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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호정의 부산 힙스터 <10> 신작 연재 시작, 웹툰 작가 배민기

한국 최초 여자 프로야구선수 다룬 웹툰, 홈런 날릴까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05-08 18:42:53
  •  |   본지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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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수영구 수영팔도시장과 수영사적공원 인근에 있는, 동네 주민들에게는 맥주 잘하기로 정평이 나 있는 ‘핫 플레이스’인 미니펍 드롭바(drop bar)는 만화가 배민기의 작은 갤러리 같은 느낌이다. 배민기는 단행본으로도 나온 웹툰 단편집 ‘모스키토 신드롬’으로 꽤 이름을 알렸고 ‘쌈닭’ ‘돗가비의 나라’ ‘몽당분교 올림픽’을 그려왔으며, 부산경남만화가연대 대표를 맡고 있다.
   
배민기 웹툰 작가. 그는 신작 웹툰 ‘내 어깨보다 높이’를 다음 달부터 카카오페이지에 연재할 예정이라 요즘 하루하루가 바쁘다.
드롭바는 벽면 가득 운영자인 배민기가 그린 벽화와 전시포스터, 단행본 표지 등으로 꾸며져 있다. 150% 정도 미화된 배민기의 자화상도 만날 수 있다. 부산 만화가들의 아지트를 꿈꾸며 만들어진 공간이니만큼, 평소에도 유쾌하게 수다 떨고 있는 만화가와 웹툰작가 들을 심심찮게 만나 볼 수 있는 곳이다.

해운대구 센텀시티의 부산 웹툰센터 작업실에서 한창 작업 중에 인터뷰를 위해 드롭바로 달려온 배민기는 6월 첫째 주부터 카카오페이지에 연재할 새로운 웹툰 ‘내 어깨보다 높이’ 마감을 앞두고 어쩐지 미묘하게 야윈 듯했다. 뒷모습만 본 사람들이 아주머니로 자주 오해했던 파마머리도 짧게 자른 상태였다. 헤어스타일부터 신작 연재에 대한 남다른 각오가 느껴졌다.

데뷔작과 차기작 외엔 주로 제안을 받거나 기획된 작품 위주로 8년 정도 활동해오다 오랜만에 “4년 넘게 원안을 구상하고, 남성여고 배구부와 부산고 야구부 선수들을 만나며 취재해온 작품” 연재를 앞두고 있으니 이어지는 밤샘 작업도 재밌어 죽겠다고 말하는 배민기의 심리상태가 다소 우려되는 점도 있었다. 세상에! 일하는 게 즐겁다니.

다음 달부터 만날 수 있는 배민기의 신작 웹툰 ‘내 어깨보다 높이’라는 제목은 투수가 공을 던질 때 공을 놓는 릴리스 포인트가 어깨보다 높은 선에서 이루어져야 구속도 빨라지고 제구도 정확해진다는 야구 용어에서 따왔다. 한국 최초 여자 프로야구선수 ‘나엘’ 이 주인공이다. 나엘은 이진주의 만화 ‘달려라 하니’에서 그리운 엄마 품을 향해 달리던 소녀 하니를 괴롭히던 나애리 선수를 모델로 만들었다. ‘나애리’ 하면 마치 연관검색어처럼 ‘나쁜 계집애’가 자연스레 연상되지만, 배민기는 오히려 나애리의 치열한 열정에 매력을 느꼈다고 한다. 오히려 지금 같은 시대엔 걸 크러쉬 매력을 더욱 어필할 수 있을 법하다.

에이전시에서는 여성 주인공이 등장하는 스포츠 만화에 난색을 표했다 한다. 생각해보니 ‘달려라 하니’ 외엔 딱히 생각나는 만화가 없긴 하다. 

만화 스토리 작가로 유명한, ‘독고’와 ‘통’의 작가 오영석에게 도움을 요청해 로맨스가 강화된 스토리로 선회하고 처음부터 다시 그렸다. 확실히 연애를 하니 훨씬 재밌어진 것 같았다. 나엘과 염문을 뿌릴 상대역은 나엘보다 12㎝ 작은 키의 만화가 지망생인데 아마도 작가 배민기의 모습이 가득 투영된 진정성(이라고 쓰고 ‘사심’이라 읽는다) 있는 캐릭터가 아닐까 짐작된다.

   
나엘이 속한 팀은 ‘부산 자이언츠’로, 역시 부산이 배경이 될 예정이다. 부산에서 나고 자란 작가가 그리는 부산은 또 어떤 모습일지도 궁금해진다. 어린 시절부터 야구팬이었고 사회인 야구단 선수로도 활동했던 배민기 작가는 “‘내 어깨보다 높이”가 많은 사랑을 받아 사직야구장에서 시구 하는 것이 꿈”이라 한다. 그 바람이 이루어져 꼭 마운드에 서길 바란다. 고백하자면, 나는 프로야구 경기를 한 번도 야구장에서 직접 본 적 없는 아주 희귀한 부산 남자 중 하나인데 이 참에 배민기 시구도 볼 겸 야구장 구경도 할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다. 

작가·다큐멘터리 감독

※ 이 기사는 부산시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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