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낮 12시 10분 EBS ‘일요시네마’ 에서는 영화 ‘꼬마 돼지 베이브’를 소개한다.

“폭력과 섹스 없는 순수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는 감독의 바람은, 이 영화 속에서 온전히 이루어졌다.

특히 양들을 다룰 때 여느 양치기 개들처럼 위협하지 않고도 그들을 다룰 수 있게 되는 데이브의 모습은 폭력이나 선정적인 장면 없이도 즐거울 수 있다는 것을 드러내 보인 셈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비폭력적인 방식으로 세계를 둘러싼 폭력들의 당위성을 파괴한다. 말하자면 폭력 없이도 세계의 유지가 가능하며, 서로가 틀림이 아닌 다름으로 공존할 수 있음을 증명해내는 셈이다.

△줄거리:

아서 호젯은 품평회에서 고아 돼지 베이브를 상품으로 받아온다. 호젯 농장이 양치기 개 플라이는 기존 질서에 위배된다는 대장 렉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베이브를 데려다 자신의 새끼처럼 키운다. 베이브는 연로한 양 마와 괴짜 오리 페르디난디를 사귀는데, 호젯은 베이브를 무척 아끼지만 그의 아내는 베이브를 크리스마스 요리로 만들 작정이다.

어느날 양도둑을 발견한 베이브는 경보를 울리고, 베이브의 용맹에 감명받은 호젯은 그에게 양몰이를 맡긴다. 이에 양치기 개의 권위를 침범당한 렉스는 속이 뒤틀린다. 처음 베이브는 개들처럼 위협과 폭언으로 양들을 다스리려 하지만 곧 공손하고 예의바른 태도로 양들의 협조를 이끌어 내는데....

△해설:

언제나 밝고 상냥하고 티 없이 순수한 영혼, 꼬마 돼지 베이브가 자신의 분수에 맞게 살라는 주변 동물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한계를 뛰어 넘어 양치기를 한다는 이야기. 동물연기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돼지, 개, 오리, 양, 고양이 등 동물들의 다양한 표정연기가 돋보이는 작품.

<수상 내역>

제16회 런던 비평가 협회상 (1996) 신인상&작품상

제30회 전미 비평가 협회상 (1996) 작품상

제68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1996) 시각효과상

제53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1996) 작품상

제60회 뉴욕 비평가 협회상 (1995) 신인감독상

△감독

호주의 영화감독. 호주의 방송영화학교(Australian Film Television and Radio School)에 입학하여 본격적인 감독수업을 받았다. 1980년 장애인 배우들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스탭핑 아웃>(Stepping Out, 1980)으로 유네스코(UNESCO)상과 1981년 AFI(Australian Film Institute Award)에서 다큐멘터리 대상을 수상했다. 1980년대 중반에는 조지 밀러 감독이 설립한 ‘케네디 밀러 프로덕션’에서 TV용 영화와 드라마 시리즈를 연출하기도 했다. 크리스 누난은 1995년 조지 밀러가 각본을 쓰고 제작까지 참여한 영화 <꼬마돼지 베이브>(Babe)를 연출하였다. 이 영화는 동네 축제의 경품으로 팔려와 양몰이 대회에서 챔피언이 되기를 꿈꾸는 꼬마 돼지를 주인공으로 사랑스런 동물들을 의인화하여 크게 히트한 판타지 가족물이다. 1996년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시각효과상을 받았고 작품상과 감독상, 미술상을 비롯한 7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었으며, 그 외에도 골든 글러브 뮤지컬코미디상 수상, 런던 비평가협회상 신인감독상. 작품상 수상, 전미 비평가협회상 작품상 수상, 새턴 어워드 최우수판타지영화상 수상, 뉴욕비평가협회 신인감독상 수상 등 세계적으로 큰 호평을 받았다. 이 영화는 감독의 데뷔작으로 전 세계 영화계에 그의 이름을 알린 계기가 되었으며, 특히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특수효과, 속도감 있는 구성과 효과적인 음악의 사용 등 훌륭한 연출력으로 미국을 비롯하여 전 세계에서 성공을 거둔 바 있다. 이후 크리스 누난은 광고 및 TV영화 연출을 맡으며 몇 개의 시나리오를 준비하다가 2006년 19세기 영국 문학계의 살아있는 신화이자 전 세계 1억 5천만 부 이상 판매된 <피터 래빗>(Peter Rabbit)을 쓴 저명한 여류 작가인 베아트리스 포터(Beatrix Potter)의 삶과 사랑을 다룬 전기물 <미스 포터>(Miss Potter, 2006)를 만들었다. 르네 젤위거(Renee Zellweger)주연의 이 작품은 19세기가 요구하는 전형적인 여성상이 아닌 철저히 자기 의지에 따라 삶과 사랑을 일구어 나가며 독창적인 감성으로 동화를 써나갔던 주인공의 열정과 로맨스를 정감 있고 서정적으로 표현해냈다. 감독은 촬영을 하면 할수록 포터의 인생과 사랑에 놀라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을 만큼 <미스 포터>의 이야기에 감동을 받았다며 “폭력과 섹스 없는 순수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는 연출 의도를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