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최현범 목사의 좁은 길을 걸으며 <9> “생수 드세요!”

돈·명예 대신 영혼의 목마름을 채워보세요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09-28 19:32:45
  •  |   본지 1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알랭 드 보통의 ‘철학의 위안’이라는 책에 보면, 철학을 쉽게 설명하려고 든 비유 중 이런 이야기가 있다. 머리가 금방이라도 터져버릴 것처럼 심한 두통을 느끼는 어떤 사람이 있다. 그는 직관으로 당장 두개골 속으로 공기를 불어 넣으면 두통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머리를 테이블 위에 올리고 친구에게 옆으로 자그마한 구멍을 뚫어달라고 부탁한다. 그리고 몇 시간 뒤 그 사람은 뇌출혈로 죽어있다. 책에는 정말 드릴로 뇌에 구멍을 뚫는 우매하면서도 끔찍한 그림이 보인다.

이처럼 직감을 따르는 사람과 달리, 의사는 우리 육체에 대한 보다 광범위하고 객관적인 지식을 갖고, 더 훌륭한 진단과 처방을 내놓는다. 때로 아파죽겠는데 의사가 당장 약을 주지 않는 것은, 더 정확한 병의 원인과 부작용 없는 더 나은 치료법을 찾으려 하기 때문이다. 알랭 드 보통의 설명은 철학의 성격이 바로 이 의사와 같다는 것이다.

그의 이 비유를 갖고 철학을 넘어 신앙이라는 것을 생각해보고 싶다. 사람은 누구나 살아가면서 수많은 난관에 봉착하기 마련이다. 그런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이 고난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즉흥적으로 당장 위기를 모면하는 방안도 있겠고, 좀 더 근원적이고 장기적인 방안도 있을 것이다.

아무리 많은 지식과 경륜으로 무장돼 있다 해도, 이 시공의 한계 속에서 우리 생각은 지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과거보다 훨씬 많은 지식과 정보가 쏟아져 나오지만, 알면 알수록 배우면 배울수록 ‘안다’보다는 ‘모른다’고 말해야 할 것이 훨씬 많음을 깨닫게 된다. 세상에 일어나는 문제의 진짜 원인을 집어내기도 어렵고, 더구나 그것을 해결할 근본적 대답을 찾는 것 역시 쉽지 않은 일이다. 해결됐다고 만족하는 순간 또 다른 문제가 이미 저만치서 다가오고 있다. 무더운 사막 한가운데서, 물 한 모금만 마시면 목마름이 해갈되겠는가?

어떤 여인이 더운 대낮에 우물로 물을 길으러 왔다. 그를 보면서 예수님이 말씀하신다. “이 물을 먹는 자마다 다시 목마르려니와.”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그 밑에 담긴 의미가 무엇이겠는가. 사람들은 자기 속의 갈증을 돈이나 권력, 명예, 사랑 등 온갖 좋은 것으로 채우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만족은 사라지고 다시 갈증을 느끼게 된다.

주님은 이어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내가 주는 물을 먹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니 나의 주는 물은 그 속에서 영생하도록 솟아나는 샘물이 되리라.” 그가 주는 물은 다른 물이다. 그 물은 그저 우리의 표피를 치료하는 것이 아니고, 성격이나 인격 정도를 고치는 것도 아니다.더욱 근본적인 것, 우리 내면의 가장 깊숙한 곳에 있는 영혼을 치유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속에 영원히 솟아나는 샘물을 심어주신다.

그 물은 영혼을 가득 채우며 우리를 지족(知足)의 길로 인도할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썩고 없어지지 않는 영원한 생명이 될 것이다.

두통을 없애기 위해 머리에 구멍이라도 뚫고 싶은 사람, 목마름을 해갈하기 위해 여인처럼 우물을 찾는 사람에게 영혼 깊은 곳의 목마름을 축여 영원히 목마르지 않게 할 이 물을 권하고 싶다. “생수 드세요!”

부산중앙교회 담임목사·부산기독교윤리실천운동 공동대표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오늘이슈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항 인근에 머물고 있는 ‘부캉이’ 이모티콘도 나왔다
  2. 2[부음]권영적(향년 90세) 부산시의회 (전)의장 별세
  3. 3부산·울산·경남 흐리고 비…26일 아침까지 이어져
  4. 4올해 임시·일용근로자 31년來 최소…40세 이상에 감소 집중
  5. 5[속보] 한동훈 “오세훈 무죄 판결에 참 다행스럽다 생각”
  6. 6창원 휴대전화 부품업체서 40대, 낙하물 맞아 숨져
  7. 7경기 안성 저수지 낚시터서 초등학생 물에 빠져 숨져
  8. 8법무장관 후보 검찰출신 박균택·양부남 2인 압축
  9. 9김정은, 중국 6·25참전기념관서 “조중친선 영원히 계승”
  10. 10유럽 곳곳에서 대규모 시위…고물가·주거난 등에 불만 폭발
  1. 1[속보] 한동훈 “오세훈 무죄 판결에 참 다행스럽다 생각”
  2. 2법무장관 후보 검찰출신 박균택·양부남 2인 압축
  3. 3김정은, 중국 6·25참전기념관서 “조중친선 영원히 계승”
  4. 4‘YS 오른팔’ 故최형우 빈소 조문한 김민석 “여야 넘어 성찰”
  5. 5울산 동구의회 의원 내년 월정수당 15% 인상
  6. 6[속보] 김정은, 중대장대회 지도.. "군사 혁명 다그치자는 것"
  7. 7[속보]통일부 “김정은 방중…오늘 신압록대교 통해 단둥 도착” 사망설 일축
  8. 8국힘 "與 신천지 개입설, 그토록 좋아하는 특검으로 밝히자"
  9. 9한동훈, "국제신문 1947년 창간 이래 부울경 민주주의 산 증인이자 발전의 버팀목, 끝까지 함께할 것"
  10. 10與, ‘혁명가 박정희’ 포럼에 “국힘, 역사 왜곡 정당이냐” 비판
  1. 1올해 임시·일용근로자 31년來 최소…40세 이상에 감소 집중
  2. 2부산에서 광저우·샤먼으로 가는 직항 하늘길 처음 열렸다
  3. 3SK하이닉스, 솔리다임 상장 중단…중복상장 논란에 주주 반발
  4. 4롯데 6개 계열사, 베트남 현지인력 채용 나선다
  5. 5‘책임경영 선언’ 정용진 이마트 대표 내정…신규임원 역대 최대
  6. 6'삼성고시' 24~25일 실시, 신입사원 연말 최종 선발
  7. 7고리 3·4호기 '계속운전 허가' 27일 재심의…승인 여부 촉각
  8. 8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7.8원… 전주보다 0.5원 ↓
  9. 9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10. 10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1. 1부산항 인근에 머물고 있는 ‘부캉이’ 이모티콘도 나왔다
  2. 2부산·울산·경남 흐리고 비…26일 아침까지 이어져
  3. 3창원 휴대전화 부품업체서 40대, 낙하물 맞아 숨져
  4. 4경기 안성 저수지 낚시터서 초등학생 물에 빠져 숨져
  5. 5법무장관 후보 검찰출신 박균택·양부남 2인 압축
  6. 6[속보] 236명 탑승한 제주행 항공기서 비행 중 보조배터리 연기
  7. 7HD현대중공업 기본급 12만 원 인상 골자 올해 임단협 2차 잠정합의안 마련
  8. 8중학생이 소화기로 진화 시도…부산 스터디카페서 불
  9. 9입 헹굴 물 안줬다고…대법 “음주측정결과 증거로 못써”
  10. 10스토킹 피해 신고 여성, 또 가해자에 살해…40대 남성 체포
  1. 1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2. 2만년 꼴찌 삼성 선두 ‘파란’…前 챔프 KCC 최하위 ‘수모’
  3. 3쇼트트랙 전설 최민정의 마지막 질주
  4. 4‘성폭행 의혹 제기’ 초교후배…기성용에 1억 배상해야
  5. 5‘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6. 6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7. 7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8. 8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9. 9부산시설공단 여자핸드볼팀 전국체전 2년 연속 금메달
  10. 10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우리은행
최진숙의 유네스코 세계 유적지 이야기
보리수가 휘감아 지킨 불두, 몰락왕조 영광의 기억
얼굴에 담긴 이야기
물극필반(物極必反)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커넥티드’…9.5 대 1 뚫은 신인 작가 10팀 한자리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실크로드 연구자이자 간첩 ‘깐수’ 外
일상 언어에서 찾은 삶의 방향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남인목-웃는 나무
강동윤-Pixelated Oasis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설상수
경비원 /박필상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누적 180만 넘긴 ‘극장판 치이카와’ 2주 연속 정상…예매율도 1위
팬덤의 힘 ‘극장판 치이카와’ 1위로…암살자(들) 근소한 차 2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2일 (음 9월 12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1일 (음 9월 11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겸재 정선은 금강산의 참모습을 어떻게 그렸을까
유배객 자암 김구의 눈에 비친 남해의 가을 바다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