
  2. 2신세계, 센텀 롯데百 인수…쇼핑·문화·관광 복합타운 만든다(종합)
  3. 3김해 시내버스 개편…장유 등 23대 증차
  4. 4신세계 야외주차장도 복합개발 속도…센텀 유통지형 요동
  5. 5팔만대장경 다시 판각…해인사 50년 대장정
  6. 6고리원전에 가짜 베어링 납품 업체들, 1년째 수사 표류
  7. 7[시사난장] 풀숲에 버려진 ‘영도다리의 뼈’
  8. 8“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9. 9“국제신문 살리는 게 지역 민주주의 지키는 일”
  10. 10부산시, 쿠팡 등 3곳 1630억 투자 유치
  1. 1“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2. 2“능인, 경영능력에 의문” 부산국힘 내주 지원안 머리 맞댄다
  3. 3국힘 부정선거론 다시 띄우기…민주 “선동에 열중” 비난
  4. 4李 비판 유시민에 김민석 “대응 불필요”
  5. 5송파 247만 장 검증, 신분확인·촬영요구로 시작부터 차질(종합)
  6. 6대한항공 말흐리기…실체없는 통합LCC 부산 허브
  7. 7국민의힘 곽규택 의원 등 동구 주요 당직자, 북항 돔구장 정부 공모 참여 환영
  8. 8[뉴스 분석] 종교인·언론사주가 국회 권위 훼손…도덕성 논란까지
  9. 9李 대통령 지지율 2%p 오른 46%…조희대 탄핵 반대 45%
  10. 10부울경 광역의회 협력강화 선언 “미래산업 함께 육성”
  1. 1신세계, 센텀 롯데百 인수…쇼핑·문화·관광 복합타운 만든다(종합)
  2. 2신세계 야외주차장도 복합개발 속도…센텀 유통지형 요동
  3. 3부산시, 쿠팡 등 3곳 1630억 투자 유치
  4. 4행사 한창인데 벡스코 정전…전력관리체계 도마(종합)
  5. 5미분양·빈집 누적…부산 안서도 주택 위기 제각각
  6. 6삼성전자 분기 영업익 107조 역대 최대…반도체로만 106조(종합)
  7. 7롯데, 영도대교 복원 인연 축제로 잇는다
  8. 8AI드론으로 참치 찾는 선박 부산 출항
  9. 9‘덕후 천국’ 부산에 떴다…롯데百 전국 첫 IP 전문관
  10. 10가계대출 금리 5% 턱밑…고정형 주담대 사상 첫 5% 뚫어
  1. 1문 前 대통령 거제 생가 복원키로
  2. 2김해 시내버스 개편…장유 등 23대 증차
  3. 3팔만대장경 다시 판각…해인사 50년 대장정
  4. 4고리원전에 가짜 베어링 납품 업체들, 1년째 수사 표류
  5. 5“국제신문 살리는 게 지역 민주주의 지키는 일”
  6. 6기말고사에 EBS 유사 문항, 처음 아니었다
  7. 7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30일
  8. 8본사 비대위·퇴직자, 지광 고소…실질경영자에 ‘체불 책임’ 추궁
  9. 9“대화 거부한 건 대주주…당당하면 왜 국회서 소명 안 했나”
  10. 10착취 당한 男 장애인 구조해도…부산엔 임시거처조차 없다
  1. 1마침내…밀워키, 월드시리즈 첫 우승(종합)
  2. 2괜찮을까…모레노호, ‘96라인’·손흥민 모두 품었다
  3. 3“AG 환희 잊고…리그 첫 경기부터 승수쌓기 총력”
  4. 4여자프로농구 절반이 女감독
  5. 5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6. 6모레노, 은퇴소동 ‘96라인’ 달랜다…대표팀 내홍 풀까
  7. 7부산시대 2년차 읏맨 “홈팬 응원에 성적으로 보답”
  8. 8밀워키, 창단 58년 만에 WS 우승…5차전서 4-1로 탬파베이 제압
  9. 9경남 생활체육 대축전 30일 개막…3일간 31개 종목 열전
  10. 10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우리은행
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여수 ‘돌산 갓김치’와 갓김치 음식
한국문학관 기행
바람처럼 자유로운 김홍신 문학을 ‘건축언어’로 표현한 공간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비밀이 사라진 섬, 농담으로 건네는 회한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커넥티드’…9.5 대 1 뚫은 신인 작가 10팀 한자리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아이마다 다르게 자라는 이유 外
실크로드 연구자이자 간첩 ‘깐수’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송현화-Magic Airs
지나-마음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곰 두 마리 /황인숙
시간이 지나고 보니 /설상수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치이카와’ 3주째 정상…관객 200만 돌파 올해 열 번째 영화
누적 180만 넘긴 ‘극장판 치이카와’ 2주 연속 정상…예매율도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9일 (음 9월 19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8일 (음 9월 18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이여가 가을 보름달을 바라보며 읊은 시
지리산 연곡사를 찾아 시 읊은 매천 황현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