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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부산…문화로 하루 놀기 <2> 골목마다 문화, 남포동

남포동을 걷는다…골목마다 스며든 향기를 느낀다

  • 신귀영 기자 kys@kookje.co.kr
  •  |   입력 : 2018-09-09 18:54:57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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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근대역사관

- 아침 첫 코스로 추천…멋진 건축 외관 산책, 부산근대 한눈에 훑고

# 부산영화체험박물관

- 크로마키·더빙체험, 트릭아트 체험관 등 3~4시간 흠뻑 즐기면

# 보수동 책방골목

- 지켜주고 싶은 골목서 독서모임·강연 듣거나 취향 맞는 책을 읽자

# 용두산 공원

- 푸른듯 어두워질 무렵 부산야경이 잠을 깨면 공원 돌며 경치 감상

# 연극 vs 옥상 영화관

- 소극장 상시 연극이나 산복도로 달빛 맞으며 영화감상으로 마무리
부산타워를 리모델링한 용두산 공원은 밤에도 북적인다. 남포동 문화산책 코스에 용두산 야경을 끼워넣어 봐도 좋겠다.
“남포동 간다”는 말이 딱 남포동을 말하는 게 아니라는 걸 부산사람은 안다. 대청동, 신창동, 중앙동, 동광동 등 중구 일대와 때로는 충무동, 토성동, 보수동 등 서구 일부까지 포함한 원도심을 우리는 흔히 ‘남포동’이란 말로 아우른다. 영화의전당이 있는 센텀시티, 갤러리가 즐비한 해운대, 부산문화회관·부산박물관·문화골목·라이브클럽들을 품고 있는 남구 대연동과 비교할 때 문화공간이 빈약한 남포동에서 문화활동으로 하루를 보내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문화’의 의미를 좀 더 넓게 잡으면 골목마다 근대의 흔적을 품고 있는 원도심은 그 자체로 거대한 문화공간이라 할 만하다. 남포동은 골목골목을 걸어야 제맛. 코스를 잘 짜서 전 일정을 도보로 다녀보자. 내가 생각보다 ‘많이 걸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알고 놀랄 수도 있다.

■ 짧은 과거 여행, 부산근대역사관

부산근대역사관
시작은 이른 시간부터 문을 여는 근대역사박물관이 좋겠다.

1929년 일제 수탈의 상징 동양척식주식회사 부산지점으로 건립됐고 광복 후 50년은 미국 문화원이었던 건물을, 시민반환운동을 통해 부산시가 돌려받아 근대역사관으로 개관했다. 키 큰 가로수 그늘 아래 근대 건축물의 외관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문화산책 분위기가 난다. 쾌적한 전시실을 한 바퀴 돌면 사실상 일제강점기와 시기가 겹치는 부산의 근대사를 훑을 수 있다. 기획전시가 적어 콘텐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점은 아쉽다. 1월 1일과 월요일(월요일이 공휴일이면 그 다음 날)은 휴관한다.

■한나절 영화여행, 영화체험박물관

부산영화체험박물관
요즘 국내여행 화두는 박물관이다. 기상천외한 주제의 박물관들이 여행객의 발길을 잡는다. 영화도시 부산이 내세운 것은 영화체험이다. 영화사, 영화음악, 영화촬영 원리 등을 몸으로 체험할 수 있게 구성한 콘텐츠가 흥미롭다. 녹색 크로마키 스튜디오 체험이나 더빙체험은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즐기는 인기 콘텐츠다. 건물 2층에는 트릭아트 체험관도 있어서 통합입장권을 사서 즐기면 서너 시간은 후딱 간다. 네이버에서 예매하면 30% 이상 저렴하다.

■독보적 부산풍경, 보수동 책방골목

보수동 책방골목
헌책방도, 책방골목도 많지만 보수동 책방골목 만한 규모와 정취는 찾기 힘들다. 운영난에 셔터를 내린 점포도 많지만, 오늘도 책 먼지를 털며 손님을 기다리는 책방 풍경은 ‘꼭 지키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지역의 문화자산이다. 예스러운 책방 사이에 어린이도서관이나 커피점처럼 지친 걸음을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이민아 시인이 운영하는 ‘낭독서점 詩집’이나 질문서점 ‘인공위성’처럼 작고 알찬 독서모임·강연을 꾸려가는 책방도 있으니 일정이 맞으면 책 한 권 값을 내고 참여해보는 것도 소중한 문화체험이 되겠다. 구경 끝에 책 한 권 구입해서, 골목을 지키는데 작은 보탬이 됐다는 뿌듯함까지 챙기면 어떨까.

■ 용두산 공원 크게 돌며 골목 산책

용두산 공원
피란민의 애환을 기억자산화한 40계단 거리, 그 자체로 근대의 향기를 소박하게 간직한 동광동 인쇄골목, 백산기념관과 근대건축물인 한성 1918을 낀 백산길, 근대역사관과 영화체험박물관을 지나 가로수 아래 예쁜 카페와 로드숍이 즐비한 대청동 거리를 걸어보자. 그렇게 걷다가 선선한 저녁 바람이 불 때쯤 용두산 공원을 올라(에스컬레이터 또는 나무가 우거진 진입로, 데크산책길) 부산항 풍경을 감상하자. 하늘이 푸른 듯 어두워질 때 부산타워에 올라 야경을 감상하는 것도 추천한다.

■ 연극 관람이냐 옥상영화관이냐

연극 vs 옥상 영화관
오후 8시가 되기 전에 마지막 일정을 선택해야 한다. 소극장 연극을 보거나, 야외영화를 보거나. 남포동 조은극장은 대관극장으로, 지역 극단 공연이 많지는 않아 아쉽다. 그러나 상업연극(대개 가벼운 코믹극)이 상시로 열리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관람할 수 있다는 게 장점. 네이버로 예매하면 저렴하다. 달빛과 밤바람을 즐기며 산복도로에서 영화를 보는 낭만은 어떨까. 이달 30일까지 매일 오후 8시에 서구 천마산 에코하우스 옥상에서 ‘라붐’ ‘쉘부르의 우산’ ‘오페라의 유령’ ‘물랑루즈’ 등 장르도 다양한 영화가 야외스크린을 통해 영화가 상영된다. 예약 없이 누구나 관람할 수 있고 비가 오면 취소된다. 부산국제단편영화제 홈페이지(www.bisff.org)와 전화(051-742-9600)로 문의하면 된다.


# 문화공간인듯 아닌듯 여기서 잠깐 쉬어갈까

◇국제시장 609 청년몰

국제시장 6공구 B 2층에 조성된 이곳은 청년 예술가와 소상공 창업자를 위한 복합문화공간이다. 지난해까지 비교적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다가 올 들어 ‘새 단장’을 이유로 여러 점포가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가 방문객들에게 실망을 안기지만, 흑백사진관 등은 성업 중.

◇노티스 1950

중앙동 부산항 바로 앞에 있는 이 카페는 1950년대에 지어진 쌀창고(대교창고)를 활용한 건물이다. 드라마 ‘쌈마이웨이’의 주요 촬영장으로 활용될 만큼 멋스러운 장소. 파티와 공연, 전시 등을 하는 복합문화공간 ‘비욘드 가라지’ 였다가 지금은 부산항을 내다보는 풍광이 일품인 카페&바로 바뀌었다.

◇젠틀몬스터 플래그십스토어

선글라스 브랜드인 젠틀몬스터가 운영하는 독특한 숍. 설치미술 작품들이 안경점 1~3층 건물 전체에 선글라스와 함께 ‘전시’돼 있어 마치 전위적인 갤러리에 온 듯하다. 회사 디자인팀이 직접 만들고 설치한다는 작품들은 때때로 바뀐다. 광복로를 지나다 한 번쯤 들를 만하다.

신귀영 기자 ky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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