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칸 국제영화제 출장 중 갑작스럽게 타계한 고 김지석 부산국제영화제(BIFF) 부집행위원장의 이름을 딴 ‘지석영화연구소’(가칭)가 출범한다. BIFF의 성장과 아시아 영화의 발전에 헌신해 온 고인의 뜻을 이어갈 기구로, 한국과 아시아는 물론 전 세계의 영화인들이 뜻을 모아 다양한 사업을 펼치게 된다.

지석영화연구소는 김지석 추모사업회 회장이자 영화제작자인 차승재 대표와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 김상화 집행위원장을 주축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BIFF의 성장 방향과 비전을 모색하고, 아시아영화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와 사업 진행을 목표로 한다.

연구소는 첫 번째 사업으로 아시아 영화에 대한 사랑과 헌신을 보여온 김 부집행위원장의 삶과 기억을 담아낼 다큐멘터리 ‘지석’(감독 김영조·프로듀서 배소현)을 제작한다. 김 부집행위원장은 1996년 부산국제영화제의 태동부터 함께해 온 인물이다. 수석프로그래머 등을 맡아 아시아 신예 영화감독들을 발굴해 세계 영화계에 소개하고, BIFF가 아시아 영화의 중심으로 부상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큐멘터리 ‘지석’은 아시아 영화와 BIFF 간 오랜 교류를 돌아보고 상호 역할을 살피며, 향후 아시아 영화의 미래까지 가늠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제작비는 CJ E&M과 롯데컬처웍스를 비롯한 기업 후원금과 크라우드 펀딩을 포함한 시민 참여로 마련할 계획이다. 완성작은 내년 제24회 BIFF에서 공개한다.

지석영화연구소 설립식과 다큐멘터리 ‘지석’ 제작발표회는 오는 6일 오후 5시 30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열린다. 고인이 추진하던 아시아 독립 영화인들을 위한 공동성장 네트워크 ‘플랫폼 부산’ 행사 중에 열려 더욱 의미가 크다. 이 자리에는 앞으로 연구소를 이끌어나갈 차 대표와 이용관 BIFF 이사장을 비롯한 많은 영화인이 참석해 그 의의를 더한다.

정홍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