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최현범 목사의 좁은 길을 걸으며 <6> 더불어 사는 공동체

생존 셈법보다 나눔 셈법이 필요한 때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06-22 20:01:40
  •  |   본지 1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몇 년 전 해운대의 한 아파트에서 30대 여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7개월 만에 미라처럼 말라있는 상태에서 발견됐다. 그는 15년 전부터 가족과 관계를 끊고 살았다는데, 이처럼 외롭게 살다가 죽는 일이 연이어 일어난다. 이런 안타까운 죽음의 일차적 원인은 본인의 고립된 성향, 정신적 문제 등 개인적인 것에 있으며 가족의 책임도 크다.
대한적십자사 부산지사 봉사원들이 저소득층에 구호물품을 전달하고 있다. 국제신문 DB
그러나 조금 더 눈을 들면 다른 원인이 보인다. 급격한 경제성장 속에서 우리 사회가 잃어버린 것이 있다. ‘더불어 사는 공동체성’이 그것이다. 어느 사회 집단이나 경쟁이 없을 수는 없겠으나 지나치다 보면 사회의 무서운 독이 된다. 온통 경쟁을 부추기는 사회, 능력 있는 사람들에게 기회와 힘을 몰아주는 사회, 이로 인해 빈익빈 부익부가 이어지면서 양극화가 심화되는 사회, 이런 사회에서는 자연히 사회적 약자가 양산되기 마련이다. 이 중 심약한 이들은 자포자기하는 것이고, 독한 사람들은 묻지마 범죄자로 전락하게 된다.

우리나라가 2013년 기준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이고, 20년간 자살률이 5배 증가하고 특별히 노인 자살률이 폭발적인 증가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생명경시사상, 자살을 부추기는 사람들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할 수는 없다. 우리 사회에 자살의 영이 충만하다는 식의 소위 영적인 해석은 오히려 문제의 본질을 희석시킬 뿐이다. 이 모든 것은 지금 우리 사회가 처한 척박한 환경의 당연한 귀결이다. 어느 정치인이나 기업가만의 책임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당연히 교회에도 책임이 크다. 교회가 복음의 지향하는 본연의 자리에 서지 못했기에 세상을 바르게 돕지 못했다.

이제 우리는 하나님의 가르침으로 돌아가야 한다. ‘더불어 사는 공동체성’이다. 구약에서 이스라엘에 주신 율법(토라)은 7년마다 오는 안식년을 면제년이라 하여 채권자들에게 채무자의 빚을 탕감하도록 명하고 있다. 50년마다 오는 희년에는 종을 해방하여 자유인이 되게 하고 잃어버린 토지를 무상으로 돌려주었다. 이런 사회 시스템은 누구든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어 모두 함께 사는 공동체를 만들어가도록 했다.

신약에서 최초로 세워진 예루살렘교회는 이 정신을 이어받아, 가진 자가 자신의 집과 땅을 팔아 궁핍한 자에게 나누어줌으로 교회 내에 가난한 자, 핍절한 사람이 없게 했다. ‘더불어 사는 공동체성’이야말로 교회가 세상의 빛과 소금임을 드러내는 표지였다.

유대인은 금요일 저녁 안식일이 시작되면 상점마다 문을 닫으면서 조금 전까지 팔았던 상품 중 일정량을 가게 앞 길가에 내놓는다. 필요한 사람, 가난한 사람이 거저 가져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유대인 삶의 가장 중요한 원칙인 ‘제다카’ 즉 자선과 선행을 실천한다. 국가나 복지제도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자신의 삶의 가치에 뿌리내린 제다카를 자발적으로 실천한다.

이제 하나님이 가르쳐주시는 셈법으로 우리 삶의 방향을 바꾸어 보자. 얼마나 많이 벌 것인가 보다도 얼마나 많이 나눌 것인가를 계산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과의 경쟁에서 얼마나 앞설 것인가를 셈하지 말고, 다른 사람과 어떻게 더불어 갈 것인가를 셈하는 것이다. 이런 셈법이 사회를 더욱 살 만한 사회로 만들어 줄 열쇠가 될 것이다.

부산중앙교회 담임목사·부산기독교윤리실천운동 공동대표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HD현대중공업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노사 갈등 커질 듯
  2. 2‘부캉이’ 그물도 무용지물…하루만에 수로 안으로
  3. 31244회 로또복권 1등 18명…당첨금 16억469만 원
  4. 4김민석 “차기 총선 주 싸움터는 한강 아니라 낙동강”
  5. 5[속보]만취상태로 예인선 오르던 선원 추락사…법원 “직무상 재해”
  6. 6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40.8원… 전주보다 0.9원 ↓
  7. 7LH 미매각 토지 22조 육박…19년간 못 판 상업용지도
  8. 8[속보] 투자사기 치고 돈세탁은 카지노 칩으로…40대 징역 1년8개월
  9. 9[속보] 영화 ‘암살자(들)’ 투자 외부 개입 논란에…국책은행 “사실무근”
  10. 10“바다로 안 돌아갈래”…‘부캉이’ 추가 구조 없이 당분간 움직임 주시
  1. 1김민석 “차기 총선 주 싸움터는 한강 아니라 낙동강”
  2. 2李대통령, ‘정청래 그만 괴롭히라’는 글에 “괴롭힌 거 아냐”
  3. 3軍 “北,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발사”
  4. 4추미애 “김지용, 언제든 국민과 정의에 등 돌릴 수 있는 자”
  5. 5靑, 北 탄도미사일 발사에 긴급회의…“안보리 위반, 즉각 중단 촉구”
  6. 6‘교정시설 조성 지원 특별법’ 발의…부산구치소·교도소 통합 뒷받침
  7. 7[속보] “전두환 내란 아냐” 김태규 ‘제명 촉구 결의안’의결
  8. 8김민석 부산 찾아 “전재수 시정 성공시키겠다”
  9. 9李대통령 “우크라, 상대국 원수 거짓말쟁이 만들어…사과 거부시 추가 조치”
  10. 10부산 국힘 “보좌진 유죄 선고…전재수 시장, 시민에 사과해야”
  1. 11244회 로또복권 1등 18명…당첨금 16억469만 원
  2. 2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40.8원… 전주보다 0.9원 ↓
  3. 3[속보] 영화 ‘암살자(들)’ 투자 외부 개입 논란에…국책은행 “사실무근”
  4. 4"삼전닉스 ETF 출시 때 투자자 보호 대신 시장 확대만 급급"
  5. 5예가람저축은행 해킹 피해로 고객 4만명 정보 유출
  6. 6당국, '해킹사고' 확산에 내일 금융업권 긴급소집
  7. 7현대캐피탈도 해킹 피해…주택대출 모집인 146명 개인정보 유출
  8. 8“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9. 9삼성중공업, 올해 LNG운반선 20척 수주. 글로벌 경쟁력 입증
  10. 10"건보료 재정누수 심각…1000만원 초과 고액체납 2배 급증"
  1. 1HD현대중공업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노사 갈등 커질 듯
  2. 2‘부캉이’ 그물도 무용지물…하루만에 수로 안으로
  3. 3[속보]만취상태로 예인선 오르던 선원 추락사…법원 “직무상 재해”
  4. 4LH 미매각 토지 22조 육박…19년간 못 판 상업용지도
  5. 5[속보] 투자사기 치고 돈세탁은 카지노 칩으로…40대 징역 1년8개월
  6. 6“바다로 안 돌아갈래”…‘부캉이’ 추가 구조 없이 당분간 움직임 주시
  7. 7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8. 8“택시부제 풀었더니 매출이 쑥”…밀양시, 시범운영 거쳐 전면 해제
  9. 9“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10. 10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1. 1[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2. 2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3. 3태권도 송다빈, 여자 67㎏초과급 금메달…겨루기 첫 金 수확
  4. 4서채현, 아시안게임 스포츠클라이밍 여자 리드 금메달
  5. 5한국, AG 남자 축구 4회 연속 금메달…결승 한일전 1-0 승리
  6. 6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7. 7KLPGA 대회 처음 부산서 여는 HJ重… “지역과 상생할 것”
  8. 8메치고 쏘고…한국 유도·양궁 ‘금빛 데이’
  9. 9한국 여자 양궁 단체전 인도에 져 은메달…8연패 무산
  10. 10성적 부진·단장 공백·감독 결별·구단주 경고…김해FC ‘사중고’
우리은행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미리보는 제31회 BIFF
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자현-꾸지 않는 꿈
장승택-ayered Painting P60-11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인턴’, ‘오디세이’ 제치고 정상…허진호 감독 ‘암살자(들)’ 예매율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일 (음 8월 21일)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30일 (음 8월 20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할아버지·아버지·본인·아들까지 정쟁으로 죽은 김제겸의 글
아침 산안개를 읊은 조선 전기의 문신 월헌 정수강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