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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환의 공연예술…한 뼘 더 <8> 음악인의 홀로서기

어릴 때부터 택한 음악가의 길, 대학은 꿈을 완성시킬 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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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4-10 18:43:07
  •  |  본지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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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공수업 일주일에 고작 30분
- 마음껏 실력 다지기도 모자란데
- 특색 없는 강좌·모자란 강의진
- 체계적 교육시스템 모색 언제쯤

지난 주말, 한 단체가 진행한 전국 음악 콩쿠르가 있었다. 갑자기 차가워진 날씨였음에도 전국에서 응시한 콩쿠르의 열기는 대단하였다. 이날 전주에서 작곡 부분에 응시하러 온 초등학교 4학년 학생을 필자는 우연히 만나 잠깐 이야기를 나누었다. 초등학생의 똘망똘망한 눈과 어린 자녀를 바라보는 어머니의 염려스러운 눈빛을 지금도 똑똑히 기억한다. 어머니가 보여준 오선노트에는 정성과 열정이 가득했다. 어린 손으로 반듯하게 그린 악보는 정성을 상징하듯 선명했고, 작곡이 재미있고, 열심히 하고 싶다는 아이의 이야기는 나의 가슴에 각인 되었다.
   
음악을 배우며 성숙해져 가는 청소년을 그린 영화 ‘파파로티’의 한 장면.
음악(예술)은 이렇듯 어린 나이부터 시작한다. 음악(예술)은 어려서부터 스승에게서 필요한 지식이나 기술을 배우는 도제 수업으로 이루어지기에 많은 시간과 경제적 뒷받침을 필요로 한다. 이를 어렴풋하게 인식하는 부모는 어린 자녀가 좋아하는 일이기에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싶으나 미래가 불투명하고, 지방에 살기에 좋은 선생님을 만나기 힘들다는 하소연 아닌 하소연을 필자에게 하였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음악계 현실을 생각하던 필자는 답답한 가슴에 그저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았다.

   
‘그것만이 내 세상’의 한 장면.
필자는 부산의 음악 관련 대학의 현주소를 이 지면에서 지난 2회에 걸쳐 살펴보았다. 오늘 한 번만 더 살펴보고 싶은 것이 있다. 전문가로 나서기 전 최종 단계에 있는 대학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다양한 음악 지식을 습득함과 동시에 개인의 전공 분야에서 전문가로서 실력을 다져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대학 현실은 어떤가? 여러 가지로 생각할 대목이 많다.
대학의 수업과정을 보자. 음악(예술) 관련 대학에 진학한 학생은 자기 전공을 더 많이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어 진학한다. 현실은 어떤가? 부산의 한 음악 관련 학과 1학년 전공수업은 일주일에 30분, 주 0.5 시수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전공 공부를 준비하고 많은 경제적 부담을 감당하며 대학에 왔는데 전공시수가 0.5 시수라…. 부산의 모든 대학이 이러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와 비슷한 경향이 있다. 어쨌든 부산에서는 그래도 음악 관련 학생을 많이 배출하는 대학 현상이고 보니 더욱 심각하게 다가온다.

물론 대학 나름의 이유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음악(예술)분야는 어려서부터 한곳을 바라보고 끊임없이 준비해 왔는데, 실정이 이렇다 보니 학생들은 또다시 개인 레슨을 받아야 하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학생들은 공부하기가 더욱 힘들어진다. 적어도 대학에서는 전공 분야를 마음껏 공부할 수 있어야 한다. 이론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실기다. 무대에서 더욱 아름다운 자신의 예술을 표현하고자 전공을 공부하는 것이고 이론은 이를 보충해주는 것이다. 지금의 교수들이 대학에서 공부할 때와 크게 차이 없는 강좌를 개설하고, 강의 비율에서 전공수업이 적거나 줄어든다면 학생들의 미래는 어떤 방향으로 향할까? 개인의 음악적 능력과 더불어 경제적 능력이 연주자로서 무대에 설 수 있게 하는 힘이 된다면 말이다.

지금의 대학 현실은 협업과 협동과정이 주목받고 있다. 수업 형태는 다양하게 변하고 있다. 한국 성악가들이 노래하는 한국 가곡을 한국 사람이 듣는데 왜 가사가 잘 안 들릴까? 여기에는 대부분 성악가는 소리(음성)에 치중하는 경향이 많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해소하려면 다양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예를 들면 성악 전공 학생들이 국문과와 연계해 시문학을 꼭 이수하게 한다든지, 발음 및 발성과 관련된 학과와 연계하는 방법 등을 찾아 더 체계적인 교육이 이루어진다면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무대 위 연주자 한 명을 탄생시키기 위해서는 다양한 각도에서 섬세한 공부가 이루어져야 한다. 음악(예술)은 물건을 사고파는 것이 아니라, 우리네 삶을 이야기하고 심성을 어루만지는 분야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이렇게 탄생한 전문가 한 명이 전해줄 따뜻한 삶의 이야기는 팍팍한 우리네 삶을 어루만져 줄 것이며, 음악이 존재하는 이유를 말해 줄 것이다. 언제까지 서울과 유학에 의존할 것인가? 더욱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을 모색해야 한다. 어려서부터 택한 자기 전공을 공부하기 위하여 대학을 간다는 점은 변치 않는다. 이는 긴 세월을 준비한다는 말이기에 대학은 준비해온 학생들을 연주자로 육성해내어야 할 의무가 막중함을 명심해야 한다. 사교육이 아닌 제도권의 공교육으로 말이다.

음악평론가·문화유목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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