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라 성폭행 논란에 휩싸인 이윤택 연출가와 하용부 씨가 지역 연극계에 막대한 피해를 끼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두 인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글이 미투 열풍을 타고 잇따라 온라인에 화제가 되면서 이들과 관련된 지역 연극 시설들이 일제히 폐쇄 결정이 났기 때문이다.
20일 복수의 매체에 따르면 논란은 지난 18일 자신을 김보리라 지칭한 누리꾼이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연극·뮤지컬 갤러리에 ‘윤택한 패거리를 회상하며 2’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에서 비롯됐다.
김보리는 글을 통해 2001년 ‘밀양 여름공연 예술축제’ 기간 하 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하용부 씨는 중요무형문화재 제68호로 밀양백중놀이 보유자였던 고 하보경 옹의 손자다. 하용부 씨가 이를 전수받아 2001년 중요무형문화재 제68호 밀양백중놀이 예능보유자로 인정받았다.
밀양백중놀이는 영남에서 계승되는 세시 풍속놀이다. 음력 7월 15일 전후로 지주들이 머슴들에게 농번기가 끝난 것을 기념해 술과 음식으로 회포를 풀어주던 전통 놀이문화가 계승된 것이다.
특히 하용부 씨는 1988년 하보경 옹과 이윤택 연출가를 만나 인연을 맺었다. 이후 하용부는 이윤택, 배우 손숙과 밀양에 밀양연극촌의 토대가 된 연극예술촌을 만들었다.
이후 2003년 이윤택 연출가가 만든 영화 ‘오구’에 단역으로 출연했고, 밀양연극촌에서 제작한 연극 ‘오구’ 등에도 출연했다.
이번에 하 씨가 성폭행 논란에 휩싸이자 신동욱 공화당 총재는 트위터를 통해 “무형문화재 하용부까지 성폭행 논란, 인간문화재 아니라 짐승문화재 꼴이고 갑질로 인간짐승 탄생 꼴”이며 “밀양백중놀이 아니라 밀양성폭행놀이 꼴이고 밀양연극촌장이 아니라 밀양성폭행극촌장 꼴”이라고 비난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밀양연극촌이 20년간 운영되던 맥이 끊기게 됐다.
밀양시가 19일 오후 시내 부북면 가산리 사단법인 밀양연극촌에 무료임대계약 해지를 통보했기 때문이다.
밀양연극촌 위·수탁 계약에 따라 무료임대계약 해지가 진행된 것이라는 게 시 측의 설명이다.
현재 밀양연극촌 이사장은 이윤택 연출가가 2014년부터 맡고 있다.
이윤택 연출가가 설립한 연희단거리패도 지난 19일 해체를 결정했다.
이날 김소희 연희단거리패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오늘로 연희단거리패를 해체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그동안 이 연출의 성폭력에 대해 알고 있었다”며 “그러나 그것이 성폭력이라는 인식을 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저희의 이런 인식이 이런 엄청난 결과를 가져왔다”면서 “이번 일이 용납이 안된다고 생각해 단원들과 논의 끝에 우리(연희단거리패)는 없어져야 한다고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극단 해체 이후에도 자체 진상조사를 거쳐 그 결과를 공개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승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