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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문화로 하루 놀기 <3> 해운대 미술투어

발은 아파도 눈이 즐겁네…뚜벅뚜벅 부산 미술 여행

  • 국제신문
  •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  |  입력 : 2018-09-16 18:56:18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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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강자 시립미술관부터
- 애호가 성지된 이우환공간
- 지역 첫 고은사진미술관까지
- 걸어서 구경하는 각종 전시

- 요즘 핫한 작품 보고싶다면
- 화랑 수십곳 몰린 달맞이언덕

부산 해운대구 달맞이고개는 ‘부산의 몽마르트르’라 불린다. 예술가의 천국인 파리 몽마르트르처럼 달맞이고개에도 수십 개의 화랑이 밀집해 매일 같이 새로운 전시가 열리고 닫힌다. 달맞이언덕뿐 아니라 해운대구 전체에 부산 미술의 핵심이 자리 잡고 있다. 최근 부산현대미술관이 사하구 을숙도에 들어서면서 부산 미술의 ‘동서 균형’이 조금 잡혔지만, 여전히 주요 미술관과 대표 화랑은 대부분 해운대에 몰려있다. 쉬는 날 무엇을 할까 망설이고 있다면 해운대로 하루 내내 ‘미술 투어’를 떠나보는 건 어떨까.
   
부산시립미술관
■부산 미술의 자존심, 시립미술관

부산 해운대구 우동 부산시립미술관은 부산 미술의 핵심기관이다. 1998년 부산 최초 공립 미술관으로 문을 열어 올해 20주년을 맞은 ‘전통 강자’다. 시립미술관은 지하 1층에서 지상 3층까지 넓은 전시장을 갖추고 있다. 휴관일인 월요일만 빼면 언제 가더라도 무료로 근·현대 미술 기획전을 감상할 수 있다.

시립미술관은 올해 상반기에 부산 미술의 출발점을 돌아보는 개관 20주년 특별전을 끝내고, 하반기엔 다시 현대미술로 돌아왔다. 내년 2월 17일까지 2층 전시실에서 한국·중국·대만·일본 현대미술 작가 19명이 참여한 ‘보태니카’ 전시을 진행한다. 동아시아 현대미술가들이 자연·식물을 어떻게 다루는지 조명하는 전시라 전시장이 온통 초록빛이다. 식물을 소재로 한 대형 설치 작품이 ‘인증샷’ 배경으로 훌륭해 벌써 SNS에 후기가 심심찮게 올라온다.

1층 로비와 야외 선큰광장에는 ‘보태니카 야외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를 통해 미술관 지하 1층과 연결된 선큰광장이 예술과 자연이 조화를 이룬 휴식공간으로 탈바꿈했다. 휴관일이라도 시립미술관 야외 작품을 둘러보고 벤치에 앉아 커피 한 잔 마신다면 결코 헛걸음이 아니다. 올해 미술관에 새로 문 연 1층 카페·레스토랑은 기획전마다 특별 메뉴를 내놓는다. ‘보태니카’ 전시를 기념한 리조토가 별미다.

별관인 ‘이우환공간’에서는 세계적인 현대미술 거장 이우환의 전 생애 작품 활동을 대표하는 조각·회화 20여 점을 언제나 볼 수 있다. 국·내외 미술 애호가들이 부산에 오면 ‘성지’처럼 찾는 장소다. 일본 나오시마섬 이우환미술관의 입장료는 1만 원이 넘지만, 부산 ‘이우환공간’은 2000원만(성인 부산 시민 기준) 내면 된다. 미술관 지하 1층에는 ‘어린이미술관’이 있어 아이들이 지루해하지 않고 미술을 즐길 수 있다.

■숨겨진 보물, 고은사진미술관

   
고은사진미술관
고은사진미술관은 시립미술관에서 걸어서 20분, 자동차로 5분 거리에 있다. 요트경기장 건너편, 담쟁이 넝쿨 덮힌 붉은색 벽돌 건물이라 오다가다 인상 깊게 봤을 수 있다. 고은사진미술관은 서울 한미사진미술관을 제외하면 지역에선 최초이며 유일한 사진 전문미술관이다. 고은문화재단이 사진 아카이브를 구축하고 국내외 수준 높은 사진작품 전시를 기획하는 동시에 신진 작가를 발굴하기 위해 2007년 설립한 사립 미술관이다.

고은사진미술관에는 연중 연례전시와 특별전시가 이어진다. 9월부터 오는 11월 21일까지는 연례전시 ‘변순철, Don’t Move’가 열린다. 인물사진을 꾸준히 탐구해온 변순철(49) 사진가가 이제까지의 작업과 자신의 사진적 태도를 돌아보며 만든 전시다. 그가 뉴욕 유학 시절 만난 대상들은 낯선 세계에 완전히 동화되지 못한 그처럼, 평범하지만 독특하고 모호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고은미술관 바로 앞에 있는 프랑스문화원 아트스페이스에서도 회화·사진 등 다양한 장르의 전시가 열린다. 고은미술관과 묶어서 둘러보길 추천한다. 주차장이 협소하니 길 건너 요트경기장에 무료 주차하면 편하다. 사립 미술관이지만 입장료는 없다. 월요일 휴관.

■화랑 궁금하다면, 소울·가나·조현

   
소울아트스페이스
미술관을 자주 찾는 시민이라도 화랑까지 편하게 드나들긴 쉽지 않다. ‘구매하지 않고 감상만 한다면 화랑 측에서 싫어하지 않을까’하는 생각 때문이다. 화랑은 미술관과 다르게 현재 미술시장에서 ‘핫’한 작가의 작품을 쉽게 만나볼 수 있는 장소다. 해운대 화랑 중 시민이 거리낌 없이 입장해 작품 감상‘만’ 해도 무방할, 아니 그런 관람객까지 반겨주는 화랑을 꼽아봤다.

고은사진미술관과 가까운 소울아트스페이스는 주상복합건물 1, 2층을 쓰는 꽤 큰 규모의 화랑이다. 대관 전시가 없고 100% 초대전이 진행돼 언제나 수준급 전시가 열린다. 국내 미술시장에서 인기를 끄는 작가를 중심으로 부산 작가의 전시도 간간히 기획된다. 부산 출신 조재임(45) 작가가 다음 달 2일까지 ‘바람숲’ 전시를 통해 자연의 리듬과 생명의 에너지를 담은 신작 30여 점을 선보인다.

해운대 해변 가까이 있는 노보텔앰버서더 호텔 2층 가나아트부산에서도 수준급 전시를 감상할 수 있다. 많은 사람이 오가는 호텔 안에 있어 드나드는 관람객이 많으니 부담감 없이 일단 입장해보길 바란다. 가나아트부산에서는 서울옥션의 정기 경매 프리뷰 행사도 연간 두 차례 정도 열린다. 미술시장의 최고 인기 작품을 실물로 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다. 다음 달 14일까지 황주리 개인전 ‘추억의 고고학’이 열린다.

달맞이언덕 중턱에 있는 조현화랑은 부산 대표 화랑으로 손꼽힌다. 그간 작품성을 겸비한 해외 작가와 김종학 이배 안창홍 등 국내 유력 작가 전시가 열렸다. 특히 신관은 통유리로 장식돼 있고 외부 계단과 바로 연결된 개방적 공간이라 오가다 들르기 좋다. 이광호 작가 개인전이 다음 달 12일부터 열리나, 지금도 작품이 걸려 있어 감상하기에 무리가 없다.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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