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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인한 사망은 자연재난 아닌 사회적 문제

폭염사회- 에릭 클라이넨버그 지음 /홍경탁 옮김 /글항아리 /2만2000 원

  • 국제신문
  •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
  •  |  입력 : 2018-08-24 19:28:07
  •  |  본지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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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미국 시카고. 섭씨 41도까지 오르는 폭염이 일주일간 지속돼 700여 명이 사망했다. 참사였다.

이전까지 무더위는 ‘사회문제’로 취급된 적이 없었다. 막대한 재산 피해를 내는 것도 아니고 홍수나 폭설처럼 스펙터클한 재난을 몰고 오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희생자가 대개 눈에 덜 띄는 노인, 빈곤층, 1인 가구 주민인 것도 큰 요인이었다. 사회적 무관심 속에 폭염은 깊숙이 파고든다.

사회학자 에릭 클라이넨버그는 폭염 사망자들이 생전 지내던 집에서 연구를 시작했다. 폭염에 따른 사망이 ‘사회 불평등’ 문제라 진단했기 때문이다. 희생자의 거주지는 취약 계층 집단 거주 아파트나 싸구려 호텔이었으며, 홀로 죽어간 대부분은 빈곤층이나 노인이었다. 인간관계가 매우 제한적인 데다 가족과의 교류가 뜸하거나 관계가 끊긴 경우도 많았다. 폭염사망자 지형도는 인종 차별과 불평등 지형도와 대부분 일치한다.

조사는 오랜 기간 다양하게 이뤄졌고, 기존 사회학이 간과해 우리 시선에 붙잡히지 않던 것을 연구과제로 끌어들인다. 결론은 분명하다. 폭염에 따른 사망은 ‘공공재화를 잘못 다룬 정부의 문제이며, 기후 변화에 대한 공학기술적 대처의 실패일뿐더러, 시민사회가 서로를 보살피지 못한 공동체 부재의 문제’라는 것. 저자는 폭염은 하나의 사회문제이며, 희생자가 죽어 나가는 사회적 조건을 조성하고 더위가 지나가기만 하면 이 죽음을 쉽게 잊히도록 만든 균열을 조사해야만 참사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 강조한다.
‘폭염 사회’는 기업가적인 정부 모델 또한 원인으로 꼽는다. 시민을 소비자로 대하고, 민간단체에 아웃소싱하는 정부 운영 방식은 수동적 서비스 전달체계로 취약계층을 방치하고, 재난에 대한 정부 책임을 회피하는 데 유용한 결과를 낳는다는 것. 현대에 닥친 기후 변화와 재난을 인종, 계급, 주변성 등 도시사회학을 활용해 다층적으로 연구한 보고서이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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