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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표 영화 ‘괴물들’ 학교폭력이 낳은 상처를 보듬다

부산창조영화펀드 1호 투자작품, 김백준 감독·케이프로덕션 제작

  • 국제신문
  •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
  •  |  입력 : 2018-03-11 18:47:22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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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대 폭력·방관하는 어른 다뤄
-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 아쉽지만
- 사회적 관심촉구 메시지는 뚜렷

지난 8일 개봉한 영화 ‘괴물들’은 경성대 출신 김백준 감독과 부산 제작사 케이프로덕션이 만나 부산에서 전체를 촬영한 ‘부산표’ 영화다. 2016년 부산-롯데 창조영화펀드와 부산영화투자조합 1호의 투자를 받아 기획 단계부터 주목받았다.
   
학교폭력을 그린 영화 ‘괴물들’의 한 장면.
‘괴물들’은 10대들의 학교폭력 실태를 그대로 스크린에 옮겼다. 학교 1인자가 제초제가 든 음료수를 먹고 입원하자 2인자 양훈(이이경)이 자리를 이어받는다. 평범한 고등학생 재영(이원근)은 양훈의 표적이 돼 ‘빵셔틀’(빵 심부름)은 물론이고 갖은 폭력을 당한다. 양훈의 요구가 수위가 높아지고 재영은 고민에 빠진다. 결국 피해자였던 재영은 자신보다 약한 예리를 곤경에 빠뜨리면서 괴물이 되어간다.
   
‘괴물들’을 만든 김백준 감독. 그는 경성대에서 영화를 공부했다.
영화는 평범해 보이는 고등학생의 일상을 통해 학교 폭력을 사실적이면서도 섬세하게 그려냈다. 어른은 철저히 방관자로 그려진다. 2011년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교폭력에 시달리던 학생이 자신을 괴롭히던 동급생에게 제초제 음료수를 먹여 복수하려던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 김 감독은 사건 기사를 본 후 ‘농약 음료수를 건넨 왕따 학생은 과연 가해자인가? 아니면 피해자인가?’라는 생각에 잠겼고, 몇 년간 작업을 통해 시나리오를 완성했다고 했다. 그는 “영화 속 학교폭력 피해자가 가해자로 변해가는 과정을 통해 자각과 반성, 용서의 중요성을 말하고 싶었다. 또한 학교 폭력과 죄의식, 구원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학교폭력으로 상처받은 학생들이 위로를 받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영화의 배경이 된 곳은 부산세무고교, 정관신도시, 동의과학대 간호학과 실습실 등으로 부산에서 전체 분량을 촬영했다. 부산영상위원회의 ‘영화(드라마) 제작진 숙소 지원’ ‘제작현장 연계 워크숍 지원’ ‘프리프로덕션스카우팅 지원’ 등을 받았다. 한재훈 프로듀서는 “적은 예산과 빠듯한 일정 탓에 촬영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부산영상위원회로부터 장소 섭외, 숙소 및 헌팅차량, 촬영장비 대여 등 각종 지원을 받아 무사히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괴물들’은 충무로 샛별 이원근 이이경 박규영 등이 출연하면서 일찌감치 화제가 됐다. 최근 다양성 영화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이원근은 학교폭력 피해자 재영 역으로, 최근 코믹 연기로 사랑받고 있는 이이경은 재영을 괴롭히는 양훈으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또 신예 박규영은 양훈이 짝사랑하는 보영과 그녀와 똑같이 생긴 예리로 분해 1인 2역 연기를 선보였다.

오랜만에 학교폭력을 다룬 ‘괴물들’은 학생들과 그들의 이야기를 외면하는 어른들에게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하지만, 정작 학생은 볼 수 없는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받은 점은 아쉽다. 또 학교폭력을 다룬 스토리가 다소 진부하게 느껴지고, 폭력에 대항하는 방법으로 또 다른 폭력을 사용한다는 구조가 설득력이 떨어지는 점도 있다. 그럼에도 상처 입은 어린 학생들에 대해 가족과 사회의 관심을 촉구한다는 점에서 학생뿐 아니라 우리 모두가 눈여겨볼 영화다.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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