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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진선미의 연극마실 <14> 서울에 가면 그곳이 있다

부산의 공연정보 안내할 공간 하나 갖고 싶다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07-17 18:50:00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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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극센터서 연극정보 얻고
- 좋은공연안내센터서 티켓 구매
- 예술가의 집에선 귀한 자료 구경
- 누구나 쉽게 공연 접할 수 있어
- 시민과 예술가 잇는 통로 역할

- 부산 문화정보 제공 공간 태부족
- 온라인과 오프라인 연계 고민을

서울 나들이를 했다. 영화 ‘미스 진은 예쁘다’ 시사회 이후 처음이니 얼추 5, 6년 만이다. 예전엔 일도 일이지만, 서울에서 활동 중인 동료들을 만나 안부를 묻는 게 주였는데 이번엔 다른 목적이 있었다. 서울에 있는 공연 관련 오프라인 공간이 어떻게 활용되는지 궁금해서였다.
   
공연 검색과 티켓 구매가 가능한 ‘좋은 공연 안내센터’ 전경.
얼마 전 부산시에서 부산 문화예술 행사정보를 한 곳에서 검색하는 ‘부산e문화파크’라는 포털 사이트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그런데 내 생각은 조금 더 멀리 닿아 있다. 기왕 만드는 온라인 공간이 활성화되기 위해서 오프라인 공간이 연계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아직은!

   
공연장 문화지도와 예술 관련 책이 비치된 ‘서울연극센터’ 내부 모습.
대학로 ‘서울연극센터’를 비롯해 티켓박스 역할을 하는 ‘좋은 공연 안내센터’, 예술 관련 책과 음반이 모인 ‘예술가의 집’을 곧장 둘러봤다. 바깥에서 막연하게 바라보는 환상 탓에 속사정 모르는 뜬구름을 잡지 않을까 우려해 현장을 잘 아는, 서울에서 활동 중인 후배를 동반했다. 시민과 예술가의 활용도가 높은 공간을 소개해달라고 부탁했다.

서울연극센터는 연극 하는 이라면 대학로 가서 한 번쯤 들르는 곳이다. 관객에게도 효율적인 공간이다. 안에 들어서면 우선 한쪽 벽면에 대학로 주변 공연장 문화지도가 비치돼 있어 주변 지역 관광안내를 겸한다. 대학로뿐 아니라 서울 시내 공연장별 공연홍보물도 일목요연 정리돼 있다. 안쪽에는 예술 관련 책들이 서재 같은 풍경으로 한눈에 들어온다. 책 읽는 테이블이 있어 이날도 시민들이 평일 낮임에도 제법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대여도 할 수 있다.

   
광범위한 자료를 보존한 ‘예술가의 집’ 전경.
예전부터 벤치마킹하고 싶던 공간이 서울연극센터다. 부산에 저런 공간이 있다면 공연예술에 활기를 불어넣어 줄 수 있겠다 싶었다. 몇 년 전 원도심 창작공간 또따또가의 입주 작가로서 공간을 하나 할애받아 야심 차게 ‘마중’이란 이름을 걸고 공연정보센터라는 걸 마련한 적이 있다. 공공기관 관계자들에게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몇 번 제의도 해봤으나 언제나 돌아오는 답은 예산 문제였다(물론, 나는 의지 문제라고 생각했지만). 그래서 ‘우리가 먼저 하면 되지’라는 생각으로 일을 벌였다. 또따또가 입주 작가들의 품앗이로 예쁜 공간이 꾸며졌다. 그러나 여러 크고 작은 문제로 일 년 만에 문을 닫았다. 끝까지 공간을 고집했다면 아마 문은 열어둘 수 있었겠지만, 운영비 없이 운영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점을 깨달았다.

서울연극센터에서 공연정보를 얻은 뒤 티켓을 사고 싶다면 건너편 ‘좋은 공연 안내센터’로 가면 된다(물론 온라인 예매도 가능하다). 입구의 ‘건전한 공연문화를 해치는 호객행위는 불법입니다’라는 배너가 인상 깊다. 내부에는 공연 검색 창구와 티켓 구매 창구가 함께 있다. 직원들에게 부산에도 이런 공간이 있었으면 해서 견학 왔노라 설명하니 부산이 고향인 직원이 자신도 부산에 가면 없어서 아쉽고, 진심으로 있으면 좋겠다며 반긴다.

이어 ‘예술가의 집’으로 갔다. 연극, 춤 분야 단행본 7500권, 정기간행물 58종, 대본 6600권, 영상자료 4800건이 소장돼 있어 귀한 대본이나 영상자료를 열람할 수 있다. 1931년 준공돼 경성제국대학 본관으로 쓰이다 문화재로 지정된 고건축물을 활용했다. 이 모든 것이 대학로의 특성과 맞물려 있어 쉽게 ‘모방’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이들의 쓸모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발견’하고 지역 특성에 맞게 적용하는 길을 찾는 것이리라. 내가 연극 비평지를 만들 때나 공연정보센터를 만들겠다고 나섰을 때 주변 걱정은 온라인시대에 종이책과 오프라인 공간이 효율적인가 하는 문제였다.

   
예술은 농사와 같다고 믿는다. 농사는 몸을 실제로 살리는 것을 재료로 삼는다. 우리는 가상이 아닌 실제에서 위안받는 존재다. 가상조차 실제를 갈망하는 것이 예술이다. 예술이 존재하는 이유처럼 사람들이 예술의 공간에 들어와 있음을 확인하는, 실재하는 장소도 필요하다.

진선미 연극인·연극비평지 봄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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