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도자기 파편 첫 발견 후
- 중구, 유물 잔존 여부 조사 방침
- 부산박물관 이달 10일 입회조사
- 도자기 파편 200여점 추가 수습
# 입회조사 의견서 살펴보니
- 10개 토층 중 6·7·8층서 발견
- 출토 유물 3가지 시기로 구분
- 부산요서 일본 기와 생산 증거도
- ‘시카요’ ‘히젠’ 도자기 등 출토
초량왜관 터에서 당시 생활상을 보여주는 도자기 파편 수백 점이 추가로 발견돼 초량왜관 연구·복원에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부산 중구는 향후 초량왜관 터에서 건축 공사를 할 때 유구·유물 잔존 여부를 조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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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중구 동광동 건축 공사현장에서 발견된 초량왜관 당시 도자기 파편. 부산박물관 제공 |
부산 중구와 부산박물관은 중구 동광동 부산데파트 뒤 건물 신축 공사현장에서 초량왜관 유물인 도자기 파편 200여 점을 추가로 수습했다고 27일 밝혔다. 초량왜관(1678~1876년)은 중구 신창동, 중앙동, 광복동, 남포동, 대청동 일대 약 11만 평에 일본인이 거주하며 한·일 교역을 펼친 곳이지만, 그 실체를 증명할 유구·유물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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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발견된 한국 기와(왼쪽 두 개)와 일본 기와. |
지난달 22일 도자기 전문가인 일본 도쿄예술대 카타야마 마비 교수와 부산박물관 문화재조사팀이 우연히 공사현장(동광동 1가 6의 1, 6의 2, 6의 3번지)에서 초량왜관에서 사용되거나 생산된 도자기의 파편들을 발견(국제신문 지난달 30일 자 23면 보도)했다. 중구는 지난 5일 부산대 김동철 교수, 나동욱 부산박물관 문화재조사팀장, 성현주 정관박물관장을 초청해 현장조사를 했고, 이들 전문가들은 “추가 공사 전 입회조사를 시행해 토층을 조사하고 관련 유물을 수습해 연구·전시에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이에 지난 10일 부산박물관이 입회조사를 벌여 초량왜관 유물인 도자기 파편 200여 점을 추가로 수습했다. 잠시 중단됐던 건축공사는 입회조사 뒤 재개됐다.
부산박물관이 작성한 ‘입회조사 의견서’를 보면 조사 당시 북벽의 서쪽 일부에 토층이 노출돼 있었고, 북벽 토층 사이사이에 기와편과 자기편이 박혀 있었다. 토층은 10개 층으로 나뉘며 유물 편은 6층 적갈색토층, 7층 암갈색토층, 8층 흑갈색토층에서 주로 확인됐다. 특히 8층 흑갈색토층에서 자기편, 도기편, 기와편, 목탄, 패각편이 다수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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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 시대 동래에서 활약한 화가 변박이 그린 초량왜관도. |
출토된 유물은 초량왜관 내 도자기 생산 가마인 ‘부산요’(1678~1717)가 운영된 시기, 부산요 폐기 이후부터 초량왜관 폐관 시기(18세기 말에서 19세기), 일제강점기 등 세 가지 시기로 구분된다. 부산요 시기 유물로 부산요에서 생산한 것으로 추정되는 ‘일본 기와’가 발견돼 주목된다. 부산요 폐요 이후 일본에서 직접 공수한 것으로 추정되는 도자기 파편도 발견됐다. 일본 문자 가타가나로 ‘시카’가 새겨진 도자기 파편은 대마도 ‘시카요’(1726~1862)에서, 청화백자 파편은 일본 도자기 중심지인 규슈 사가현 아리타 가마에서 생산된 히젠 도자기(이마리·아리타 도자기)로 추정된다.
나동욱 부산박물관 문화재조사팀장은 “초량왜관 터에서 시대순으로 쌓인 안정된 토층을 확인한 건 처음이다. 토층의 시기를 말해주는 유물도 함께 나와 당시 생활상, 역사적 상황을 연구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1715년 부산요에서 일본 기와를 직접 생산해 사용했다는 문헌기록이 있는데, 이를 뒷받침할 고고학적 증거가 처음 나온 것도 주목된다. 조선 기와는 둥글고 일본 기와는 평평해 육안으로도 차이가 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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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자기 파편이 발견된 공사현장. |
일본으로 돌아간 뒤 유물 추가 수습 사실을 전해 들은 도쿄예술대 카타야마 교수는 “히젠 도자기는 (초량왜관에 거주하며 한·일 무역을 펼친) 대마도 사람들의 일상 용기 또는 조선 수출용일 가능성이 있다”며 “초량왜관에서 이뤄진 생산, 식생활 등 일상, 도자기 수입·수출 등을 물증으로 보여주는 첫 발견이라 한일 양국에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중구는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라 앞으로 초량왜관 터에서 건축공사를 할 때 반드시 문화재 전문가가 입회해 유구·유물 잔존 여부를 조사하도록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부산박물관은 수습된 도자기 파편 중 학술적 가치가 뛰어난 것을 골라 매장문화재 등록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