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정부는 동학혁명 법정 기념일로 5월 11일을 선정했다. 정읍의 ‘황토현전승일’을 기념일로 선정한 것이다. 지난 2월 정부는 동학혁명 기념일 선정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회는 그동안 정읍, 고창, 부안, 전주 4개 지자체가 추천한 지역 기념일을 대상으로 공청회 등을 거쳐 기념일로서의 적합성을 심사했다. 황토현전승일은 전봉준, 손화중, 김개남 등 동학군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군과 격돌해 최초로 대승한 날이다. 이날을 계기로 동학군의 혁명 열기가 크게 고양됐고 이후 동학혁명이 전국적으로 전개될 수 있는 중요한 동력이 되었다는 점이 높게 평가된 것이다. 정부 담당자는 “선정된 기념일은 법령 개정 절차를 통해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읍시 시민단체 관계자는 “우리 정읍시민들이 지난 반세기 넘는 세월 동안 합심해서 동학기념제를 이어오고 어느 지역보다 열심히 동학혁명을 지켜온 그 진심이 제대로 인정받았다는 점이 기쁘다”며 “무엇보다도 기념일 선정이라는 14년 묵은 이 매듭을 풀기 위해 대승적 판단으로 자기 목소리를 낮추고 선정 과정에 협조해주신 많은 지역, 단체, 학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시민단체 관계자의 14년 묵은 매듭이란 말 그대로 2004년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등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된 이후 정읍 등 여러 지자체에서 동학혁명 기념일 선정을 위해 경쟁했지만 결론은 내지 못했었다.
오랫동안 천도교에서는 동학혁명을 기념해왔다. 처음은 1926년 4월 7일로, 천도교청년당에서 동학혁명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황토현 전투가 벌어진 4월 7일은 음력 날짜로, 양력 날짜로는 5월 11일이다. 천도교에서는 음력 날짜를 양력으로 환산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해방 후 첫 동학혁명 기념일 행사는 천도교청우당 주최로 천도교 중앙대교당에서 1947년 2월 9일에 거행됐고, 동학혁명에 직접 참가했던 오지영은 80세의 고령으로 등단해 혁명 당시의 회고담을 했다. 이후 천도교는 1961년 국사편찬위원회에서 발간된 ‘동학란기록’과 일본기록인 ‘본국보고기록’을 참고해 3월 21일을 동학혁명 기념일로 했다. 이는 동학혁명의 핵심 인물이었던 전봉준, 손화중, 김개남 등이 호남의 도인들이 총궐기할 것을 호소하는 한편 동학 교주 해월 최시형의 탄생일인 3월 21일을 기하여 동학교인을 백산으로 집결시키고 ‘격문’을 발포한 날이었기 때문이다.
이제 매년 5월 11일이면 동학혁명을 전국적으로 기념할 것이다. 동학혁명을 ‘우리 민족사와 동양 역사상 가장 빛나는 민중혁명의 효시이며 민주주의 발전의 시발점’으로 평가하고 기념하기를 바라며 전라도 충청도 경상도 각 지역에서 개별적으로 이루어지는 동학혁명 기념식 내지 추모식은 별도로 성대히 진행되기를 염원한다.
천도교 ‘신인간’ 편집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