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달 23일까지 갤러리조이
황토색 바탕 위에 개와 닭과 함께 뛰어노는 벌거벗은 아이들. 한쪽에선 소년이 오줌을 싸고, 그 모습을 여자아이가 몰래 훔쳐보는 익살스러운 장면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사람과 동물과 자연이 둥글둥글 하나로 어우러지는 이강윤(77) 작가의 ‘개구쟁이 시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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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구쟁이 시절 2018’. 갤러리조이 제공 |
제14회 송혜수 미술상을 받은 이강윤 작가가 다음 달 23일까지 갤러리조이에서 초대전 ‘아름다운 Nostalgia’를 연다. 이번 전시회는 이 작가의 8번째 개인전으로 평소 즐겨 다루던 동물과 자연, 아이들, 여성 등을 소재로 한 작품 44점을 선보인다.
이 작가는 18세 되던 1958년 부산을 대표하는 고 송혜수 화백의 수제자로 들어가 24년 동안 송 화백 밑에서 그림을 배웠다. 농장의 유복한 막내아들로 태어난 그는 자연스럽게 동물들과 벗하며 자연과 교감하는 어린 시절을 보냈고 이러한 유년의 경험이 지금까지 그를 지탱하는 창조의 에너지가 됐다. 비구상화(추상화)로 그림을 시작해 구상화로 귀착한 그의 붓 터치는 간결하고 담백하며, 선과 색의 쓰임이 함축적인 것이 특징이다. 바탕색으로 노랑과 초록의 원색을 주로 사용해 사물과 이웃에 대한 따뜻한 느낌을 준다. 마치 에덴동산 같은 원초적이고 진솔한 그의 그림은 온화한 모성애와 유년의 순수, 동물들과의 교감으로 보는 이를 평온하게 감싸 안는다.
이 작가는 “평생 전업 작가로 살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도 있었는데 그때마다 행복했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서 위로를 받았다. 앞으로도 구수한 인심이 묻어나는 따뜻한 그림을 통해 희망과 화해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진지한 작업 자세와 함께 예술적 탐구 정신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으며 올해 송혜수 미술상 수상자로 결정됐다. 송혜수 미술상은 부산 화단 1세대 서양화가인 고 송혜수(1913~2005년) 화백의 유지를 이어받아 왕성하게 활동하는 미술인을 발굴해 매년 수상한다. (051)746-5030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