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춘문예 1959년 첫 시행
- 이상섭 등 문단서 활약

1950년대 초 부산은 ‘용광로’였다. ‘대한민국 전체’가 부산으로 몰려왔다고 표현할 수 있을 만큼 많은 사람이 부산의 품으로 들어왔다. 그중 문화예술계도 있었다. 국제신문은 곤경에 빠져 부산으로 온 한국의 그 많은 문화예술인을 끌어안았다. 문학 미술 음악 만화…. 분야도 많았다.

정완영

예컨대 1954년 1월 1일 국제신문은 새 장편소설 ‘새울림’ 연재를 시작했는데, 이 소설을 쓴 작가는 염상섭이고 그림을 그린 화가는 장욱진이다. 작가 김훈의 아버지 김광주 작가는 같은 해 9월 1일 장편소설 ‘연항’ 연재를 시작했다. 김훈 작가는 오래전 기자도 동석한 자리에서 “부산 피란 시절 국제신문 등에 아버지께서 소설을 연재하면 원고료를 한 가마니 정도의 쌀로 받곤 했고 그것이 우리 가족에게 큰 도움이 됐던 것으로 안다”고 회고한 바 있다.

문화예술 영역에 힘을 많이 쏟았던 국제신문은 전쟁이 끝나고 지역문화계가 일정하게 안정되자 1959년, 창간 이후 처음으로 신춘문예를 시행해 1월 1일 자 신문에 합격자를 발표한다. 단편소설 조성덕(당선작 ‘제대’), 시 이백산(‘과원에서’), 동화 이영찬(‘착한 별들’)이 당선됐고 희곡 시조 논문은 당선작을 내지 못했다. 이듬해 1960년 신춘문예에서는 뒷날 한국 문단의 큰 별이 되는 초대형 신인을 배출한다. 바로 한국 시조 중흥기를 열어젖힌 거봉, 백수 정완영이다. 고두동 장하보 시조시인이 심사를 맡은 그 해 신춘문예에서 백수 정완영은 ‘해바라기’로 당선됐고 196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유명한 시조 ‘조국’이 당선됐다.

그 뒤로 국제신문이 신춘문예를 시행했다는 기록은 한동안 보이지 않는다. 그러다 복간 뒤인 1993년부터 신춘문예를 재개한다. 1993년 신춘문예에 시 박정애(당선작 ‘개운포에서’), 단편소설 구영도(‘남양 아리랑’), 동화 양경진(‘초록별 실은 굴렁쇠’)이 ‘복간 뒤 첫 신춘문예 당선자’가 됐다. 국제신문 신춘문예는 해마다 쉼 없이 이어지고 있다. 옥태권(작고) 이상섭 정혜경 정우련 박훈하 손택수 이경 권정일 전다형 최정란 이민아 권타오 방호정 이광 안덕자 변현상 등 문단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문인이 국제신문을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다.

조봉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