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중적이면서 시대상 담은 작품
- ‘복순이 할배’ ‘나들목’ 등 호평

- 올해 수영구 소극장 인수·개조
- 수준급 음향장비 등 시설 갖춰

- 내달 29일까지 오픈 기념 공연
- “많은 배우 설 무대 만들고 싶어”

부산의 뮤지컬 극단 ‘아트레볼루션’이 전용 극장을 열고 더 활발한 창작에 시동을 건다. 자신들의 콘텐츠를 한결 안정된 환경에서 선보이며 더욱 두터운 관객 층을 만들겠다는 목표다.

	지난 15일 부산 수영구 남천동 아트레볼루션 전용관에서 창작 뮤지컬 ‘나에게만 들리는 목소리’(연출 박정우)가 개관 기념 공연으로 펼쳐지고 있다.

아트레볼루션은 지난 15일 개관 공연 ‘나에게만 들리는 목소리’(나들목)’를 무대에 올리는 것을 시작으로 ‘아트레볼루션 전용관’(부산 수영구 남천동·옛 디코소극장) 운영에 들어갔다. 뮤지컬 전용관답게 음향 시설에 신경을 많이 썼고, 72개의 편안한 좌석이 특히 돋보이는 공간이다.

	아트레볼루션 전용관 내부 모습. 수준급 음향시설을 갖추고 객석도 편안하게 재단장했다.

2012년 창단한 극단 아트레볼루션은 뮤지컬과 대중의 간격을 좁히는 ‘문화 혁명’을 꿈꾸며 출발한 부산의 젊은 연극인 단체이다. 관객이 재미있고 쉽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을 우선으로 창작해왔다. 동서대에서 뮤지컬을 전공하고 서울 대학로에서 활동하다 돌아온 박정우 대표는 “관객과 재미있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소통하는 작품 속에 시대상과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자연스레 반영하려 했다. 신나고 재미있는 작품으로 관객이 원하는 무대를 만들고 싶었다”고 극단의 방향을 설명했다. 그렇게 출범한 젊은 아트레볼루션은 그동안 다양한 공연으로 부산의 창작뮤지컬 기반을 닦았다. 아트레볼루션이 중요하게 생각한 요소는 안정적인 장기 공연과 좋은 레퍼토리의 개발이다. 길어야 일주일이면 끝나는 기존의 소극장 공연은 관객 개발이나 안정된 운영 측면에서 어려움이 많다고 봤다. 공연이 알려질 시간조차 부족하기 때문이다. 아트레볼루션은 공연을 열면 한 장소에서 최소 한 달은 이어왔다. 또 시즌제를 운영해 공연을 거듭하면서 작품을 발전시켰다. 지난해 11번째 시즌을 맞은 ‘복순이 할배’(2012 초연)가 대표적이며, 지금 공연 중인 ‘나들목’(2013 초연)은 7번째 시즌이다. 연극 ‘용서받은 시간’ ‘뮤지컬 갈라쇼 클라이막스’ 등이 지난해 창작돼 두 번의 공연을 거쳤다. 해운대문화회관 상주단체로 있던 2016년 초연한 ‘구름 위를 걷는 자’는 두 번의 시즌을 마쳤다.

	널찍한 로비. 아트레볼루션 제공

현재 상연 중인 ‘나들목’은 아트레볼루션의 대표 레퍼토리다. 초등학교 여교사 강희와 텔레파시 인터넷 기사 힘찬의 판타지 로맨스를 통해 사랑과 현실에서 고민하는 청춘 이야기를 그렸다. 박 대표가 연출, 희곡, 작곡, 작사를 모두 맡았다. 소극장 뮤지컬로서 안정감 있고 조화로운 작품성으로 꾸준히 호평받았다. 박 대표는 “텔레파시라는 소재로 결혼과 사랑을 그렸다. ‘복순이 할배’에 이어 사랑의 의미를 전하려 한다”고 연출 의도를 밝히며 “전용관에서 더욱 안정된 공연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올해 초 전용관을 열겠다는 결심이 섰다. 무엇보다 부산의 좋은 배우들이 많은 무대에 서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더 많은 공연과 무대를 만드는 게 제작자의 사명이라고 생각했다”며 “인프라 확대에 기여하고 싶다. 마침 환경이 마음에 드는 소극장을 찾아 인수했다. 극장 운영이 쉽진 않겠지만, 공연을 한다는 것이 돈을 벌려는 목적은 아니었다. 더 좋은 공연을 많이 만들어 부산의 공연 문화 발전에도 의미 있는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배경을 밝혔다.

‘나들목’ 공연은 다음 달 29일까지 이어진다. 평일 오후 8시, 토요일 오후 2시 5시. 일요일 오후 3시. 월요일 공연 없음. 만 9세 이상 관람. 4만 원. 010-3444-4609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