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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크] 단순한 히어로 영화가 아니다… “욕망에 대한 상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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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민재 기자 adverv@kookje.co.kr
  •  |  입력 : 2018-05-27 00: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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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개봉한 영화 ‘헐크’는 최근에 쏟아져 나오는 슈퍼히어로 영화들과는 차별성을 가진다.

‘정의는 승리한다’를 향하기 보다는 욕망과 자유에 대한 철학적 상징성을 품은 영화기 때문이다. 물론 영화는 오락성마저 갖고 있어 영화가 진행되는 2시간이 넘는 시간 역시 지루하게 느껴질 틈은 없다.

▷줄거리:

유전자 조작을 통해 인간을 개조하겠다는 야망을 가진 과학자 데이비드 배너는 자신의 몸을 이용해 임상 실험을 시도하는 위험천만한 모험도 불사한다. 그러던 어느 날, 데이비드는 갓 태어난 자신의 아들 브루스가 화가 나면 몸에 이상 반응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들에게 자신의 변형된 유전자가 물려졌다는 것을 직감한 데이비드는 브루스를 상대로 실험을 계속한다. 그리고 어느덧 30년의 세월이 흘러 성인이 된 브루스(에릭 바나 분)는 아버지와 같은 과학자의 길을 걸으며 감마선을 이용한 생체조직복원 연구를 하던 중 뜻하지 않은 사고를 당해 엄청난 양의 감마선에 노출되고 만다. 그런데 죽은 줄만 알았던 그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살아나고, 그날부터 브루스는 자신이 화가 나면 거대한 초록색 괴물로 변하는 초자연적인 현상을 경험하게 된다. 브루스의 동료이자 옛 여자 친구 베티 로스가 그를 도울 방법을 찾는 동안, 베티의 아버지 로스 장군이 초록색 괴물 ‘헐크’를 추적하기 시작하면서 피할 수 없는 운명적 대결이 차츰 임박한다.

▷주제:

<헐크>는 일반적인 할리우드 슈퍼히어로 영화의 틀을 넘어 기존과는 다른 사뭇 진지한 주제들을 담아내고 있다. 누구보다 강해지고 싶고 자유를 갈망했던 브루스의 아버지 데이비드는 아이러니하게도 무력을 신봉하는 군대 조직과 세상을 향해 쓰레기라며 독설을 퍼붓는 광기 어린 천재 과학자다. 또한 유전과학을 통해 드러난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는 힘은 그의 미친 듯한 궤변 속에서 튀어나오는 자유, 혹은 진화일 수도 있다. 헐크는 단순히 돌연변이로 인해 태어난 한 마리 괴수가 아니라 이렇듯 그의 닿을 수 없는 꿈과 욕망이 빚어낸 하나의 상징적 존재로 그려지고 있다.

▷감상 포인트:

1962년 마블코믹스의 만화작가들에 의해 창조된 초록색 괴물 ‘헐크’의 캐릭터는 1977년 <인크레더블 헐크>라는 타이틀로 처음 TV 방송을 타면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고, 그 인기에 힘입어 87편의 TV시리즈가 제작됐다. 우리나라에서도 <두 얼굴을 가진 사나이>로 방영돼 큰 인기를 끌었다. 그리고 2003년 <결혼 피로연>, <음식남녀>, <와호장룡>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이안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헐크>는 1억 3,700만 달러의 제작비가 투입됐고 미국에서만 1억 3,200만 달러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2억 4,500만 달러의 흥행 수익을 거둬들였다.
▷감독:

이안은 대만 중산층의 삶을 소재로 드라마를 만들다가 할리우드로 진출한 대만 감독이다. 그는 미국 일리노이대학에서 공부했으며 <박타> <분계선> 등의 16mm 단편영화로 뉴욕대학에서 상을 받았다. 또한 대만에서 가장 오래된 영화사의 시나리오 공모에서 1등 상을 받고 영화사의 후원을 받아 본격적으로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다. 뉴욕에 온 쿵푸 선생과 미국 여성과 결혼한 아들 사이에 벌어지는 갈등을 다룬 <쿵푸선생, 1992년>은 개인과 가족, 현대와 전통, 서양과 동양의 대립이 한 가족 내에서 벌어지는 풍경을 매우 유머러스하게 묘사했다. 또한 <결혼피로연, 1993년>에서는 동성애자인 대만 출신의 미국 유학생이 부모 때문에 강제로 결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렸으며, <음식남녀, 1994년>에서는 중국 전통요리의 대가인 아버지와 각각 다른 삶을 살아가는 세 딸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이안 감독은 가족의 여러 가지 문제들을 주로 가벼운 코미디로 풀어놓았으며, 특히 편집이 뛰어나 마치 영화 전체를 한편의 음악처럼 능숙하게 끌고 간다. <결혼피로연>은 베를린영화제 금곰상을 수상했다. 그 후 이안 감독은 1995년 드라마 구성 능력을 인정받아 19세기 영국을 무대로 한 시대극 <센스 앤 센서빌리티>를 감독했고, 또 다시 베를린영화제 금곰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할리우드의 두 번째 작품 <아이스 스톰, 1997년> 역시 그의 대표작이다. 70년대 미국 중산층 가족의 황폐한 일상을 묘사한 이 드라마는 현대인들의 심리를 뛰어난 영상감각으로 그려냈다. 그 후에도 이안 감독은 판타지 영화인 <와호장룡, 2000년>을 만들며 활발한 활동을 했고, <브로크백 마운틴>으로 2006년 골든 글로브 감독상과 작품상,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했다. 2007년 <색, 계 (色,戒)>로 전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켰고, 2012년 <라이프 오브 파이>로 아카데미상 감독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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