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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3일’ 성곽 아래 텃밭, 서울 행촌권 성곽마을…과거와 현재가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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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곽길을 따라 하늘과 맞닿을듯한 마을

그곳에서 텃밭을 일구고, 이웃의 정(情)을 일구는 사람들. 서울 종로구 행촌권 성곽마을의 72시간이다

   
(사진=‘다큐 3일’)
■ 서울 중심 1번지, 종로구 행촌권 성곽마을

서울 종로구 행촌권 성곽마을은 한양도성 성벽을 사이에 두고 그 바깥에 있다. 종로의 서쪽을 책임지는 인왕산 아래에 자리 잡고 있으며, 높은 지대로 서울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권율 장군의 집터, 500년 된 보호수 등 다양한 문화재가 존재하고 있어 그 역사적 가치가 높은 곳이기도 한 이곳은 과거 판자촌이었다가 2000년대 이후 새롭게 재정비되었다. 높은 아파트와 그 뒤로 옛날 가옥들이 어우러져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행촌 성곽마을. 고즈넉한 한양 도성 성곽길을 따라 삶을 일구는 그들의 일상을 따라가 봤다.

■ Grown in 행촌! 도시 농부들

   
(사진=‘다큐 3일’)
행촌권 성곽마을의 가장 큰 특징은 곳곳에서 일구고 있는 텃밭이다. 집 앞의 작은 화단, 옥상 등 틈새 공간 하나 허투루 쓰지 않는다. 그리고 2015년 도시 재생 지역으로 선정된 이후, 주민들은 도시 농업에 대해 하나둘 배우기 시작했다.

도심에서 이뤄지는 양봉은 그들의 자존심. 아직 따가운 벌침은 익숙하지 않지만 꿀을 만들어주는 벌들이 귀엽게만 느껴진다. 또한 직접 키운 유기농 상추를 주민들 대상으로 첫 판매에 나서기도 하는데… 이제 걸음마처럼 한 걸음씩 떼고 있는 그들의 좌충우돌 농사일기를 소개한다.

농사도 같이 짓고 양봉도 같이하고 회의도 하고 밥도 같이 먹고 나누고, 그러다 보니까 마을 공동체가 되어가는 것 같아요. - 마지숙 (42) -

33년간 마을 안에서 슈퍼만 운영했다는 김동수(67)씨. 평생을 공장에서 찍어낸 공산품만 다뤘다가 살아있는 작물을 키운 지 3년차 된 농부다. 겨우내 얼어 죽었던 모종이 따뜻한 봄에 다시 살아나는 것을 보며 눈물이 났다는 그는 농업과 양봉으로 제2의 인생을 사는 것 같다고 한다.

농사의 ‘ㄴ’자도 몰랐는데 그동안 몇십 년 산 거보다도 더 뜻 있고, 제2의 인생을 사는 거 같아요. 꿈 같죠. - 김동수 (67) -

■ 변화는 있어도 변함은 없는 마을

   
(사진=‘다큐 3일’)
60년을 한 집에서 살았던 강윤예(78) 할머니의 이삿날. 비록 길 건너 집으로 이사가지만 오래 머물던 집과 이웃을 떠날 생각에 며칠 밤 잠을 못 잤다고. 섭섭함과 서운함을 덜어내려 이사 전날 이웃들과 막걸리 파티가 열렸고, 홍어와 함께 거하게 이별주를 마신 그들은 다시 만날 약속을 다짐한다. 50대부터 80대까지 세대를 넘나들며 친구가 될 수 있는 곳, 행촌권 성곽마을. 그들의 따뜻한 일상을 함께했다.

다 있어 50대, 60대, 70대, 80대. 이 동네는 그런 거 안 따져 서로가 다 친구야. 여기는 나이가 필요 없어. - 김종만 (74) -

권영미 기자 kym8505@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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