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탁암 심국보의 동학 이야기 <31> 동학군, 혁명의 깃발 들다

잘못을 부끄러워 하는 것, 나라 흥망의 중요한 덕목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07-27 19:03:03
  •  |  본지 1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일반적으로 1894년 1월 탐관오리 조병갑의 수탈에 저항해 전북 정읍 고부에서 일어난 동학도의 봉기는 민란의 단계로 본다. 본격적인 동학혁명의 시작은 조직적인 대오를 갖추고 ‘무장창의문’을 발표하는 등 혁명군으로서의 면모를 갖춘 3월 20일(양력 4월 25일) 고창의 무장기포를 기점으로 본다.
   
전북 고창군 고창읍 당촌마을에 있는 전봉준 생가.
고창 무장읍은 손화중 장군이 세력을 이루었던 곳이었고, 전봉준 장군의 태어난 곳도 고창이다. 고창군에는 무장기포를 기념하는 비가 세워져 있고 해마다 4월이면 동학농민혁명 무장기포기념제와 무장읍성축제가 열린다.

동학혁명 당시 혁명의 정당성을 주장한 선언문이 많이 발표됐다. ‘무장창의문’은 그때 발표된 많은 선언문 중에서 빼어난 명문으로 평가된다. 무장창의문에서는 중국의 춘추전국 시대 제나라의 관자를 인용하여 “사유(四維), 즉 예의염치(禮義廉恥)가 퍼지지 못하면 나라가 망한다”고 하면서 “지금(1894년, 갑오년)의 형세는 옛날보다도 더 심한 바가 있다”고 강조했다.

관자는 국가를 유지하는 필수적인 4요소(四維)로 ‘예의염치’를 꼽았고, 이 가운데 하나가 끊어지면 나라가 기울고, 두 개가 끊어지면 나라가 위태롭고, 세 개가 끊어지면 나라가 뒤집히고, 네 개가 끊어지면 나라는 멸망에 이른다고 했다.

동학혁명군이 특히 주목한 것은 염치였다. 염치를 단순히 부끄러움을 안다는 개인적인 차원의 윤리를 뛰어넘어 나라의 흥망을 좌우하는 중요한 덕목으로 보았다. 염치는 청렴하고 부끄러워 할 줄을 안다는 뜻이며, 청렴하지 못한 것을 부끄러워한다는 뜻이다. 청렴하지 못한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을 때, 깨뜨릴 파(破)자를 써서 ‘파렴치’라고 한다.

무장창의문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관자는 “염이란 잘못을 은폐하지 않는 것이며, 치란 그릇된 것을 따르지 않는 것”이라고 했으니, 동학군들은 결국 파렴치한 상황을 극복하고 염치있는 세상을 만들고자 혁명의 깃발을 들었던 것이다.

그나마 염치 있는 어느 정치인이 스스로 목숨을 던졌다. 그의 죽음은 부끄러움을 모르는 파렴치한 정치 상황과 정치인들에 대한 경고이기도 하였다.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시민들의 긴 행렬에서 무장창의문의 격한 외침이 들리는 듯하다. 124년 전이나 지금의 상황이 전혀 다르지 않다고 여겨졌다.

   
“온 나라가 어육이 되고 만민이 도탄에 빠졌으니, 어찌 백성이 궁하고 또 곤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백성은 나라의 근본인데 근본이 깎이면 나라가 쇠잔해지는 것이다. 나라를 보존하고 백성을 편안케 할 방책은 생각하지 않고 밖으로 시골집을 건축하여 오직 혼자만 온전하려고 방책에 힘쓰면서 한갓 녹봉과 지위만 도둑질하고 있으니 어찌 이것이 옳은 이치이겠는가.”

천도교 ‘신인간’ 편집주간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뭐라노 구독 이벤트

 많이 본 뉴스RSS

  1. 1남천역 초역세권…비규제지역 청약조건 ‘복합주거단지’
  2. 2윤석열 총장의 반격…검찰도 집단 항명으로 추미애 장관에 반기
  3. 3난치병 환우에 새 생명을 <236> 뇌내출혈 최원호 씨
  4. 4‘해수동’(해운대·수영·동래) 누르니 ‘진금강’(부산진·금정·강서) 껑충…풍선효과·호재 맞물려
  5. 5북항 1단계 구역 ‘트램’ 내년 하반기 착공
  6. 6부산항 이용자 만족도 전국 평균 웃돌아
  7. 7[서상균 그림창] 죄와 벌
  8. 8연금 복권 720 제 30회
  9. 9‘통합 LCC’ 본사 부산 유치 운동
  10. 10북서쪽 찬 공기 영향…이번 주말 추워요
  1. 1변성완, 보선 출마 결심 굳혔나…여당 후보군 유일 선거설명회 참석
  2. 2신공항 이슈에도…야당 PK 지지율 오름세
  3. 3우리도 있다…부산 ‘제3 후보’ 돌풍 변수
  4. 4윤석열 총장 국조 하자더니…야당 “추미애 장관도 함께” 요구에 발 빼는 여당
  5. 5여당 '가덕' 못박은 신공항 특별법 26일 발의
  6. 6‘위치는 가덕’‘관문공항’ 명시…수도권 의원 동참이 관건
  7. 7시사대담·강연회…부산 보선 야당 후보군 행보 빨라졌다
  8. 8부산 여야, 보선 민자 사업 공약 경쟁
  9. 9공수처 추천위 후보 압축 불발…여당, 비토권 무력화 개정 착수
  10. 10홍순헌에 쏠리는 눈길…여당 부산 보선 ‘흥행카드’ 될까
  1. 1남천역 초역세권…비규제지역 청약조건 ‘복합주거단지’
  2. 2‘해수동’(해운대·수영·동래) 누르니 ‘진금강’(부산진·금정·강서) 껑충…풍선효과·호재 맞물려
  3. 3북항 1단계 구역 ‘트램’ 내년 하반기 착공
  4. 4부산항 이용자 만족도 전국 평균 웃돌아
  5. 5연금 복권 720 제 30회
  6. 6‘통합 LCC’ 본사 부산 유치 운동
  7. 7컨 운송 실시간 모니터링 플랫폼 나온다
  8. 8미세먼지 저감 선박에 입·출항료 감면
  9. 9주가지수- 2020년 11월 26일
  10. 10부산 종부세 납부 대상 5000명 늘었다
  1. 1부산인재평생교육진흥원, 영산대와 기술창업자 교육 시행
  2. 2윤석열 총장의 반격…검찰도 집단 항명으로 추미애 장관에 반기
  3. 3 뇌내출혈 최원호 씨
  4. 4북서쪽 찬 공기 영향…이번 주말 추워요
  5. 5양산 북부동 원도심지 도시재생 복합시설 건립 본격화
  6. 6울산 중·남구 1년 이상 실거주자 청약 허용
  7. 7 납의와 백의 : 가장 소박한 옷
  8. 8‘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1심 징역 40년
  9. 9김해시 창작 오페라 ‘허왕후’ 배우 9명 선발…제작 본궤도
  10. 10오늘의 날씨- 2020년 11월 27일
  1. 1“영원한 천재 잊지 않을 것”…축구 스타들 애도 물결
  2. 2신의 곁으로 떠난 ‘축구의 신’
  3. 3핸드볼 코리아 리그 27일 개막
  4. 4송승준 플레잉 코치로 내년 시즌 뛴다
  5. 5오재일·유희관 등 프로야구 FA 25명 공개
  6. 6롯데, 투수 장원삼 등 6명 방출
  7. 7데이터로 우승한 NC…‘직감야구’ 시대 저무나
  8. 8아이파크 새 사령탑에 페레즈 선임
  9. 9kt, NBA 출신 알렉산더 영입
  10. 10 ‘ 축구전설 ’ 아르헨티나 마라도나 별세
구시영의 '사람&세상'
교통공학·교통계획 분야 전문가 정헌영 부산대 교수
조봉권의 문화 동행
예술가의 코로나 대처법- 극단 해풍 이상우 대표
새 책 [전체보기]
천재 허균(신정일 지음) 外
한 컷의 인문학(권기복 지음) 外
신간 돋보기 [전체보기]
서거 50주기 맞은 전태일 열사
극단 선택과 남은 자의 아픔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 임봉호 作
부산-돌아보다-이지훈 作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가을밤에 /문복선
때로는 /조미영
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전체보기]
‘이웃사촌’ 배우 오달수
‘내가 죽던 날’ 배우 김혜수
이원 기자의 클래식 人 a view [전체보기]
피아니스트 랑랑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전체보기]
‘Aㅏ’‘운빨러’ ‘푸핥’…요즘 TV 자막 이대로 괜찮나
추석 개봉 앞둔 한국영화 속사정
조재휘의 시네필 [전체보기]
15년 만의 귀환…감독판에 담긴 의미
역사의 암흑 대면한 일본 거장
현장 톡·톡 [전체보기]
서로 의지함이 곧 삶이더라…별이 된 연극인의 마지막 메시지
묘수풀이 - [전체보기]
묘수풀이 - 2020년 9월 29일
묘수풀이 - 2020년 9월 28일
뭐 볼까…오늘의 TV- [전체보기]
뭐 볼까…오늘의 TV- 2020년 11월 26일
뭐 볼까…오늘의 TV- 2020년 11월 25일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0년 11월 26일(음 10월 12일)
오늘의 운세- 2020년 11월 25일(음력 10월 11일)
이기섭 8단의 바둑칼럼 [전체보기]
제27회 부산·서울 프로기사 초청교류전 2차전
제27회 부산·서울 프로기사 초청교류전 2차전
장은진의 판타스틱 TV [전체보기]
우리 시대 이병헌論
스타를 ‘완성’하는 자질 다섯 개
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전체보기]
愼終若始
潔者有不潔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말 많은 세상, 말을 삼가라’ 가르친 최남복
뜻 못 펼치고 강물에 빠져 죽은 굴원
  • 맘편한 부산
  • 국제 어린이 경제 아카데미
  • 유콘서트
  • 2020 어린이 극지해양 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