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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정두환의 공연예술…한 뼘 더 <6> 부산서 만나고픈 부산 음악인

앙상블 배울 기회조차 제한된 지역 음대생들

  •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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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3-13 18:55:08
  •  |  본지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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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스트 없이는 파트 못메꾸는
- 지역 대학오케스트라의 현실

- 폭넓게 활용되는 호른 전공자
- 서울 한예종에만 35명 있는데
- 부울경 9개예대 합쳐도 15명 뿐
- 졸업 후 전문 연주가에 요구되는
- 앙상블 이해부터 비교될 수 밖에

- 순수예술 교육 함께 고민해야
- 무대서 지역 예술가 볼 수 있어

필자가 매주 화요일 부산 중구 보수동 책방골목문화관에서 진행하는 화요음악회에서 최근 뜻밖의 질문을 받았다. “부산에서는 왜 부산의 음악인을 안 키워주나요? 지휘자, 협연자, 또는 연주자들이 대부분 서울 또는 다른 도시에서 오는데, 이런 식으로 부산에서 부산 음악인을 무대에 세워주지 않는다면 어디서 부산 음악인은 연주합니까?” 필자가 협연자를 세우는 것도 아니고, 단원을 뽑는 것도 아니기에 난감한 질문이었다.
   
부산에서 열린 대학교향악축제에서 대학 오케스트라가 조화로운 연주로 앙상블을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음악인 육성을 위한 지역의 환경은 열악해졌다. 국제신문 DB
답하기에 앞서 부산 음악인을 무대에서 만나기 위해서 필요한 과정과 현실을 한번 짚어보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쓴다. 그 과정에서 답변의 실마리도 만날 수 있겠다.

먼저, 부산에는 6개 대학과 2곳의 예술 중·고교에서 전문 예술(음악)인을 양성한다. 물론 그보다 훨씬 많은 학생이 어릴 때부터 음악을 배운다. 이들이 지향하는 전문 음악인의 길은 대부분 대학 진학부터 본격적인 행보가 시작될 것이다. 이러한 예술(음악)학도들의 목표는 전문 연주자로 자신의 음악을 무대에서 선보이며 관객과 호흡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현실에서는 최종 목표가 전문 연주가보다는 대학교수가 더욱 많을 것이다.

이유는 모두가 인정하는 것과 같이 안정된 직장과 명성, 이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활동과 레슨 등 교수가 가지는 특권이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많다는 데 있다. 이런 현실을 직시하는 순간 학생들은 앞만 보고 달린다.

이를 예술(음악)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어이없다. 예술은 예술성이라는 면에서는 예술인 모두가 주인공이 되어야 하는 영역이다. 예술가 각자의 예술성(고유성)을 인정하고 이를 통해 모두 하나 될 수 있는 곳, 각자 지닌 고유성(다양성)과 서로 함께 호흡하는 통일성(보편성)이 모여 하나의 소리를 만들어 내는 사회이다. 다양성을 인정하고 그 바탕 위에서 하나 된 화음으로 승화될 때 진정한 앙상블이 된다. 이를 위해 우리는 어릴 때부터 스스로를 인정하고 타인과 함께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배워야 한다. 그것은 스스로를 위한 것이며 이를 위하여 교육기관이 필요한 것이다.

오늘은 대학 오케스트라를 예로 들어보겠다. 해마다 대학에서는 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가 열린다. 그런데 각 대학 오케스트라가 학생들로 구성되지 못하고, 게스트 없이는 연주가 되지 않는 상황을 맞고 있다. 파트별 전공자가 없거나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는 학생들이 앙상블을 배울 기회조차 없어지는 것이다.

호른 파트를 놓고 보자. 부산의 6개 대학과 경남·울산의 인제대, 울산대, 창원대까지 합쳐 9개 대학에서 호른을 전공하는 학생이 현재 모두 15명이다.
이에 반해 서울의 한국예술종합학교 한 학교에서만 예비학교 3명까지 합하면, 모두 35명의 호른 전공자가 공부하고 있다. 학생 수만 비교해도 부산은 상대적으로 공부할 환경이 부족하다. 게다가 호른 전공자가 한 명도 없는 부산의 대학은 절반인 3곳이나 되니 더욱 심각하다.

호른은 오케스트라뿐 아니라 목관오중주, 금관오중주 등 실내악에서도 활용되는 악기이고 보면, 학생들은 오케스트라를 비롯해 다양한 실내악을 공부할 기회마저 제대로 갖지 못하게 된다. 상황이 이러하니, 대학에서 배운 앙상블을 통해 실내악단 및 교향악단 단원으로 활동하여야 하나 앙상블에 대한 기본 이해부터 부족하게 된다. 그러니 지역(부산)의 음악인이 음악단체에서 실시하는 오디션에 합격할 확률은 더욱 떨어진다.

단순하게 한 악기를 비교하였지만, 이는 많은 이유 중 하나이다. 어릴 때부터 한평생 예술인으로 살아가고자 택한 길이 너무도 어렵고 힘들다면 누가 감히 시작하겠는가. 그런 일을 ‘시작한 그대들의 몫’이라 하기엔 환경이 너무도 척박하다. 애호가의 수준은 높아지고, 사회는 더 높은 예술을 원한다. 순수예술은 사회가 함께 고민하여야 할 중요한 우리의 자원이다.

   
파스칼 메르시어의 ‘리스본행 야간열차’의 문장이 생각난다. “인생은 우리가 사는 그것이 아니라, 산다고 상상하는 그것이다.” 필자는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다, “예술은 행하고 있는 그것이 아니라 행하고 싶다고 상상하는 그것에서 출발한다.” 어떻게 행할지는 각자 몫이긴 하나 예술의 본질인 다양성과 아름다움을 인정한다면 본질적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전체를 바라보고 전공을 세분하여 서로 인정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음악평론가·문화유목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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