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현장 톡·톡] “배산성지서 출토된 목간, 부산 고대사 복원 ‘국보급’ 유물”

부산박물관 40주년 심포지엄…지역 고대사 쟁점 3가지 토론

  • 국제신문
  •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  |  입력 : 2018-07-12 19:07:05
  •  |  본지 20면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① 지역 최초의 목간 발굴
- 군 창고 물품관리 장부 가능성

- ② 부산, 최대 532년까지 ‘가야’
- 연산동고분, 가야고분으로 봐야

- ③ 삼한시대 독로국은 동래
- 지명유래·유적 미뤄 거제도 아냐

부산박물관 개관 40주년 학술 심포지엄(국제신문 지난 10일 자 22면 보도)은 많은 청중이 참가한 가운데 발표자의 설득력 있는 주장과 토론자의 날카로운 반박이 4시간 동안 오갔다. 지난 11일 오후 부산 남구 부산박물관 대강당에서 열린 이 학술행사는 ‘부산의 정체성과 역사 쟁점’이라는 큰 주제 안에서 부산 고대사 쟁점 3가지를 짚었다.
   
지난 11일 부산박물관에서 열린 개관 40주년 학술심포지엄 ‘부산의 정체성과 역사 쟁점’.
가장 ‘따끈따끈한’ 주제는 이용현 국립경주박물관 학예연구사가 발표한 ‘배산성지 출토 목간과 신라 사회’였다. 부산박물관은 지난해 연제구 배산성지 문화재 발굴조사 중 1호 집수지(集水址)에서 묵서명 목간(木簡·글을 적은 나뭇조각) 1점을 발굴했고, 2호 집수지에서 목간 1점을 추가로 발굴했다. 부산에서 발굴된 최초의 목간으로 배산성지 일대에 있던 신라 거칠산군의 실체 규명 등, 사료가 거의 남아 있지 않은 부산 고대사를 복원하는 데 열쇠가 될 유물로 주목받았다.

심포지엄에서 이 학예연구사는 잔존 면적이 비교적 넓고(길이 29㎝, 너비 6㎝) 글자가 30여 자나 남은 2호 목간의 해독·해석에 집중했다. 이 학예연구사는 2호 목간이 “7세기께(675년±60년) 거칠산군이 관할하는 대판○촌에 관한 배산성지 주변 소재 군(郡) 창고의 물품(곡물) 관리 장부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2호 목간에는 ‘大阪○村(대판○촌)’ ‘失受(실수)’ ‘今知(금지)’ ‘乙亥年(을해년)’ ‘二月 一日(2월 1일)’ ‘三斗(3말)’ ‘四月 一日(4월 1일)’ ‘一石四斗(1섬4말)’‘上法(상법)’ ‘村主(촌주)’ 등 글자가 있다. 이 학예연구사는 “‘을해년’으로 추정되는 글자가 있어 목간이 만들어진 연대를 추정할 수 있다. 함께 출토된 유구의 연대로 미뤄 을해년인 675년이 가장 유력하고 615년이나 735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날 발표·토론자들은 배산성지 목간이 아직 연구 초기 단계로 전문가들의 다양한 견해를 종합해야 정확한 해석이 도출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학예연구사는 “부산지역에서 펼쳐진 신라 역사를 알 수 있는 자료가 많지 않아 배산성지 묵서는 ‘국보급’이라 할 수 있다. 부산박물관 40년 역사에 획을 긋는 중요한 발굴”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부산대 김두철(고고학과) 교수는 ‘부산은 언제까지 가야였는가’ 발표에서 “부산은 고대 국가 성립 단계부터 연산동고분군 고총고분이 소멸할 때까지 시종 가야였다. 부산은 지정학적으로 바다를 끼고 있어 가야사에서 핵심적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3세기 말에서 562년까지 전기 가야의 중핵을 이룬 집단은 김해 대성동고분군 조영 집단과 부산 복천동고분군 조영 집단”이라는 것이다. 그동안 역사 기록이 없어 전기 가야의 중핵이던 부산의 위치가 간과됐다는 해석이다.

또 김 교수는 사적 제539호 연산동고분군에서 고총고분(봉분이 높은 무덤)이 더는 축조되지 않는 시점까지 “부산은 가야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토론자 경북대 이성주(고고인류학과) 교수는 “5~6세기 복천동·연산동고분군을 가야적인 고분군이라 정의하는 것에는 이의가 없지만, 가야고분으로 단정하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5세기 후반에서 6세기 전반에 조성된 연산동고분군은 가야와 신라의 고분 축조 특징을 모두 지녀 이 지역이 당시 가야 영토였는지 신라 영토였는지 단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날 김 교수는 토기 문화, 마구와 갑주 분포 등을 종합해 “연산동고분군은 가야고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부산에서 가야의 끝, 곧 고총고분의 소멸은 가야와 신라의 결혼 동맹이 깨진 시점(529년)에서 금관국이 신라에 항복한 시점(532년) 사이”라고 덧붙였다.

부경대 선석열(사학과) 교수는 ‘삼한시대 독로국, 동래인가 거제인가’에서 “독로국은 부산(동래)에 위치했다”고 결론 냈다. 선 교수는 “삼국지 위서 동이전에 ‘독로국은 왜와 경계를 접한다’고 기록됐는데, 독로국이 거제도에 있었는가 부산에 있었는가를 두고 위치 비정 논란이 지속됐다”며 “동래라는 지명의 유래를 독로국에서 찾을 수 있고, 삼한 및 삼국시대 유적이 부산에 풍부한 점으로 볼 때 독로국을 거제도로 비정할 만한 근거가 희박하다”고 덧붙였다.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건강한 부산을 위한 시민행동 프로젝트
많이 본 뉴스 RSS
  • 종합

  • 정치

  • 경제

  • 사회

  • 스포츠

김두완 신부의 신앙 이야기
사람다운 삶
최원준의 그 고장 소울푸드
영천 돔배기
국제시단 [전체보기]
풀꽃친구 /박진규
9월 /조정해
글 한 줄 그림 한 장 [전체보기]
나를 눈 뜨게 한 엄마 밥과 장모님 밥
성공하기를 원한다면 적의 입장에서 생각하라
방송가 [전체보기]
거래의 대상이 된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세간 뒤흔든 ‘흑금성’ 사건의 진실은
새 책 [전체보기]
문명의 요람 아프리카를 가다 1, 2 外
이윤기 신화 거꾸로 읽기(이윤기 지음) 外
신간 돋보기 [전체보기]
클래식 거장 말러를 비춘다
성공신화 90대 경영인의 노하우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스르르 부서지는-임현지 作
무제-서상환 作
어린이책동산 [전체보기]
광천수·탄산수·수돗물, 어떻게 다를까 外
밀가루 친구들이 일러주는 꿈의 의미 外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가을안부 /김소해
나침반 /우아지
이기섭 8단의 토요바둑이야기 [전체보기]
제22회 LG배 기왕전 통합예선 4라운드
제22기 GS칼텍스배 결승1국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전체보기]
물괴·협상·안시성·명당…추석 극장가의 승자는?
‘웰메이드 영화’ 리얼한 세트장이 좌우한다
조재휘의 시네필 [전체보기]
스물세 살 BIFF(부산국제영화제), 좀 더 넓은 부산공간 끌어안아야
영화 ‘공작’- 첩보극으로 본 남북관계의 오래된 미래
책 읽어주는 남자 [전체보기]
수십 년 삶의 흔적을 쉽고 담백한 언어로 녹인 시인 /박진명
한국은 ‘사기공화국’…자발적 분쟁해결 자리잡아야 /정광모
책 읽어주는 여자 [전체보기]
로봇왕국 독재가 두렵다고?…휴머니즘의 힘을 믿어봐 /안덕자
인간 본성 파헤친 10가지 실험, 때론 끔찍한… /강이라
현장 톡·톡 [전체보기]
냉전부터 심리·정치적 분리까지…현대사회의 분열을 이야기하다
초연결시대 광고마케팅 화두는 채널확대·기술협업
묘수풀이 - [전체보기]
묘수풀이 - 2018년 9월 21일
묘수풀이 - 2018년 9월 20일
이기섭 8단의 바둑칼럼 [전체보기]
제5회 대주배 남녀 프로시니어 최강자전
제5회 대주배 남녀 프로시니어 최강자전
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전체보기]
萬物將自賓
天地弗敢臣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