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카툰으로 읽는 ‘감성 서평’ 이번엔 고전이다

퇴근길엔 카프카를- 의외의사실 글·그림 /민음사 /1만7000원 

  • 신귀영 기자 kys@kookje.co.kr
  •  |   입력 : 2018-09-07 19:20:15
  •  |   본지 1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외국고전 요약본 아닌 에세이
- 웹툰 작가의 ‘개인적’ 시각 투영
- 따뜻한 그림체와 짧은 글로 표현
- ‘책 읽고 싶은 상태’로 만들어줘

‘책을 읽는다는 것은 여행. 바로 옆에 있는 사람도 눈치챌 수 없는 시간과 공간의 여행이라면, 오래전 외국에서 외국어로 쓰인 책을 읽는 것은 최대한 멀리 멀리 떠나는 여행이 아닐까.’ 승객 모두 스마트폰과 눈맞춤을 하고 있는 지하철 안에서 홀로 책에 푹 빠져있는 누군가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는 지금 책 속에서 어떤 시대, 어떤 철학, 어떤 사람과 만나고 있을까.
카툰 작가 ‘의외의사실’이 그의 책 ‘퇴근길엔 카프카를’에 실은 그림과 글. 의외의사실은 이 책에서 고전 문학 작품을 자기의 시선과 경험을 바탕으로 소개한다. 민음사 제공
‘의외의사실’이라는 저자가 쓴 ‘퇴근길엔 카프카를’은 외국 고전소설 서평집이다. 특이한 점은 그게 카툰 형식이라는 것. 미리 밝혀두지만, 고전 소설을 안 읽고도 그 내용을 알 수 있는 요약본 정도로 생각하고 이 책을 구입하면 실망할 게 분명하다.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작품-체호프 단편선, 셰익스피어의 ‘오셀로’,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 하루키의 ‘노르웨이 숲’, 카프카의 ‘변신’,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 등-을 읽고 쓴 서평은 맞지만 소설을 읽어내는 시각은 작가 특유의 경험과 감성, 입장이 투영된 ‘순전히 개인적인 것’ 이기 때문이다.

저자의 필명이나 단순하고 부드러운 그림선이 낯설지 않다고 생각하는 독자도 있겠다. ‘의외의사실’은 레진코믹스에 연재된 인기 웹툰 ‘마루의 사실’ 작가로, 그가 출판사 민음사 블로그에 2년간 연재한 글을 엮은 게 이 책이다. 필요한 직선 말고는 한 군데도 모나지 않은 그의 그림은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풀어준다. 딱 ‘책 읽고 싶은 상태’로 만들어준다고 할까.

카툰으로 된 서평이 완전히 새로운 형식은 아니다. 그러나 카툰 서평이 대체로 감성적이고 가볍게 읽히는 현대소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면, 이 책은 시간과 싸워 이긴 고전소설이나 그에 준하는 인기를 누린 세계적인 문학작품을 다룬다는 점에서 오히려 도전적으로 느껴진다.

어쩌면 결코 이뤄지지 않을 망상과도 같은 꿈인 걸 알면서도, 단 한순간 빛나는 이상을 실현하는데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은 개츠비의 위대함을, 지나고 나서야 보이는 청춘의 아름다움을 몽글몽글하게 소환해 보이는 와타나베(‘노르웨이 숲’)의 독백을, 죽을 때까지 끝나지 않는 삶의 고통을 최선을 다해 감당하는 것만이 삶의 해법이라고 여기는 의사 리유(‘페스트’)의 담담함을 짧은 글과 단순한 그림으로 표현한다.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것보다 책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 잠들기 전에 머리맡의 책으로 손을 뻗는 사람, 엄숙한 서평보다 감성과 감성이 소통하는 독후감을 선호하는 사람, 그리고 앞으로는 고전을 좀 읽어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저자가 읽은 고전 작품들을 하나하나 읽어나가면 당신도 뭔가 새로운 형식의 서평을 쓰고 싶을지 모르겠다.

신귀영 기자 kys@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고수하던 4개 구·군, 결국 폐지
  2. 2[속보] 대통령비서실, 30억 들여 월평균 11회 여론조사…내용은 비공개
  3. 3부산시 “북항에 5만 석 돔 아레나” 유치의향서 제출
  4. 4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5. 5지광, 국회 동행명령 끝내 불응…여야 “즉시 고발”
  6. 6이태원 악몽 겪고도…서면 ‘만취길’ 대응 탁상공론
  7. 7“르노 부산, 글로벌 개발·생산거점” 쐐기
  8. 8영도 중리해변 알박기 텐트, 1개 더 늘었다
  9. 9[눈높이 사설] 부캉이가 알려준 부산관광의 새로운 가능성
  10. 10주민이 낸 감사청구서, 피감부서로 떠넘긴 부산시
  1. 1[속보] 대통령비서실, 30억 들여 월평균 11회 여론조사…내용은 비공개
  2. 2지광, 국회 동행명령 끝내 불응…여야 “즉시 고발”
  3. 3조현, 한미관계 난기류 우려에 “벨트 단단히 매면 돼”
  4. 4민주 “조희대 국정조사 실시”…국힘 “탄핵보다 더 비열”
  5. 5[뭐라노] 지광, 국회 동행명령 끝내 불응…여야 “즉시 고발”
  6. 6국힘 “공소취소 특검 전에 3+1 조작 특검 국조부터”
  7. 7"악의적 가짜뉴스" 민주당, ‘김혜경 여사 골프 의혹제기’ 주진우 고발
  8. 8박수영 의원, 민원해결 창구 6년간 300회 운영
  9. 9인권위, 김병기 전 보좌관 제기 '국수본 수사 지연으로 인권침해' 진정 각하
  10. 10국감 출석 거부한 지광(국제신문 대주주)에 국회 ‘동행명령’(종합)
  1. 1“르노 부산, 글로벌 개발·생산거점” 쐐기
  2. 2애플 ‘아이폰듀오’ 화면 결함 인정, 무상 교체 방침(종합)
  3. 3SK하이닉스, 2026년 3분기 경영실적 발표…매출 104조, 영업이익83조
  4. 4부산국제금융진흥원장 최병호
  5. 5올해 1~9월 부산 순유출 인구 5800명…2년새 절반 축소
  6. 6SK하이닉스 메모리 위기론 일축…“2029년까지 D램·HBM 완판”
  7. 7부산시 벤처펀드 받은 유망기업 ‘쑥쑥’…IPO 도전
  8. 8이형일 "2028년 100인 이상 사업장 퇴직급여 사외적립 의무화"
  9. 9내년 상반기 재가동…한빛 등 7기도 연장 속도(종합)
  10. 10강연 통역하고 요금 모니터링…관광·마이스산업 AI 바람
  1. 1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고수하던 4개 구·군, 결국 폐지
  2. 2부산시 “북항에 5만 석 돔 아레나” 유치의향서 제출
  3. 3이태원 악몽 겪고도…서면 ‘만취길’ 대응 탁상공론
  4. 4영도 중리해변 알박기 텐트, 1개 더 늘었다
  5. 5[눈높이 사설] 부캉이가 알려준 부산관광의 새로운 가능성
  6. 6주민이 낸 감사청구서, 피감부서로 떠넘긴 부산시
  7. 7[한 손 뉴스] 변호사 업무 재개한 홍준표, 대선 경선 관계자 변호 맡아(종합)
  8. 8동부산 시민 만난 전재수 “산은 유치·동남투자공사 동시 추진”
  9. 9“국제신문 회생 더이상 미룰 수 없어”…전재수 시장, 지광에 공식서한 보내
  10. 10법원 “부하직원 횡령, 감독 안 한 상급자 견책 정당”
  1. 1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2. 2‘무관의 제왕’은 옛말…케인 발롱도르 품었다
  3. 3‘은퇴 기로’ 손아섭, 2년 만에 NC로…3000고지 향한 행진 계속
  4. 4허구연 KBO 총재, 3연임 사실상 성공
  5. 5K리그2 준PO 12월 2일 개최
  6. 6김해FC, 제6대 사령탑에 설기현 감독 선임
  7. 7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 이동욱·단장 이택근(종합)
  8. 8올해 딱 한 번 지고 66번 이겼다
  9. 9똑똑한 ‘데이터 야구’와 수비 강화…개혁의 칼 뽑은 롯데
  10. 10차준환 계보 잇는 피겨 왕자 서민규
우리은행
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여수 ‘돌산 갓김치’와 갓김치 음식
한국문학관 기행
바람처럼 자유로운 김홍신 문학을 ‘건축언어’로 표현한 공간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커넥티드’…9.5 대 1 뚫은 신인 작가 10팀 한자리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실크로드 연구자이자 간첩 ‘깐수’ 外
일상 언어에서 찾은 삶의 방향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송현화-Magic Airs
지나-마음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설상수
경비원 /박필상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치이카와’ 3주째 정상…관객 200만 돌파 올해 열 번째 영화
누적 180만 넘긴 ‘극장판 치이카와’ 2주 연속 정상…예매율도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8일 (음 9월 18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7일 (음 9월 17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이여가 가을 보름달을 바라보며 읊은 시
지리산 연곡사를 찾아 시 읊은 매천 황현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