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칸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영화 ‘퍼스널 쇼퍼’는 표면적으로 스릴러 장르를 표방하고 있는,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의 영화다.
이 영화에는 ‘유령’이 등장하지만, 그 유령이 공포를 야기하는 직접적인 대상은 아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영화에서 공포의 대상이 돼 마땅한 것은 인간의 뒤틀린 욕망이다.
주연 크리스틴 스튜어트이 맡은 극중 역할 모린은 인기 연예인의 쇼핑을 대신 해주는 ‘퍼스널 쇼퍼’라는 낯선 직업을 가진 인물이다. 동시에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쌍둥이 오빠의 죽음을 버겁게 여기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녀는 값비싼 명품들을 사들이지만 그 물건들은 그녀의 것이 아니다. 그녀는 결코 자신의 것이 되지 못하는 것들을 위해 일하고 있는 것이다. 즉 그녀는 타인을 위한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자신의 것이 아닌 물건을 사고, 그것을 자신의 몸에 대 보는 것과 이미 죽은 쌍둥이 오빠의 유령을 두려워하는 모습 중 무엇이 진짜 ‘허상’인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앞서 칼 맑스(K. Marx)는 노동자는 자신의 노동을 투입해 ‘물건’을 만들지만, 자본주의라는 시스템은 노동자가 그 물건을 돈을 내지 않고는 가질 수 없도록 해 노동자가 상품으로부터 소외되도록 한다고 규정한 바 있다.
영화는 자본주의를 넘어, 현대사회 속 소외된 개인들의 모습을 모린의 모습을 통해 보여주려 한다. 개인은 시스템 속에서 스스로에 의해 소외된다. 소외의 배경은 내것이 될 수 없는 것에 대한 유령과도 같은 욕망 때문이다.
△‘퍼스널 쇼퍼’ 줄거리
프랑스 파리에서 퍼스널 쇼퍼로 일하는 미국 여자 ‘모린’(크리스틴 스튜어트)
영혼들과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그녀는 최근 쌍둥이 오빠의 죽음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로부터 의문의 메시지가 들어오는데…
“난 널 알아, 너도 날 알고, 내 정체가 안 궁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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