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극장 예술공동체’ 의기투합
- 22일부터 연극 ‘트라우마’ 무대

약 10년 전, 소극장 공동운영체로 결성돼 실험적이고 참신한 작품을 내놓으며 부산 연극판에 활기를 불어넣었던 ‘열린소극장 예술공동체’(이하 열린 예술 공동체) 연극인들이 다시 뭉쳤다. 구현철, 유재명 등 한동안 부산 연극계를 떠났던 예술공동체 멤버들도 복귀한다.

배우 유재명이 구현철 연출의 작품 ‘트라우마’로 오랜만에 부산 연극 무대에 오른다. 사진은 2009년 공연 장면. 극단 차이 제공

극단 차이는 오는 22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일터소극장(부산 동구 범일동)에서 연극 ‘트라우마’를 공연한다. 2001년 초연 이후 여러 차례 공연된 작품으로 희곡을 쓴 구현철이 연출을 맡고 배우 최웅 진선미 유재명 이효림이 출연한다.

이번 공연은 연극계 안팎으로 관심을 끈다. ‘열린 예술 공동체’가 오랜만에 의기투합했고, 이들과 부산에서 활발히 작업하다 한동안 자리를 비운 연극인 구현철과 유재명이 돌아왔기 때문이다. 부산에서 주목받았던 배우 유재명은 그사이 서울로 활동 무대를 옮겨 영화와 드라마에서 활발히 출연했고 대중적 인지도를 쌓아 스타로 발돋움했다. 연출자 구현철은 건강이 안 좋아져 2011년 연극 ‘이상한 일들의 연속’ 이후 무대를 떠났다가 복귀한다. 공동체 출신 최웅 진선미 이효림 배우도 역량을 과시한다.

‘열린 예술 공동체’는 2007년 극단 열린무대의 전용 극장이던 열린소극장이 폐관 위기를 맞게 되자 이를 지키려는 연극인이 모여 결성했다. 젊은 연극인들의 치열한 창작극이 이곳에서 다채롭게 탄생했다. 극단 누리에 강성우, 예술공동체 마르 강희정, 극단 차이 구현철, 독립영화감독 장희철, 배우 진선미, 최웅, 하현관 등 10여 곳 극단과 예술인들이 품앗이 형태로 작업을 이어왔다. 그렇게 열린소극장을 지켜냈고 공동체를 꾸렸으나, 2012년 3월 다시 위기를 맞으며 극장은 결국 폐관됐다.

왼쪽부터 최웅, 이효림, 진선미

7년 만에 돌아온 구 연출자는 “예전에 함께했던 배우와 스태프가 오랜만에 모여 작품을 하는 것이라 기대가 크다. 공동체는 사실상 해체됐으나, 멤버들은 꾸준히 관계를 이어오며 작품을 구상했다”며 “유재명 배우와는 극단 ‘열린무대’와 ‘차이’에 함께 있었고 공동체 활동을 함께했다. 극단 ‘배관공’ 창단에도 참여했던 유 배우는 2010년 ‘의무의 희생자’ 이후 부산 연극 출연이 없었는데, 오랜만에 부산 작품에 참여해 반갑다”고 전했다.

‘트라우마’는 부조리한 삶의 비극성을 기괴한 가족 이야기로 전개한다. 삶의 근원을 잃은 상실의 사회를 상징하는 ‘엄마’와 그 폭력성의 희생양으로 쌍둥이 남매 ‘광’과 ‘미’가 등장한다. 삶의 모순과 비극을 드러내며 우리 삶의 방식과 정체성을 묻는다. 평일 오후 7시30분, 주말·공휴일 오후 4시. 휴일 없음. 3만 원. 인터파크·예스24·옥션 예매, 현장 구매 불가. 010-4189-3029 안세희 기자