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봉권의 문화현장 <35> 포로 로마노와 팔라티노 언덕에서

‘여행 1번지’ 로마는 하루 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07-30 18:42:34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콜로세움의 눕혀진 돌기둥
- 콘스탄티누스 개선문까지
- 지하철 다니는 도심 속 위치한
- 엄청난 세월의 로마 문화유적들
- 수많은 관광객 다녀가지만
- 철저하고 엄격하게 지켜져와

- 근대 건축물 풍부한 부산도
- 좋은 관광도시 되려면 노력해야

로마 여행객들에게 교통의 요충인 테르미니역에서 메트로(도시철도) B호선을 타고 두 정거장 가자 콜로세오역이었다. 콜로세오역이 도심 한복판에 있다는 얘기다. 부산도시철도 1호선 범어사역에 내린다 해서 범어사가 눈앞에 있는 게 아니고(한참 걷거나 버스를 타고 꽤 가야 한다), 부산대역에 닿았다 해서 부산대 교문 안으로 곧장 들어설 수 있는 게 아니(한참 걷거나 셔틀버스를 타야 한다)라는 감각으로 좀 걸을 생각을 했다. 이 도시는 그게 아니었다. 개찰구를 빠져나오자 눈앞에, 콜로세움이 있었다.
로마 시내 콜로세움에서 내려다본 콘스탄티누스 개선문(왼쪽)과 옛 로마 유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팔라티노 언덕의 전경.
중국 시안에서 진시황 병마용의 무시무시한 규모에 질린 경험이 있어서인지, 감성이 무뎌진 탓인지 고대 로마 원형경기장 콜로세움에서 느낀 감흥은 엄청난 규모나 길고 긴 세월에서 오는 압도감과는 조금 달랐다. 이런 순간은 있었다. 콜로세움 관광객 가이드의 설명을 엿들은 바로는 이랬다. “콜로세움 건물은 이곳에 풍부했던 대리석으로 만들었지만, 이런 장식용 기둥들은 당시 이집트에서 실어온 화강암입니다.” 그러면서 가이드는 나와 다른 관광객이 쉬느라 무심히 걸터앉아 있던, 눕혀진 돌기둥을 가리켰다. “이런! 2000년 전 이집트 돌기둥에 앉아있었구나” 싶었다.

콜로세움의 2층에서 내려다보니 곁에 장엄한 콘스탄티누스 개선문이 있었다. 나폴레옹이 파리에 개선문을 세울 때 참고했다는 그 고대 개선문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콜로세움과 콘스탄티누스 개선문을 함께 보니 경주나 시안, 교토 같은 문화재 도시에서 느낀 감흥과 다소 다른 이 느낌의 실마리가 왔다. 어느 정도 그 ‘스토리’가 익숙한 한·중·일 문화재와 달리 그 사연이 낯선 로마의 엄청난 규모, 엄청난 세월의 문화재 앞에서는 ‘수학적 아름다움’ 같은 것이 먼저 왔다.

지금보다 기술이든 공학이든 에너지든 낫지 않았을 그 시대에 이런 걸 짓다니! 이렇게 뛰어나고 아름답게! 적어도 자신들이 다루는 재료·대상·계획에 관한 수학적·분석적 이해만큼은 완전에 가까웠다는 뜻인데 그렇게 일찍 그런 수준에 닿은 사회·정치·기술적 바탕과 실행력에 놀라움 섞인 궁금증이 밀려왔다. 그렇게 콜로세움에서 시작한 로마 도심 여행은 바로 곁 문화유적 팔라티노 언덕과 포로 로마노로 이어졌다.

여름휴가를 맞아 찾아간 로마는 ‘이런 식’의 경이와 즐거움이 한여름 더위와 전 세계에서 온 관광객 사이를 뚫고 다니는 고통을 덮어주는 점이 선명했다. 여기서 ‘이런 식’이란 엄청난 집중도와 관련이 깊다. 로마 메트로 A호선 스파냐역(테르미니에서 두 정거장)에 내리니 스페인광장이 딱 붙어 있고 골목과 거리를 조금 걸으면 트레비 분수와 나보나 광장이 멀지 않다. 플라미노역(테르미니에서 세 정거장)에 내리면 바티칸이며 그 곁에 유명한 천사의 성이 또 있는 식이다. 갈 곳은 정말 많았고, 관광객은 너무 많았다. 그곳은 여행 1번지였다.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외국 여행 매체가 부산을 좋은 여행지로 잇달아 선정했다는 좋은 소식이 들려오는데 이유를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됐다. 이는 다른 도시가 부산보다 매력이 떨어져서가 아닐 것이라는 데 생각이 닿았다. ‘어디 좋은 데 또 없나’ 찾아 다니는 것이 운명인 그들 매체에서 ‘가능성’을 인정받은 단계일 것이다. 그러니 기뻐하기보다 ‘왜 부산이지?’ 더 철저히 질문하고 가꾸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 한 가지. 이름났다 하는 도시는 풍부한 문화유산을 가꾸는 데 더 철저하고 엄격했다. 심지어 지역 공동체에 해가 되지 않는 적정 관광객 규모를 고민하며 관광객을 줄이려는 시도까지 포함된다. 도심의 중요한 고대 유적지를 아파트 건설로 훼손해야 하는 상황을 걱정하고, 근대 건축물 하나를 지키는 데도 고생하는 부산은 이런 피나는 노력과 마음도 배워야 할 것이다.

문화부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서 미분양 1군 브랜드 486가구 통째 전세로 공급(종합)
  2. 21만석으로 줄여라? BPA 초라한 아레나돔 고집
  3. 3가덕 첫삽 끝내 연내로 후퇴…당정 “공사비 8500억 증액”(종합)
  4. 4김해공항 10개월째 수장 공백…제2 출국장 부분 운영 여전
  5. 5“국제신문 위기는 민의 위기” 지역사회 잇단 지지
  6. 6[사설] 신세계타운, 센텀시티의 새 도약과 부산의 미래 이끌길
  7. 7선거법 위반 혐의 양산시 특보 숨진 채 발견
  8. 8면접 보고 그날 합격 통보…BIFC 채용행사
  9. 9“좋은 젊은 피 많아…잠재력 극대화”
  10. 10“지광은 국제신문 떠나라” 직원 빗속 상경투쟁
  1. 1820조 예산전쟁 개막…여야 ‘3대 메가·미래기금’ 격돌 예고
  2. 2박수영 ‘국쫌만’ 300회…888건 민원 풀어
  3. 3주민자치회 정식 출범 원년…유럽 모범사례 현장을 가다
  4. 4‘주민대표’가 건축 세부사항까지 의견…지방의회 심사 반영
  5. 5“7개 정당 19명 치열하게 토론…대화·설득으로 의견 일치 봐”
  6. 6민주, 조희대 ‘계엄 동조’ 여부 정조준
  7. 7서범수 의원, 농지 훼손·환경오염 막는 강화 법률 개정안 발의
  8. 8이 대통령 '순방 외교' 공방, '돼지 눈엔 돼지" 표현 논란도
  9. 9사천 공군기지 훈련기 공중 충돌 뒤늦게 알려져…부상자 없어
  10. 10北, 집속탄두 위력 과시…‘축구장 18개 면적’ 초토화
  1. 1부산서 미분양 1군 브랜드 486가구 통째 전세로 공급(종합)
  2. 21만석으로 줄여라? BPA 초라한 아레나돔 고집
  3. 3가덕 첫삽 끝내 연내로 후퇴…당정 “공사비 8500억 증액”(종합)
  4. 4면접 보고 그날 합격 통보…BIFC 채용행사
  5. 5편의점 번진 요거트 인기…세븐일레븐 ‘요즘’과 맞손
  6. 6부산은행 김해공항점 계속 운영
  7. 7롯백 편집숍 ‘시시호시’ 부산 감성 입었다
  8. 8중산층 10명 중 4명 벌이 줄었다
  9. 9조선 빅3 공동납품망 완성…부산 기자재 플랫폼 안착(종합)
  10. 10‘고부가 데이터’ 노린 AI해킹…새로운 보안 패러다임 급부상
  1. 1김해공항 10개월째 수장 공백…제2 출국장 부분 운영 여전
  2. 2“국제신문 위기는 민의 위기” 지역사회 잇단 지지
  3. 3선거법 위반 혐의 양산시 특보 숨진 채 발견
  4. 4“지광은 국제신문 떠나라” 직원 빗속 상경투쟁
  5. 5선박 2척 버티기…수영만요트장 재개발 착수 해 넘기나
  6. 6여전한 특수학교 님비 “주민체육시설 끼워 짓자” 고육책
  7. 7경비·미화 넘어 AI·관광 전문가로…은퇴 뒤 더 빛나는 삶
  8. 8국힘 과반 양산시의회, 민감한 3개 안건 부결 왜?
  9. 9대학·마을에 스며든 이전 기관…지자체는 정주지원 화답
  10. 10“부산형 상병수당, 고령노동자도 줘야”
  1. 1“좋은 젊은 피 많아…잠재력 극대화”
  2. 2“실책·기복 없어야 강팀…거인 맞춤 훈련 강화할 것”
  3. 3단거리 최강馬 위너클리어 짜릿한 역전승…국제신문배 우승
  4. 4삼성, KIA 6-1 꺾고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
  5. 5BNK, 여자농구 개막전 ‘디펜딩챔프’ KB 완파
  6. 6‘친정 팀 복귀’ 이동욱 감독, “기본기 다져 승리하는 팀으로 만들겠다”
  7. 7“AG 환희 잊고…리그 첫 경기부터 승수쌓기 총력”
  8. 8마침내…밀워키, 월드시리즈 첫 우승(종합)
  9. 9괜찮을까…모레노호, ‘96라인’·손흥민 모두 품었다
  10. 10여자프로농구 절반이 女감독
우리은행
얼굴에 담긴 이야기
자연에는 길흉이 없다
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여수 ‘돌산 갓김치’와 갓김치 음식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비밀이 사라진 섬, 농담으로 건네는 회한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커넥티드’…9.5 대 1 뚫은 신인 작가 10팀 한자리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아이마다 다르게 자라는 이유 外
실크로드 연구자이자 간첩 ‘깐수’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배미정-나무에 기대어
송현화-Magic Airs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곰 두 마리 /황인숙
시간이 지나고 보니 /설상수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치이카와’ 3주째 정상…관객 200만 돌파 올해 열 번째 영화
누적 180만 넘긴 ‘극장판 치이카와’ 2주 연속 정상…예매율도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1월 2일 (음 9월 23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9일 (음 9월 19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조선 중기 문신 김인후가 소쇄원 단풍을 읊은 시
이여가 가을 보름달을 바라보며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