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한국이 추구해야 할 실체적 ‘선진국’은 무엇일까

선진국의 탄생- 김종태 지음 /돌베개 /1만7000원

  • 조봉권 기자
  •  |   입력 : 2018-04-20 19:14:19
  •  |   본지 1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정권 거치며 서구 향한 동경심에
- 따라야할 사회 체계로 널리 인식
- 미국·영국·일본 등 평판 좋지만
- 저마다 심각한 문제 갖고 있어
- 사회학적 탐구 통해 재구성해야

사회학자 김종태(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HK 연구교수) 박사가 펴낸 선진국의 탄생은 날카로운 발상에서 탄생했다. 아니, 많은 사람이 문제가 있음을 인식하고 있었으나 엄정한 태도로 달려들 생각까지는 못하던 주제를 학술적 차원으로 끌어들여 정치한 학술서로 써냈다는 편이 실질에 더욱 다가가는 표현이겠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이 책은 한국 사회가 서구에 품은 막연한 동경심에서 비롯된 정체성 결핍의 역사적 기원과 전개 그리고 이런 정체성이 한국 사회의 변화와 발전에 끼친 영향을 주제로 삼은 최초의 사회학적 탐구”라고 밝혔다.

   
6·25 한국전쟁 때 부산으로 몰려온 피란민들. 이 같은 상황을 겪은 한국에서는 전형적인 선진국 담론이 자라났다. 국제신문 DB
TV 토론부터 신문 칼럼, 교수의 사회비평부터 전철에 탄 외로운 노인이 젊은 승객들 들으라고 큰 소리로 말하는 일장훈시에 이르기까지 단골로 나오는 말이 있으니 바로 “선진국에서는…”이다. 대체로 “선진국에서는 이러지 않는데 한국은 왜 아직도 이러고 있나. 그러므로 한국은 아직 멀었거나 썩었다”는 논지를 펼치기 위한 도입부로 활용된다.

이렇게 놓고 보면, ‘선진국’이란 분명한 실체가 있으며 우리가 따라가고 추구해야 할 그 무엇이다. 하지만 따져보면, 이와 같은 담론에서 나오는 선진국의 개념은 모호하고 실체가 분명치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컨대 미국은 부자 나라이지만 국민의 다수가 의료 혜택을 제대로 못 받고, 교문을 박차고 들어온 무장 괴한이 교실에 들이닥쳐 수업 중인 학생과 교사 수십 명을 순식간에 총으로 쏴 버리는 사건이 심심찮게 터지는 나라다. 그렇다면 핀란드는? 일본은? 영국은? 이들 나라가 선진적 사회 구조와 의식을 갖춘 평판 좋은 나라임은 맞지만, 그들 각자의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는 구체적 실체이며 각각 살펴야 할 대상이다.

김종태 박사가 10년 가까운 연구와 집필 끝에 내놓은 ‘선진국의 탄생’은 그가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쓴 사회학 박사 학위 논문을 인문교양서로 다듬어 펴낸 책이다. 총체적이고 엄정한 학술 작업에 바탕을 뒀다는 뜻이다. 저자의 문제의식은 이렇다. “선진국 담론은 오늘의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인식 체계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선진국은 과연 무엇인가?…한국 사회에서 선진국은 어떤 역할을 할까? 현재 우리는 선진국인가, 아닌가?” “한국 사회에서 선진국 개념은 매우 모호하고 자의적인 맥락에서 사용된다. 대중적인 개념이지만 한국 사회에서 선진국이 무엇인지에 대한 합의는 아직 없으며, 지칭 대상도 화자의 의도나 자의적 해석에 크게 의존한다.”

   
저자는 구한말·일제강점기부터 1950년대 이승만 정권 때까지의 ‘선진국 담론’ 또는 ‘선진국 용법’을 추적·분석한다. 이어 박정희 정권에 이르러 선진국 따라잡기가 국가적 목표로 설정되는 지배적 담론 시기가 오고, 전두환 정권은 이 담론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데 더욱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며, 김영삼 정부에 와서 신자유주의와 결합하면서 선진국 개념이 추상화되고 긍정적인 표상으로 사용되는 경향이 커지는 변화가 왔다고 논증한다.

책의 결론에서 “선진국 담론에서 이상화한 선진국은 발전주의자들이 제시한 발전의 표상일 뿐 현실에서 도달 가능한 목표가 아니다” 등 세 가지 근거를 들며 현재 한국의 선진국 담론을 해체하고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대목은 매우 인상 깊다.

조봉권 기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전재수 “생곡 무산 땐 에코델타에 소각장 불가피”
  2. 2센텀2 분수령 풍산 부지보상 본격화…1조 관측
  3. 3‘부산검찰청’ 떼고 ‘공소청’ 간판
  4. 4한달간 부산은 축제도시…‘페스티벌 시월’ 시작
  5. 5김해공항과 ‘50년 동행’ 부산은행…영업점 단독 응찰
  6. 6“부캉이 왜 쫓아내나”vs“먹이활동 안 해 폐사 우려”
  7. 7軍·유엔사 “군사분계선 이남 지뢰매설, 北 정전협정 위반”(종합)
  8. 8“부캉이 테마공원 만들자”…동구는 조형물 설치 검토
  9. 9부산 1000억 문화펀드 조성…퐁피두·라스칼라는 이달 결론
  10. 10전재수 전 보좌진 4명 ‘증거인멸’ 유죄(종합)
  1. 1전재수 “생곡 무산 땐 에코델타에 소각장 불가피”
  2. 2軍·유엔사 “군사분계선 이남 지뢰매설, 北 정전협정 위반”(종합)
  3. 3‘김종서함’ 울산 진수식 찾은 이재명 대통령 “자주국방이 주권”
  4. 4국정원 “우크라가 北포로 송환 비공개 먼저 요청”(종합)
  5. 5여야 “軍, 북한에 강력 대응” 촉구
  6. 6北지뢰 1발 추가 발견…대북 방송 재개 등 상응조치 촉각(종합)
  7. 7“통합 논의 항만公 정부 지분, 지자체로 넘겨야”
  8. 8새 광역단체장 재산 1위 김상욱 50억…전재수 6억(종합)
  9. 9[속보] 김여정, ‘DMZ 북한 지뢰’ 발표 전면부인…“서울의 자작광대극”
  10. 10예상보다 무뎠던 검증 칼날…TP원장 후보 기술고도화 초점
  1. 1센텀2 분수령 풍산 부지보상 본격화…1조 관측
  2. 2한달간 부산은 축제도시…‘페스티벌 시월’ 시작
  3. 3김해공항과 ‘50년 동행’ 부산은행…영업점 단독 응찰
  4. 4“부캉이 왜 쫓아내나”vs“먹이활동 안 해 폐사 우려”
  5. 5“부캉이 테마공원 만들자”…동구는 조형물 설치 검토
  6. 6센텀2 배후지 ‘트리븐 센텀’ 뜬다
  7. 7HJ중공업 7900TEU급 ‘가닛’ 명명식…중대형 컨선 14척 인도
  8. 8해운 대기업 부산 이전 효과 내려면…“산업 생태계 구축돼야”
  9. 9반도체 호황에…올 국세수입 478조 역대 최대 예측(종합)
  10. 10삼영이엔씨, 회생계획 인가…3자배정 100억 유증
  1. 1‘부산검찰청’ 떼고 ‘공소청’ 간판
  2. 2전재수 전 보좌진 4명 ‘증거인멸’ 유죄(종합)
  3. 3朴시정 선거악재 우려 ‘생곡 용역’ 중단…백지화 소문 키워
  4. 4[한 손 뉴스] 푸바오의 쌍둥이 동생들, 올 연말 중국으로 떠난다(종합)
  5. 5“110억 투입 부산 의료버스, 플랫폼업체에 예산 1/3 지급”
  6. 6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1일
  7. 74년 방치 창원 짚트랙, 새 체험시설 만든다
  8. 8바리케이드 걷힌 소녀상…2년여 만에 시민 품으로(종합)
  9. 9“비영리법인 설립, 법 기준 세워야”
  10. 10창녕 2세 아들 숨지게 한 父 징역 17년
  1. 1돌아온 금빛 주역들, 프로야구 막판 순위·타이틀 경쟁
  2. 2중원 황인범·투톱 변화…승리 축포 쏠까
  3. 3해볼 만하다…女축구, 8년 만의 AG 메달 도전
  4. 4역시 안세영…AG 2번째 ‘금빛포효’(종합)
  5. 5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중국에 역전승 거두고 결승 진출
  6. 6공격에 쏟아붓다가 골문 열린 모레노호
  7. 7일본 대회운영 왜 이러나…한국 육상 남자 400m 계주, 판정 논란 딛고 동메달 지켰다
  8. 89회 4실점 진땀…롯데, 키움에 가까스로 승리
  9. 9고성군, 통영시 거제시와 손잡고 2029년 도민체전 공동개최
  10. 10한동희 시즌 23호 홈런 '쾅'…롯데, 키움에 4-2 역전승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日 70년史부터 ‘올나잇’ 상영회까지…애니 세계로 초대
미리보는 제31회 BIFF
연상호 ‘실낙원’ 홍상수 ‘눈 둘 데가 없네’ 등 한자리에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인간 빈자리 차지한 반려 로봇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세계유산 ‘한국의 갯벌’ 얼마나 알고 있나요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자현-꾸지 않는 꿈
장승택-ayered Painting P60-11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인턴’, ‘오디세이’ 제치고 정상…허진호 감독 ‘암살자(들)’ 예매율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일 (음 8월 21일)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30일 (음 8월 20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할아버지·아버지·본인·아들까지 정쟁으로 죽은 김제겸의 글
아침 산안개를 읊은 조선 전기의 문신 월헌 정수강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