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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어사 성보박물관 특별전 <상> 삼국유사 진본을 만나다

국보승격 준비 앞서 공개 … 1394년 간행본 삼국유사 드문 전시

  •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  |   입력 : 2018-05-25 19:49:25
  •  |   본지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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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고려대 소장본 보다
- 간행시기 빨라 귀중한 연구자료
- 연대 같은 연세대본은 국보 지정

- 집필 장소·저자 일연 유일 표기
- 불교역사 담겨 최고의 가치 인정

범어사 성보박물관이 좀체 내놓지 않던 ‘삼국유사’ 진본을 공개한다. 보물 제419-3호인 범어사 소장 ‘삼국유사’는 현존 가장 오래된 간행본으로서 매우 귀한 문화재이다.
   
범어사가 소장한 삼국유사가 전시된 모습. 범어사 성보박물관 제공
부산 금정구 범어사 성보박물관이 지난 22일부터 ‘삼국유사 진본을 만나다’ 특별전을 열고 있다. 범어사 ‘삼국유사’는 조선 초기 1394년 간행본이다. 연세대 박물관 등에도 같은 판본이 있다. 서울대 규장각, 고려대 도서관 등이 소장한 ‘삼국유사’는 조선 중기 1512년 간행본이다. 1394년 초기 본은 서지학 연구에서 중요하며 1512년 ‘삼국유사’의 오류를 바로잡을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 또한, 불교 사찰에 있는 유일한 ‘삼국유사’이며 ‘한강 이남’에서도 유일하다. 2002년 보물 제419-3호로 지정됐다. 국가와 범어사의 보물인 이 ‘삼국유사“는 좀처럼 ‘바깥바람’을 쐬지 않는다. 훼손을 염려해 수장고에 보관하며 전시장에서 선보인 일이 거의 없었다.

특별히 ‘삼국유사’를 공개한 건 범어사 소장본과 간행 연대가 같은 연세대 박물관 소장본이 올해 국보로 승격된 사실과 관련이 깊다. 범어사 성보박물관 이정은 학예연구실장은 “범어사 ‘삼국유사’의 국보 승격을 준비하기에 앞서 이 문화유산이 부산의 자랑이자 범어사의 정신이라는 점을 알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범어사 소장 삼국유사(1394년 간행본) 표지.
삼국유사는 고려 시대 고승 일연(1206~1289) 대선사가 ‘삼국사기’에 없는 고조선~후삼국 시대 역사와 문화, 설화, 민속을 정리한 귀중한 책이다. ‘삼국사기’가 합리적이고 공식적인 정사라면, ‘삼국유사’는 종교적이고 민중적이며 초월하는 성격으로 야사에 바탕을 둔다. 이 학예연구실장은 “우리나라 고대 사회의 풍속, 문학, 예술, 언어를 알 수 있는, 당대 최고 수준의 인문서이자 스토리텔링의 기원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국유사’는 5권 2책으로 주제에 따라 왕력, 기이, 흥법, 탑상, 의해, 신주, 감통, 피은, 효선 등 9편으로 이뤄졌다. 범어사 소장 ‘삼국유사’는 전체의 일부인 5~9편을 담은 4·5권을 1책으로 묶은 것이다. 연세대 소장본에는 1·2권이 실려있다. 범어사가 소장한 ‘하권’에 불교역사가 담겨 ‘상권’보다 상대적으로 ‘핵심’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범어사 소장본이 특별한 또 하나의 이유는 현존 간행본 중 ‘삼국유사’ 집필장소 ‘인각사’와 저자 ‘일연’이 표기된 가장 이른 판본이라는 점이다. 책에는 인각사(경북 군위) 주지 일연이 편찬했다는 구절이 선명히 적혀 있다(국존조계종 가지산하인각사 주지 원경충조대선사 일연찬·國尊曹溪宗 迦智山下麟角寺 住持 圓鏡沖照大禪師 一然撰).

   
삼국유사에서 범어사 창건 이야기(오른쪽에서 다섯째줄 아래부터 ‘금정 범어’ 등장)가 나오는 부분.
진본과 함께 최근의 복제본도 함께 전시한다. 복제본이지만 목판에서 바로 인쇄한 한정판 ‘인경본’이라 가치가 높다. 현재 학계에서 널리 이용하는 1512년 인경본과 한국국학진흥원이 지난 10년간 교열작업을 진행하고 판본 비교·대조 작업을 거쳐 판각한 1394년 인경본을 볼 수 있다.

‘삼국유사’에서 범어사를 창건한 원효·의상대사 이야기가 나오는 원효불기·의상전교 부분을 한 장씩 한글로 해독한 영상물(22분)도 상영한다. 진본은 6월 말까지 공개한다. 무료. (051)508-6139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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