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민족 고유의 전통놀이
- 공동체 유대 기여 높은 평가
- 고구려 각저총 벽화에도 남아
- 남북, 용어 등 달라도 큰 틀 비슷
# 남북 문화교류 속도·폭 넓히나
- 향후 공동 등재 추진한다면
- 분단의 상징인 DMZ 1순위
- 조선왕릉도 확장 등재 해볼 만
한민족 고유의 전통놀이인 ‘씨름’이 남북의 막판 협의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목록에 사상 처음 공동 등재되면서 남북 화해의 상징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이를 계기로 침체에 빠진 씨름의 부흥과 함께 남북 문화와 체육 교류의 폭을 넓힐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동체 유대에 기여한 전통놀이
씨름은 공동체 연대와 유대에 기여한 전통놀이다. 모래판 위에서 상대방을 당기거나 밀고, 메치거나 뒤집는 기술을 통해 박진감을 선사하고, 관중의 흥을 돋웠다. 인류무형문화유산은 세계유산이나 세계기록유산보다 공동체와 관련성을 중시하는데, 씨름은 한반도 각지에서 명절마다 공동체 단위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지린성 지안(集安)에 있는 고구려 고분 각저총(角抵塚) 벽화는 씨름의 유구한 역사를 입증하는 유물이다. 널방 한쪽에 두 사람이 상대 허리춤을 붙잡고, 몸을 숙인 모습이 생생하게 묘사됐다.
씨름은 조선 시대에 들어서면서 비로소 세시풍속으로 자리 잡는다. 16세기 무렵부터 단오에 여성은 그네뛰기, 남성은 씨름을 즐겼고,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거치면서 씨름 저변은 더욱 넓어졌다. 씨름은 일본 전통 무예인 ‘스모’처럼 두 명이 맨손으로 하는 운동이지만, 다리와 허리에 샅바라는 끈을 매고 다리를 이용한 기술이 발달한 점이 특색이다.
남과 북이 하는 씨름은 용어와 샅바를 매는 방식, 경기 방식 등에서 작은 차이가 있지만 큰 틀은 비슷하다는 것이 전문가의 견해다.
■남북 세계유산 교류 속도 내나
씨름 공동 등재를 계기로 세계유산 관련 사업에서 남북 교류가 속도를 낼지 관심이 쏠린다. 유네스코는 무형문화유산 특징으로 세대를 이어 계승하고, 공동체와 집단에 정체성과 지속성을 부여하며, 공동체 상호 존중과 지속 가능한 발전에 부합하는 점을 꼽는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인류무형문화유산은 남북이 공유하는 부분이 많다. 북한이 2014년과 2015년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한 아리랑과 김치 만들기는 우리나라도 2012년과 2013년에 각각 아리랑과 김장 문화라는 명칭으로 등재한 바 있다.
따라서 남북이 손을 잡고 무형문화재를 조사하면, 공동 등재할 대상을 적지 않게 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기존에 등재한 아리랑과 김장 문화를 공동 등재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세계유산은 유산의 장소성이 중요하고 등재 절차가 까다로워 공동 등재가 상대적으로 쉽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공동 등재를 추진한다면 남북 분단의 상징인 비무장지대(DMZ)가 1순위로 꼽힌다. DMZ는 한국전쟁 이후 인간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아 생태계가 잘 보존됐다는 점에서 자연유산으로서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게다가 궁예가 강원도 철원에 세운 계획도시인 태봉국 철원성과 냉전 이데올로기의 산물인 각종 군사시설이 존재해 문화유산으로서 성격도 갖췄다.
이와 함께 2009년에 세계유산이 된 ‘조선왕릉’을 확장 등재하는 것도 검토해볼 만하다. 세계유산에 포함된 조선왕릉은 남한에 있는 무덤 40기로, 북한 개성에 있는 무덤 2기는 제외됐다. 하지만 태조 정비인 신의왕후가 묻힌 제릉(齊陵)과 제2대 임금인 정종과 정안왕후가 잠든 후릉(厚陵)은 유산의 연속성 측면에서 조선왕릉으로 묶는 것이 당연하다는 게 학계의 의견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남북 관계가 개선되면 유산 공동 등재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며 “차근차근 관련 사업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인류무형문화유산 현황] 이미지 크게 보기 click
김희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