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이 기획·홍보·디자인 맡아
- 윤재호 감독과의 대화·퀴즈 진행

“영화 상영회는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라 생각했는데 일반 시민도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일임을 깨달았어요.”

	지난 18일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열린 ‘마담 B’ 특별 상영회에 참석한 윤재호 감독이 관객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지난 18일 영화의전당에서 독립영화 ‘마담 B’ 특별 상영회가 열렸다. 영화가 끝난 뒤 영화 내용을 되새길 수 있는 퀴즈와 윤재호 감독과의 대화(GV)가 진행됐다. 알아듣기 어려운 영화 해설 대신 일반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질문과 답이 이어졌다. 관객들은 적극적으로 퀴즈에 참여하고 감독에게 말을 걸었다.

이날 상영회는 특별했다. 기획, 홍보, 디자인까지 모두 부산 시민의 손으로 완성됐기 때문이다. 관객 맞춤형이 된 것은 물론 영화와 시민 사이 거리를 좁히는 기회가 됐다.

행사는 지역 독립영화 배급사 ‘씨네소파’가 주최하는 시민 배급단 ‘씨네보배’ 육성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씨네보배’는 참가자가 독립영화를 선정해 상영을 주도하는 배급 체험 과정이다. 지난달부터 정기적인 교육을 받은 참가자 남유진(21) 씨는 “대학생, 직장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참가해 여러 생각과 목소리를 상영회에 반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씨네보배를 통해 영화에 쉽게 다가갔다는 하예진(23) 씨는 “영화는 그들만의 리그라 생각했는데 일반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하면 더 좋은 상영회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밝혔다.

참가자 대부분 영화계 종사자이거나 전공자가 아니냐는 질문에 이들은 “전혀 아니다”며 손사래를 쳤다. 이성은(22) 씨는 “우리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어서 신기했다. 다만 한 가지 공통점은 모두 영화를 너무 사랑한다는 것”이라며 웃었다. 시민 상영회의 주인공이 된 윤 감독 역시 남다른 소감을 전했다. 그는 “영화를 만들 때 가장 많이 생각하는 사람이 관객이다. 그래서 이런 자리가 더욱더 뜻깊고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