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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성 회복 역설…고전의 놀라운 선견지명

작은 것이 아름답다, 슈마허 다시 읽기- 김해창 지음 /인타임 /1만5000원

  • 국제신문
  • 조봉권 기자 bgjoe@kookje.co.kr
  •  |  입력 : 2018-10-19 18:51:20
  •  |  본지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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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순소비와 소박한 삶의 제안
- 경제학 교육에서 인간관 강조
- 마치 지금의 세계를 예견한 듯한
- 수십년 전 사상가의 생각 엿보기

   
독일 태생의 영국 경제학자로 ‘작은 것이 아름답다’ 등의 저작을 남긴 에른스트 슈마허. 인타임 제공
경성대 환경공학과 교수로 일하는 학자이며 환경·생태·생명 운동가이고, 환경과 생태 분야의 저술·번역가이자 탈핵운동에 헌신하는 김해창 교수가 쓴 ‘작은 것이 아름답다, 슈마허 다시 읽기’의 책장을 넘기면서, 끊임없이 떠오른 다른 책과 저자와 사상가들이 있었다. 공자의 ‘논어’, 맹자의 ‘맹자’, 노자의 ‘도덕경’, 수운 최제우와 해월 최시형, 헨리 데이비드 소로, 헨리 스콧 니어링과 헬린 니어링 부부 등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과거에 나왔는데 현재 엄청나게 생생하고 절실한 영향력을 끼치는 ‘고전’이거나 그런 고전의 저자이거나 사상가란 점이다. 슈마허의 ‘작은 것이 아름답다(Small is Beautiful)’는 현재의 인류, 지금 이곳의 우리에게 당장 꼭 필요한 고전 반열의 책임을 저자 김해창 교수는 차근차근 이야기 들려주듯 풀어낸다. 그것이 이 책의 매력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슈마허의 ‘불교경제학’이나 슈마허가 수십 년 전 주창해 현재 세계에 큰 영향을 끼치는 ‘적정기술’(중간기술), ‘사람’은 존중하지 않고 수치와 기술로만 남은 경제학에 관한 근본적 비판, 대안경제학 등을 소개한다. 슈마허가 ‘작은 것이 아름답다’를 펴낸 것이 1973년인데 이때 이미 지금의 지구와 현재의 세계를 예견한 듯 놀랍도록 유효하고 알맞은 사상을 내놓고 구체적인 제안을 제시했다.

경제학자이며 사상가인 슈마허의 ‘출발점’을 이 책에서 더듬어 보면 다음과 같은 문장을 제시할 수 있다. “모든 경제 개발의 결정요인은 인간의 정신에서 나오는 것이며 그것을 지속, 강화시키는 방법이 바로 교육이다. 그러므로 교육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이다”(151쪽) “경제학 교육은 오늘날 경제이론의 전제조건인 인간관에 대한 인식 없이 이루어진다.”(153쪽) “E. F 슈마허 사상의 핵심에 들어가 보자. 슈마허는 ‘누구를 위한 경제학인가’ 하고 묻고 있다. 그는 주류경제학이 당연시하는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한 화폐경제의 문제점과 GNP의 허구에서부터 출발한다. 경제학의 역할이 성장이 아니라, ‘인간성 회복’이라고 역설하면서 말이다.”(82쪽)

   
‘경제학의 역할이 성장이 아니라 인간성 회복’이라는 슈마허의 선언은 세상에 스며들었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 등 세월이 갈수록 가치를 더하는 저작으로 이어졌다. 슈마허는 영국석탄공사에서 오랜 세월 일했고, 1950년대 당시 버마 정부 경제고문으로 새로운 현실을 체험했다. 영국 스코트바더사의 고문으로서 이 회사가 성장하면서 동시에 사회와 직원들에게 헌신하는 기업이 되도록 만들었다. 이는 오늘날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에 큰 영향을 끼친 선구적 업적이다.
게다가 대량생산, 중앙집권, 대량소비 등의 질서에 맞서 분권과 지역주의, 단순소박한 삶(simplicity)과 생태생명존중을 강조한 데까지 이르면 슈마허와 ‘작은 것이 아름답다’의 선견지명은 놀랍다.

조봉권 기자 bgjo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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