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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방호정의 부산 힙스터 <9> 화요일 저녁 뜨거운 수다 ‘쌈수다’

인간적 모습·문화적 소통 원하면 모두 모여라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04-24 18:3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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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사 꺼낼땐 감동·폭소 터져
- 작품·춤 등 각자방식 소통 시도
- 뒷풀이 술수다서 커플 탄생도

매주 화요일 저녁 7시 30분이면, 부산도시철도 2호선과 3호선이 만나는 수영역 지하상가 4번 출구 쪽 문화매개공간 쌈으로 사람들이 모여든다.
   
매주 화요일 오후 7시30분 부산도시철도 수영역의 문화매개공간 쌈에서 열리는 쌈수다 행사 모습. 방호정 제공
모이는 이들의 저마다 속내는 알 수 없지만, 주된 목적은 수다를 떨기 위해서다. 2010년부터 7월과 12월을 제외하고는 9년째 매주이어지고 있는 쌈수다는 부산지역에서 10년 이상 활동하고 있는 예술가와 시민들이 만나 격 없이, 때론 맥락도 없이 수다를 떠는 자리다.

지난 17일 저녁엔 사진가이자 ‘사회다큐집단 비주류사진관’ 운영자 정남준 씨가 344번째 쌈수다의 주인공이었다. 수다 떨러 모인 이들 중엔 갈 때마다 보는 낯익은 얼굴의 단골도, 오랜만에 보는 지인도 보인다. 20대 대학생부터 어르신들까지 쌈수다의 멤버는 다양한 세대로 구성되어있다.

강연이 아니라 수다를 위한 자리이니만큼 주인공이라고 발언권을 독차지할 순 없다. 누구든 깜빡이도 없이 끼어들어 급작스런 질문을 던지기도 하고, 또 다른 얘기로 이어지고, 이야기는 마치 프리스타일 랩처럼 즉흥적인 재즈 연주처럼, 산으로 바다로 멋대로 흘러가기도 한다.

첫 번째 쌈수다부터 자리를 지키고 있는 김상화(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 집행위원장) 씨가 진행자를 자처하긴 하지만, 오히려 맥락을 자르고 더욱더 엉뚱한 방향으로 진행시키는 ‘내공’을 선보인다는 반응에 시달리곤(?) 한다. 온갖 생소한 장르의 예술가들이 거쳐 갔지만, 전문적이고 심각한 얘기보단 개인적이고 인간적인 이야기로 흐르기 십상이다. 쌈수다에서만 들을 수 있는 이야기다. 공감과 감동, 폭소가 예상치 못하는 지점에서 터지기 십상이다.

사진가나 화가는 자기 작품을 선보이기도 하고, 춤꾼은 춤을 추며 각자의 방식대로 소통을 시도한다. 쌈수다는 예술가와 예술가가, 예술가와 시민이, 시민과 시민이 만나 수다를 통해 예상치 못한 일들을 벌이는 자리다. 예전 어느 연극인이 초대된 자리에서는 그 자리에서 우발적으로 시민극단 쌈이 결성되기도 했다. ‘시민극단 쌈’은 지금도 단원 모집과 정기공연 등 활발히 활동하는 중이다.

저녁 9시가 되면 한창 뜨겁게 오가던 쌈수다는 칼같이 마무리되고 못다한 아쉬운 수다는 이어지는 뒤풀이 ‘술수다’에서 계속된다. 가끔은 마음 맞고 술 고픈 이들 위주로 첫차가 다닐 때까지 소수정예의 술수다가 이어지기도 한다. 역시 그러다 종종 눈이 맞아 커플이 생겨나기도 한다. 지인들 중에서도 쌈수다에서 만난 커플만 두 커플이다. 이 또한 쌈수다를 찾는 목적이 될 수도 있겠다. 3대 ‘쌈장’(실무 담당) 홍경임 씨의 말에 따르면 열심히 쌈수다에 참석하던 이들이 커플이 되면 사라진단다. 하여간에 커플들이란….

   
문화매개공간 쌈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저녁 7시까지 전시공간으로도 운영된다. 전시하고픈 이는 누구든 선착순으로 예약하여 무료로 전시할 수 있다. 부산에서 만들어지는 다양한 간행물과 독립 잡지를 만날 수 있고, 차 한 잔 마시며 잠시 쉬어가기도 좋다. 어쩐지 마음 허하고 쓸쓸한 화요일, 인간의 고독이 가장 극대화된다는 시각 저녁 7시 30분엔 수영역 지하상가에 있는 문화매개공간 쌈에 가보는 건 어떨까? 혹시 아는가? 어떤 예상치 못한 만남이 기다리고 있을지.
작가·다큐멘터리 감독기자

※ 이 기사는 부산시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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