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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삼척 - 청어회무침·청어 구이·소한천 민물김·하장 곰취·메밀국죽·곤드레꽁치조림·불술·갈남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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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해의 푸른 꿈을 안고 돌아오다! - 삼척 청어

동해의 푸른 바다를 따라 늘어선 항구 중 가장 동쪽에 자리 잡고 있는 삼척 임원항. 요즘 임원항에서는 잘 보이지 않았던 손님이 돌아오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 덕에 활기가 넘친다. 바로 청어가 그 주인공이다. 고래가 가장 좋아한다는 생선인 청어는 기름이 많아서 먹기가 힘들 듯도 하지만, 갓 잡은 싱싱한 청어로 회를 떠 초장과 갖은 채소에 쓱 비벼 먹는 청어회무침 맛은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맛이란다. 냄새가 너무 좋아 옆집에서 샘낸다는 청어구이도 임원항 사람들이 자랑하는 맛이다. 그만큼 임원항 사람들에게 청어는 빼놓을 수 없는 생선인 셈.

‘맛있기로는 제일’이라는 푸른 바다를 품은 청어로 여름을 맞이하는 임원항 사람들을 만난다.

■ 원시의 자연이 품은 귀한 맛 ? 소한천 민물김

태백산맥의 동쪽, 높은 산에서 흐르는 물줄기가 바다에 닿기 전, 수중동굴에서 내려온 소한천의 바위에서는 우리나라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희귀종인 민물김이 자라고 있다. 오래전, 많이 날 때도 일 년에 삼천 장 정도가 전부라 숨겨두고 먹었다는 귀하디귀한 민물김으로 끓인 민물김국은 산후에 몸 회복용으로는 제격인 음식이었다. 잉어를 항아리에 넣고 진흙을 발라 푹 곤 잉어고음도 귀한 보양식이었다고. 여든을 넘겼지만, 여전히 산과 들을 거뜬히 누비고 다니는 김계남 어머님에게 소한천 물이 가져다준 생명은 밥이 되고 약이 되는 귀한 존재다.

■ 세 번을 오르고 올라야 닿을 수 있는 땅 ? 하장 곰취 가족 이야기

삼척은 세 번 오른다는 이름대로 고산으로 둘러싸인 곳이다. 그중 해발 700m에 자리한 하장은 나물이 제일 늦게 나올 만큼 높은 곳이다. 이만큼 오지였던 곳에 펜팔 하나로 서울에서 시집을 온 영임 씨는 이제는 강원도 사람이 다 됐지만, 처음 와서 봤던 갓김치를 넣은 메밀국죽은 낯선 곳을 더욱 낯설게 만들었던 음식이었다. 어느덧 40년 넘게 살아온 하장은 고향이 됐고, 하장에서 살아온 만큼 봤던 나물도 이제는 척 보면 척이다. 고랭지에서 뜯은 곰취로 싼 곰취쌈밥과 향긋한 곤드레를 넣은 곤드레꽁치조림은 남녀노소 모두가 좋아하는 음식이다. 첩첩산중으로 시집와 우여곡절 다 겪으며 살아온 영임 씨, 그녀는 오늘도 가족들에게서 힘을 얻는다.

■ 원시의 계곡을 품은 삼척 ? 물이 좋으니 술맛도 좋다

태백산맥의 꼭대기에는 세 갈래로 물길이 갈라지는 고개, 삼수령이 있다. 맑은 삼수령 약수로 담근다는 술이 있는데, 그 술이 삼척에서 내려오는 토속주, ‘불술’이다. 약수에 엿기름가루를 섞어 식혜를 만들고, 그 항아리를 왕겨로 감싸 불을 붙여 밑술을 만드는데, 이때 불로 은근하게 달인다고 해 ‘불술’이란 이름이 되었다. 불에 달이고 한 번 더 숙성시키면 술이 되는데, 오래 공들여 담근 만큼 맛도 좋아 술술 넘어간다. 물맛이 곧 술맛이 될 만큼 중요한 물, 물 좋은 삼척의 삼수령 약수로 담그는 삼척 불술 한 잔 맛보러 가보자.

■ 쪽빛 바다, 네가 있어 내가 살았구나 ? 갈남항 해녀 이야기

쪽빛으로 물든 갈남항은 지금 미역을 따느라 바쁘다. 임금님에게 진상했을 만큼 맛이 좋은 갈남미역은 무더위가 오기 전, 이때가 아니면 일 년을 꼬박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제주에서 물질하러 왔다가 50년 넘게 삼척에서 사는 양애옥 해녀는 미역을 따고 나서 틈만 나면 떼배를 타고 문어를 잡는다. 같이 왔던 해녀들이 어느덧 나이가 들었지만, 애옥 씨는 아직도 물속에서 누구보다 날렵하다. 잡아 온 문어와 전복, 닭을 넣고 한데 끓인 해신탕 한 그릇과 새콤달콤한 군소무침은 고된 물질에 달아난 입맛을 불러온다.

바다에 울고 웃었던 양애옥 해녀는 그래도 모든 것을 가져다준 바다가 늘 고맙다.

최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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