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사기간·참여작가 수 줄었지만
- 목표관객 10만 명보다 3배 많아
- 냉전시대 상흔 등 주제의식 심화
-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 재조명
- 다양한 관객 참여 프로그램 등
- 현대미술 어렵던 시민들도 호응
‘비록 떨어져 있어도(Divided We Stand)’를 주제로 열렸던 ‘2018 부산비엔날레’가 65일간의 대장정을 끝내고 지난 11일 폐막했다. 올해로 11회째를 맞은 부산비엔날레는 지난 9월 8일 부산현대미술관(사하구 을숙도)과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중구 대청동)에서 34개국 66명(팀)의 작품 125점이 출품된 가운데 막을 올렸다. 올해 비엔날레는 이제까지 부산시립미술관, F1963 등 동부산권에서 집중적으로 개최된 것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서부산권에서 열려 시민 문화향유권 확장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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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일 부산현대미술관에서 열린 2018 부산비엔날레에서 관람객들이 작품을 보고 있다. 올해 비엔날레는 65일 동안 30만 명의 관람객을 동원하고 지난 11일 폐막했다. 김종진 기자 |
■‘서부산권 개최’ 성공적
교통편이 불편하고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우려도 컸지만, 반응은 예상외로 좋았다. 12일 주최 측이 밝힌 올해 관람객은 30만7662명이다. 행사 기간도 2016년 89일에서 올해 65일로 단축됐지만, 애초 목표했던 10만 명보다 3배 많았고 2016년의 31만 명과 비슷하다.
관람객을 모을 수 있었던 동력으로 주최 측은 대규모 전시 형태를 벗어나 응집력 높은 전시를 선보인 점을 꼽았다. 34개국 66명(팀)이 참여한 이번 전시는 23개국 121명(팀)이 함께했던 2016년 행사 규모의 절반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모두 125점의 작품을 통해 분리와 대립, 다양한 층위의 상흔을 조명하는 집중력 있는 전시를 보여줬다는 평을 받았다. 부산현대미술관에는 냉전 시대가 할퀴고 간 과거와 현재의 대립을, 구 한국은행 부산본부에는 미래를 예견하는 시선을 담았다. 주제에 집중한 전시 덕분에 현대미술에 어려움을 느끼는 일반 대중에게 호응을 얻었다.
또 하나의 성과는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를 재조명한 것이다. 이 건물은 1963년 완공됐으며 현재는 부산광역시 문화재자료로 지정돼 있다. 이번 전시에서 은행 금고 등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공간은 분리와 대립의 미래를 예견하는 장소로 탈바꿈했다. 특히 이 건물이 박물관 외에 다양한 문화 예술 공간으로 가치가 있다는 것을 보여줘 앞으로 활용 방법에 관한 숙제를 남겼다.
■ 관람객 참여 프로그램 호응
2018 부산비엔날레는 우리가 당면한 현실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전시였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걸쳐 나타나는 다층적인 분리를 고찰한 이번 전시는 동시대 인류가 사는 세상의 축소판을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부산비엔날레가 이전의 주제들에 비하여 다소 무거워졌다는 의견도 제시되기도 했지만, 오히려 삶 속으로 깊숙이 파고들어가 시대정신을 제시하고 예술의 역할에 대해 고민해보는 장을 형성했다.
전시와 더불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관람객과 호흡하는 노력도 돋보였다. 먼저, 부산에 거주하고 있는 탈북 청소년들이 참여한 오디오 가이드가 화제가 됐다. 남북 분단을 직접 경험한 이들의 목소리를 통해 작품 설명을 들음으로써 많은 공감을 얻었으며 스마트폰에서 바로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 관람객의 편의를 높였다. 또한 매주 일요일에는 기획 주제와 연관 있는 영화들을 상영하고, 상영 후 영화계 전문가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마련했다. 부산의 예술가협동조합과 진행한 교육프로그램은 주제를 다양한 감각으로 이해해보는 활동을 통해 가족 관람객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했다.
최태만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 집행위원장은 “행사를 시작할 때 부산현대미술관이 가진 지리적 취약점, 짧은 전시 준비 기간 등 우려도 컸지만, 이번 전시가 대중에게 많은 호응을 받은 것은 그만큼 현대미술이 한 발짝 더 시민들에게 다가간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앞으로도 시민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전시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